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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이 덮칠 때, 희망을 썼다

책 속에서 만난 사람 | 전 프로농구 코치 박승일

조철 ㅣ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09.11.02(Mon) 20:4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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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근
영화 <내 사랑 내 곁에>를 본 사람이면 알 만한 사람,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남자, 박승일. 그는 영화 속 장면이나 상상, 그 이상으로 힘든 루게릭병 환자이다.

“그렇게 내 몸은 서서히 굳어갔고 움직일 수 있는 건 눈동자밖에 안 남았다.”

절망이라는 그림자는 순식간에, 그것도 아주 빠르게 그의 인생을 덮쳤다. 프로농구 코치직 사퇴는 물론이고 인생의 동반자라 여기던 아내마저 그를 떠났다. 하지만 박승일에게 포기란 없었다. 그는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눈동자를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찾아냈다. 어둠의 독백에서 그의 목소리를 되찾아준 것은 ‘안구 마우스’였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체력 소모도 상당했다. 이에 굴하지 않고 그는 한 자 한 자 땀 흘려 쓴 메시지를 통해 세상에 루게릭병의 무서움과 실상을 알려나갔다. 그렇게 그는 루게릭병환우들과 가족들의 영웅, 나아가 난치병 환자들의 희망 아이콘이 되었다.

<눈으로 희망을 쓰다>(웅진지식하우스 펴냄)는 오랫동안 그를 취재한 이규연 기자와 박승일 선수가 4년간 주고받은 50여 통의 e메일과, 그를 지켜본 가족과 주변인 20여 명의 인터뷰를 토대로 쓰였다.

모든 것을 쉽게 포기하고, 가진 것보다는 가지지 못한 것에 불평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박승일은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지 깨닫게 한다.

‘자살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쓸 정도로 우울증이 가시지 않는 우리 사회에, 박승일은 이렇게 말한다.

“하찮은 벌레에게도 존재와 의무가 있고, 우리 인간에게는 보이지 않는 위대한 능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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