등록금은 이대, 취업률은 고대
  • 강철 인턴 기자 ()
  • 승인 2009.08.10 19:0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공시정보 분석 자료에 나타난 일반 대학의 ‘수요자 관심 지표별 현황’ 분석

ⓒ시사저널 임영무

지난 7월31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에서는 ‘2008 대학공시정보 분석자료집’을 발간했다. 이 자료집은 2008년 12월1일부터 시행된 대학정보공시 제도를 활용해 만들어졌다. 대학정보공시 제도는 정보공개 청구와 관계없이 평균 등록금과 취업률 등 고등교육법에 정해져 있는 정보를 대학이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제도이다. 자료집 내용 가운데 일반 대학의 ‘수요자 관심 지표별 현황’에서 학생·학부모들의 관심이 큰 등록금·취업률·장학금에 대해 살펴보았다.

▒ 이화여대·숙명여대, 등록금 비싼 대학 1·2위

2008학년도 등록금이 가장 비싼 학교는 이화여자대학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평균 등록금이 8백80만7천원에 달한다. 이화여대측은 2009학년도에는 등록금을 동결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등록금 동결보다는 등록금 삭감이나 등록금의 세부적인 사용 내역을 알고 싶어했다. 영어교육학과 학생 최은지씨는 “학교에서 예산을 공개하고 있지만 포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사실상 학생들이 보아도 제대로 알 수 없다. 학생들이 보기 쉽게 예산을 공개하면 등록금에 대한 논란은 사라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동아리연합회 회장 홍연주씨는 “이화여대 등록금이 비싼 것은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홍씨는 “등록금이 제대로 쓰이는 것 같지 않다. 학생 복지 시설에 쓰여야 할 돈이 이월적립금으로 넘어가거나 ECC(Ewha womans university Campus Center) 같은 상업 시설 유지비로 쓰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홍씨가 속해 있는 인문과학대의 등록금은 현재 한 학기에 3백70만원이다. 그래도 문과대이기 때문에 다른 대학에 비해 많이 낮은 편이다. 실습을 위주로 하는 조형예술대의 경우 한 학기 등록금이 5백40만원 정도이다. 1년이면 1천만원이 넘는 금액이다. 조형예술학부 전 아무개씨는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들이 많다. 학기 중에는 학교생활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기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라고 전했다.

 영어교육학과 최은지씨는 “학교에서는 수업만 듣고 집에 간다. 학교 시설을 이용할 만한 것이 없다. 도서관에 책이 많지도 않고, 컴퓨터를 하고 싶어도 빈자리가 없다”라고 말했다. 많은 학생이 이용하기에는 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여름방학 기간에 포항공대에서 계절학기를 수강한 국제서무학과 최유경씨는 “다른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니 자연스럽게 이화여대와 비교하게 되었다. 포항공대 학생들은 학점이 3.3(4.3 만점)을 넘으면 전액 장학금을 준다고 들었다. 국비 지원으로 운영되는 학교이지만 너무 부러웠다”라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올해부터 경제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등록금 옴부즈만’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홍보처 김효정 주임은 “가계가 어렵지만 서류로 증명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등록금 옴부즈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학생의 사정에 따라 직장을 연결해 주거나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다양하게 혜택을 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화여대에 이어 숙명여대, 강남대, 상명대 천안캠퍼스, 을지대, 연세대 서울캠퍼스, 추계예술대, 고려대 안암캠퍼스, 홍익대 조치원캠퍼스, 백석대 순으로 등록금 액수가 높았다.



▒ 고려대, 가장 선호하는 취업 분야는 금융권

2008년 3천명 이상이 졸업하는 대규모 대학의 정규직 취업률 조사에서는 고려대 안암캠퍼스가 75.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고려대 경력개발센터에 따르면 고려대 졸업생들이 가장 많이 취업한 기업은 삼성, LG, SK 순이었다. 고려대에서는 04학번 학생들부터 다양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학칙을 제정했다. 이중 전공이나 심화 전공 중 하나를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것이다. 노어노문학과 안성민씨는 “성적이 나쁘면 비인기 학과의 수업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1학년 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해야 했다. 인기 학과의 경우 성적 제한이 있기 때문에 학점 경쟁이 심하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취업률이 높은 경영학과나 경제학과를 이중 전공하기 위해 경쟁을 한다. 1학년 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고려대 자체 조사 결과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취업 분야는 금융권으로 나타났다. 경력개발센터에서는 이 자료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금융자격증 준비 과정을 신설했다. 경력개발센터장 신정씨는 “방학 중에 증권투자 상담사와 일임투자 자산운용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선호하는 분야의 강좌를 개설하니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경력개발센터가 운영하는 취업 프로그램이 10개나 된다. 물리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이보라씨는 그중 취업 캠프를 으뜸으로 꼽았다. 이씨는 “물리학과는 취업 정보가 부족하다. 취업 캠프를 다녀온 후에는 이런 걱정이 사라졌다. 학생들끼리 하기 힘든 면접 준비나 실무 경험 등을 캠프를 통해 배울 수 있었다. 학교 동기들이나 후배들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은 프로그램이다”라고 말했다. 경력개발센터 신정씨는 “취업률을 더 올리기 위해 학생들이 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라고 말했다.

고려대에 이어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울산대, 인제대, 인하대, 건국대, 동서대, 경희대가 취업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 1인당 장학금, 한국정보통신대가 최다

 대학의 등록금은 매년 오르고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한숨은 늘어나고 있다. 한 가닥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장학금이다. 대학생 자녀를 둔 자영업자 강성업씨는 “등록금이 매년 올라 부담이 되고 있다. 아들이 장학금을 받아 오면 그나마 부담을 덜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전국 대학 가운데 학생 1인당 장학금을 가장 많이 지급한 대학은 한국정보통신대로 조사되었다. 한국정보통신대는 학생 1인당 6백72만9천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한국정보통신대는 학기별 성적 우수자에게 매년 등록금의 50%까지 장학금을 주었다. 정부 장학금과 교내 장학금 외에도 기업체에서 장학금을 주기도 했다. 지난 3월 한국정보통신대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통합되어 현재는 한국과학기술원 문지캠퍼스로 이름을 바꾸었다.

금강대, 포항공대, 포천 중문의대, 꽃동네 현도사회복지대, 대구예술대, 한중대, 수원 가톨릭대, 영산선학대, 영동대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