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신문의 힘 쪼그라들고 포털사이트 영향력은 날로 커진다
  • 이석 (ls@sisapress.com)
  • 승인 2009.11.0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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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광고주협회 조사 결과, 영향력 그대로인 방송에선 MBC ‘두각’…주간지 중에선 <시사저널> 열독률 가장 높아

▲ 한국광고주협회가 발표한 신문 열독률 조사 결과 조선일보가 1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저널 임준선


일간지 중에서는 조선·동아·중앙일보, 매일경제에 이어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높은 구독률과 열독률을 보였다. 방송에서는 MBC가 KBS를 제치고 시청률뿐 아니라 자주 보는 보도 채널 순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주간지 중에서는 <시사저널>이 유일하게 잡지 정기 구독률(정기 구독 잡지 점유율) 10위권에 포함되었다. 특히 열독률은 시사 및 경제 주간지 등을 통틀어 <시사저널>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국광고주협회(회장 이순동)가 최근 ‘밀워드브라운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월전국 18세 이상 성인 1만명을 면접 조사해 지난 10월21일 광고주대회에서 발표한 ‘2009년 미디어리서치’ 결과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선 신문 권력의 퇴조 현상이 눈길을 끈다. 신문의 구독률은 조선일보(9.6%), 중앙일보(7.8%), 동아일보(5.5%)가 선두권을 형성한 가운데 매일경제(1.9%)와 경향신문(1.9%), 한겨레(1.8%)가 뒤를 이었다. 스포츠지 중에서는 스포츠조선(1.0%)이, 지방지 중에서는 부산일보(0.9%)가 유일하게 10위권에 포함되었다. 하지만 전체 구독률은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난 2001년 51.3%, 2006년 34.8%에서 올해는 31.5%까지 추락했다. 전체 열독률 역시 올해 55.8%로 2001년 69%, 2006년 60.8%에 비해 크게 낮아진 상태이다.

이에 반해 방송의 영향력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MBC는 최근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가 ‘보수 성향’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홍역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 역시 내부적인 분열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시청률은 오히려 KBS를 눌렀다. 채널별 개인 시청률은 MBC가 72.8%, KBS가 71.4%를 차지했다. 이런 내용은 <시사저널>이 창간 20주년을 기념해 조사한 ‘가장 신뢰하는 언론 매체’설문조사 결과와도 상당 부분 맞아떨어지고 있다. 올해 <시사저널> 조사에서 MBC는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신뢰도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 매체’에서도 3위를 유지했으며, ‘가장열독·시청하는 언론 매체’ 항목에서도 지난해보다 한 계단 올라선 2위를 차지했다. 이는 MBC가 최근 권력 감시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현 정부 들어 KBS의 권력 감시 기능이 약화되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반해 MBC는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을 비교적 충실히 수행하면서 신뢰도가 높게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케이블T V 중에서는 Y T N(1 1.9%)과 OCN(8.8%), MBC드라마넷(5.6%), Mnet(2.8%) 등이 높은 순위에 올랐다. YTN은 최근 배석규 대표이사 사장 직무대행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기습적으로 선임하면서 사측과 노조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YTN은 ‘보도·기사·뉴스 목적 이용 매체’순위에서도 조·중·동 등을 제치고 전체 5위를 차지했다. ‘뉴스의 정보 목적 이용 매체’순위에서는 조선일보(6위)에 뒤지기는 했지만, 중앙일보(9위)와 동아일보(10위권 밖)를 제치고 8위를 차지했다.

조·중·동 제외한 신문사들 ‘굴욕’

포털사이트의 영향력이 종이신문을 넘어 방송까지 압도하고 있는 점도 이번 조사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로는 KBS(44.2%)와 MBC(29.4%)가 꼽혔다. 뒤를 이어 네이버(11.6%), SBS(4.3%), 조선일보(3.2%), 다음(2.2%), 중앙일보(1.2%) 순이었다.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사이트가 웬만한 유력 방송사나 신문사의 영향력을 뛰어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조·중·동을 제외한 나머지 신문사들은 상위 10위권에서 모두 배제되면서 종이신문의 쇠락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포털사이트는 네이버, 다음, 야후 등이 10위권에 오르면서 미디어로서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네이버의 영향력이 압도적이다. 네이버의 경우 신뢰도(63.3%), 영향력(63%), 친근성(59.3%), 뉴스 열독률(59.1%) 면에서 모두 경쟁사를 압도적으로 앞지르고 있어 당분간 네이버의 아성은 깨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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