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연봉 킹’은 어디?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09.11.2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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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현대차, 항공은 아시아나, 유통은 롯데쇼핑이 최고…공기업 중에서는 한수원이 1위

자동차 대표적인 자동차기업인 현대·기아차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평균 임금을 비교해보면 현대차(월 4백89만원)-기아차(월 4백76만원)-현대모비스(월 4백44만원) 순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급여 차는 줄고 기아차와 현대모비스와의 임금 격차는 벌어졌다. 이는 지난 6월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이 합병하면서 상대적으로 현대모비스의 평균 임금을 줄이는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 통신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평균 임금이 가장 많았다. 지난 9월까지 SK텔레콤의 평균 급여는 5백33만원, KT는 4백67만원, LG텔레콤은 4백31만원 순이었다. KT에 합병된 KT프리텔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4백97만원으로 모회사보다 높았다. 직원들의 평균 근속 연수는 KT가 19.3년, SK텔레콤이 11.1년으로 SK의 직원 이직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왔다.

 

항공운송 항공운송업계에서 월급을 가장 많이 주는 기업은 아시아나항공이었다. 평균 월급 순서대로 보면 아시아나항공(4백82만원)-한진해운(4백72만원)-대한항공(4백67만원)-현대상선(4백64만원)-STX팬오션(4백39만원)-SK해운(4백22만원)-대한해운(4백7만원)-글로비스(3백13만원) 순이었다. 대표적인 라이벌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임금 대결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앞섰다. 후발 주자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고임금을 메리트로 직원을 외부 영입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항공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두 회사의 임금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 항공운송 회사가 고임금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일반 관리직은 높지 않다는 시각도 많다. 특수직인 운항승무원이나 항해사 등의 고임금 때문에 착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실제로 항공기 부기장의 경우 연봉 7천만~8천만원에서 시작하고 기장은 1억원대를 넘는다.

전자 전자업계의 임금 순위에서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월평균 급여로 따져보면 LG전자(5백36만원)-삼성전자(4백42만원)-삼성전기(4백25만원)-삼성SDI(4백22만원)-LG디스플레이(3백67만원)-하이닉스반도체(2백90만원) 순이었다.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영업 이익은 2조1천억원대로 LG전자의 4천7백억원대를 훌쩍 뛰어넘는다. 지난해에는 이 차이가 더 컸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직원들의 평균 월 급여가 낮은 것으로 나오는 이유는 직원들에게 주는 성과급(PS)을 빼고 계산했기 때문이다. 반면, LG전자는 상여금을 포함시켰다. 때문에 삼성전자의 월평균 급여는 명목 급여에 50~100% 이상을 더해야 근접한 수치가 나온다는 것이 회사 안팎의 평가이다.

공기업 공기업의 급여 수준은 예상대로 높았다. 월평균으로 보면 한국수력원자력(6백1만원)-한국남동발전(5백56만원)-한국서부발전(5백34만원)-한국남부발전(5백11만원)-한국가스공사(5백7만원) 순으로 고소득 직종으로 꼽히는 증권사나 은행에 버금갔다.

 

 

유통 유통업계의 라이벌인 롯데쇼핑(3백11만원)과 신세계(2백63만원)의 월평균 임금 비교에서는 롯데가 앞섰다. 신세계는 GS리테일(2백78만원)보다도 평균 급여가 낮았다. 회사 설립 연도는 신세계가 가장 앞서지만 직원들의 평균 근속 연수는 롯데쇼핑(6.75년)-GS리테일(6.4년)-신세계(5.31년) 순으로, 신세계가 상대적으로 짧은 근무 연한으로 인해 임금 감소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이번 조사에서 건설 업종도 상대적으로 고임금군에 속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월평균 급여는 삼성물산(5백61만원)-대우건설(5백56만원)-포스코건설(5백52만원)-현대건설(5백24만원)-대림산업(4백96만원)-롯데건설(4백53만원)-GS건설(4백43만원) 순이었다. 5대 건설사로 꼽히는 GS가 후발인 롯데건설보다 임금이 적은 것은 의외이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각각 상사와 유화 부문이 함께 계산된 것이라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외국계 은행, 세긴 세

금융 업종은 다른 업종에 비해 급여가 평균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금융 업종이라도 은행보다는 증권사가, 은행에서는 외국계 은행이 임금이 높았다. 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이 각각 월평균 6백83만원, 6백33만원을 받아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 4월 지급된 보너스로 인해 일시적으로 높아진 것일 수 있다. 조사 기간이 지난 4월부터 9월까지인데 이 기간 임금 평균을 내년 3월까지 12개월로 계산한다면 다르게 나올 수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월평균 급여액이 5백25만원으로 34위에 불과했다.

진정한 연봉왕은 은행권, 그중에서도 외국계 은행이다. 월 급여 5백만원이 넘는 은행은 외환은행(5백82만원)-씨티은행(5백74만원)-기업은행(5백44만원)-신한은행(5백30만원)-SC제일은행(5백11만원) 등이었다. 이 중 최고 임금을 주는 곳은 씨티은행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은행 직원들의 평균 근속 연수가 15년 안팎인 데 비해 씨티은행은 11년이었다. 즉, 근무 연수에 따른 호봉 효과 없이 전 직원의 임금이 고르게 높았고, 그만큼 직원 이직률도 높다는 뜻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국내 은행의 임금이 결코 외국계 은행보다 적지는 않다는 점이다. 신한은행의 남자 직원 월평균 급여는 6백30만원이 넘는다. 남자 직원 대부분이 4년제 대졸자 정규직이다. 기업은행 남자 직원의 월평균 급여는 7백만원이 넘는다. 여직원 임금에 비해 두 배나 되는 남자 직원들의 연봉을 4년제 대졸자의 평균 연봉으로 이해해도 큰 무리가 없는 셈이다.

보험 회사는 교보생명(5백67만원)-현대해상화재(4백95만원)-금호생명(4백70만원)-코리안리(4백50만원)-동부화재(4백47만원)-삼성화재(4백20만원) 순이었다. 특기할 만한 점은 보험 회사의 남녀 간 임금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이는 4년제 대졸자와, 고졸자나 비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해상은 남녀 간 임금 격차가 세 배, 삼성생명은 두 배 정도 차이가 났다. 삼성생명의 남자 직원 월평균 급여는 5백76만원, 현대해상의 남자 직원 월평균 급여는 5백89만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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