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천재들이 들려주는 클래식 연주도 모자라 작곡·지휘까지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09.10.2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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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나, 2년 연속 1위 차지하며 기염…김대진 등 국내파 연주자들 두각

음악계의 전문가들은 50세 미만의 음악계 인사 중 누구를 한국 음악계를 이끌어가는 차세대 리더로 지목했을까? 국내 전문가들은 첼리스트 장한나씨를 첫 번째로 지목했다.

지난해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던 장한나는 이번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국내 활동도 많이 했다. 1994년 12세의 나이로 로스트로포비치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세계 음악계에 혜성처럼 떠오른 장한나는 국제적 연주자로서 차근차근 경력 관리를 받아온 경우이다. 천재 소녀 첼리스트에서 하버드 대학에 입학한 철학도로, 첼로 연주자에서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끊임없이 변신하며 자신의 외연을 확장해나갔다. 지난 9월에 지휘자로 국내 무대에 섰던 장한나는 10월 중순 베스트 음반을 내고 11월18일부터 첼리스트로 돌아와 브람스의 <첼로 협주곡>을 들고 전국을 돈다.

▲ 1994년 12세의 나이로 로스트로포비치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세계 음악계에 혜성처럼 등장. 최근에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나서는 등 자기 혁신을 계속하고 있다.

2위에 오른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는 아홉 살에 데뷔한 이후 세계적인 연주 단체와 연주회장에서 누구보다 화려하게 연주한 경력을 자랑한다. 게다가 신동 소리를 듣던 거의 모든 천재들이 겪는 딜레마도 그녀를 비껴간 듯하다. 20대가 된 이후에도 그녀의 음악적 성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이가 없다. 1991년 아홉 살 때, EMI 클래식과 전속 계약한 이래 18년 동안 18장의 앨범을 발매한 장영주는 오는 11월 초, 19번째 앨범 <브람스,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을 내놓고 12월 말부터 국내 투어를 하며 음악팬과 만난다.

2위 장영주, 12월 말부터 국내 투어 연주 예정

3위를 차지한 피아니스트 김대진은 국내파의 대표 주자로 최근 들어 절정의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그 스스로가 뛰어난 피아니스트이고, 김선욱 등 뛰어난 음악 영재들을 배출해 온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교수이기도 하다. 청소년음악회 등 열린 음악 교육 프로그램의 기획자로서, 2007년 금호아트홀체임버뮤직소사이어티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해 실내악 운동을 주도했다. 
  

지난 조사에서 10위에 머물렀던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이번 조사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예술종합학교에서 김대진에게 배운 김선욱은 2006년 18세의 나이로 세계적으로 권위가 있는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이자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우승한 기록을 남겼다. 주목할 만한 점은 그가 순수 국내파라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 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뒤 하반기에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김선욱, 10위에서 4위로 뛰어올라

5위를 차지한 작곡가 진은숙은 음악계의 노벨상이라 일컬어지는 그라베마이어상(2004년)과 쇤베르크상(2005년) 수상자로 클래식 작곡계에서는 당대 최고 스타 중의 한 명이다. 그녀에게 작곡을 의뢰한 이들이 줄줄이 밀려 있다. 

2007년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독일에서 초연되어 DVD로 발매되는 등 호평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관현악곡 <로카나>를, 지난 8월에는 영국의 명문 음악제인 BBC 프롬스에서 진은숙의 첼로 협주곡이 초연되었다. 이어 같은 달에 일본 도쿄 산토리홀에서 진씨의 생황 협주곡이 초연되었다. 이 곡은 지난 9월 미국 LA 필하모닉의 음악감독 구스타보 두다멜의 취임 콘서트에서 연주되기도 했다. 

6위는 대중적 인기가 높은 소프라노 조수미가 차지했다. 내놓는 앨범마다 국내 클래식 차트 상위권을 휩쓸다시피 하는 그녀는 지난 9월 말 빈필과 함께 예술의전당에서 합동 콘서트를 열어 대중적 인기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7위에 선정된 강충모는 1999~2003년에 걸쳐 바흐 건반 음반 전곡 연주라는 대기록을 세운 진지한 연주자이다. 피아니스트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서, 음악 기획자로서 클래식음악의 대중화에 앞장서왔다. 
공동 7위는 피아니스트 유영욱이다. 10세에 첫 작곡 발표회를 열어 천재 꼬마 작곡가로 언론에 소개되었던 유영욱은 스페인 산탄데르 국제 피아노 콩쿠르와 독일 본 베토벤 국제 피아노 콩쿠르 등에서 우승하며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유럽 쪽에서는 그에게 ‘베토벤의 환생’이라는 별칭도 붙였다고 한다. 연세대 음대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국내에서 앨범도 발매하고 공연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또 다른 공동 7위인 손열음과 박종훈 역시 피아니스트이다. 10위권 안에서 무려 여섯 명이 피아니스트이다. 반면, 현악으로 분류되는 첼로와 바이올린은 세 명뿐이다. 가히 피아노가 국민 악기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손열음은 예종에서 김대진 교수에게 배운 국내파 피아니스트이다. 지난 6월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한동안 뜸했던 여성 피아니스트 신동의 계보를 잇고 있다. 피아니스트 박종훈은 클래식의 FM 진행자로, 가요를 클래식음악으로 편곡해 연주하는 등 클래식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공동 7위인 첼리스트 양성원 교수는 말이 필요 없는 국내의 대표적인 첼로 연주자이다. 연세대 교수로 후학을 가르치는 한편, 2007년에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 연주를 실행한 데 이어 올해에는 슈베르트 첼로 소나타로 전국 투어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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