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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에 내쫓긴 우즈 골프채 다시 들 수 있을까

자기 관리 못한 탓에 여론 등 돌려…여론조사에서도 호감도 급락

신명철 | 인스포츠 편집위원 ㅣ 승인 2009.12.22(Tue) 17:3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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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프레지던트컵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가 경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실(고현정)의 <선덕여왕>도 아니다. 최승희(김태희)의 <아이리스>도 아니다. 스포츠팬들에게  2009년 대미를 장식한 최고의 드라마는 ‘우즈 스캔들’이다. 이 드라마의 남자 주연은 미국 남자프로골프(PGA) 최고 스타 타이거 우즈이다. 조연으로 10여 명의 여자가 나온다. 불과 5년 전 세인의 주목을 받은 결혼식의 주인공인 우즈의 아내 엘린 노르데그렌이 조연으로 전락한 것이 이 드라마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다.

지난 11월28일 오전 AFP 등 외신들이 미국의 언론 매체를 인용해 우즈가 교통사고로 크게 다쳤다고 보도하면서 드라마는 시작된다. 네댓 시간 뒤 우즈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우즈가 지난 밤 집 근처에서 가벼운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며, 상태는 좋다”라고 전했다. 사고가 있기 얼마 전 미국의 타블로이드판 신문인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우즈가 레이첼 우치텔이라는 여성과 호주 멜버른 등에서 시간을 함께 보냈다”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일련의 기사를 보며 호사가들의 머릿속이 바쁘게 움직였고, 이후 드라마의 흐름은 이들의 상상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우치텔은 이 드라마의 1호 조연이다. 

그리고 12월에 접어들며 우즈와 그렇고 그런 관계를 맺었다는 여성들이 줄지어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즈 주연의 드라마가 얼마나 세인의 이목을 끌고 있는지는 주요 검색 사이트에 그의 이름을 치면 곧바로 알 수 있다. 그리고 제 아무리 인기 있는 선수라고 해도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여론은 매섭게 등을 돌린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입증되었다. USA 투데이는 12월 둘째 주 갤럽과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우즈에 대한 호감도가 33%로 나타나 2005년 6월 조사 때의 85%보다 52% 포인트나 떨어졌다고 12월15일 보도했다. 4년 전 조사에서 우즈에 대한 비호감도는 8%였으나 이번에는 57%나 되었다.

그러나 호사가들의 기대와 달리 이 드라마가 장기 방영될 것 같지는 않다. 우즈의 ‘잠수 기간’이 그리 길지 않을 것이며 조만간 필드에 복귀할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가 사건 발생 보름여 만에 나오고 있다. 또, 우즈의 ‘골프 무기한 중단 선언’ 이후 나이키 등 일부 후원 기업이 그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기도 하다. 청소년들의 본보기가 되어야 할 슈퍼스타의 도덕적 결함은 인정하면서도 상업적 가치는 놓칠 수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말들이 이어지고 있다. 어떤 이는 우즈가 어떤 절차를 밟아 복귀하면 좋을지에 대해 조언을 하기까지 한다.

비슷한 사례를 살펴보면 우즈 드라마의 향후 전개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 미국 프로농구(NBA) 최고 인기 선수인 코비 브라이언트는 2003년 미성년자를 성추행해 선수 생활을 중단해야 하는 위기를 맞았다. 브라이언트는 아내에게 4백만 달러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주고 다시는 물의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맹세를 하며 내부 단속부터 했다. 형사 처벌은 기본이었고, 스폰서 계약도 떨어졌다. 이후 브라이언트는 코트에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는 것으로 팬들의 비난을 격려로 바꿔놓았다. 2007~08시즌 최우수 선수 그리고 2008~09시즌 소속 팀 LA 레이커스를 우승으로 이끌면서 6년 전 불명예에서 벗어났다. 스폰서도 다시 붙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의 드림팀에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면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르브론 제임스, 제이슨 키드, 카멜로 앤서니 등 내로라하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했지만 최고의 인기 선수는 브라이언트였다. 중국 농구팬은 자국의 NBA 스타 야오밍보다 브라이언트의 이름을 더 외쳤다. 

미국 프로 스포츠에서는 최근 불륜 스캔들 못지않은 골칫거리가 약물 스캔들이다. 선수로서 생명력이 거의 끝날 무렵 금지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드러난 ‘약물 홈런왕(7백62개)’ 배리 본즈는 오라는 곳이 없어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게 되었다. 그러나 약물 스캔들과 관련 있는 상당수의 선수들은 여전히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최고 인기 선수인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올 시즌 초 과거에 금지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동안 쌓아온 반듯한 이미지가 무참히 깨졌다. 하지만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소속 팀인 뉴욕 양키스를 통산 27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면서 약물 스캔들의 악몽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     

약물 스캔들과는 달라 ‘복귀’ 예상하는 의견도 많아

   
▲ 에스피상 시상식에 참석한 미국 프로농구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오른쪽) 부부.
ⓒ연합뉴스

그렇지만 우즈는 이들과 다른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 지난해 친구의 부인을 가로챘다는 비난을 받으며 예전의 테니스 스타 크리스 에버트와 재혼한 뒤 1년여 만에 이혼한 그레그 노먼 정도를 빼고는 이렇다 할 잡음 없이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한 아널드 파머, 잭 니클로스, 개리 플레이어 등 PGA 선배들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또, 골프는 나름대로 신사 이미지를 갖고 있는 종목이어서 복귀할 경우 골프와 직접 관련된 이들 외에 골프팬의 반응이 어떻게 나타날지도 미지수이다. 골프팬은 곧 시청자이고 시청자의 반응은 시청율과 방송사의 수입 그리고 광고주의 프로그램 참여 여부 등으로 연쇄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우즈의 복귀전이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보이는 대회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는 이도 있기는 하다.

유명 운동선수의 스캔들은 불륜 문제이든 약물 문제이든 앞으로도 일어날 것이다. 운동선수도 인간이거니와 일반인보다 더 많이 이성 접촉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또, 기록을 향상하고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욕심에 약물에 대한 유혹을 떨쳐버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약물 문제는 국제올림픽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체육 관련 단체에서 강력한 방지 대책을 시행하고 있어 어느 정도 통제가 되지만 불륜 문제는 선수 자신의 도덕성 외에는 제어할 방법이 없다. 국내 프로야구 초창기 각 구단의 코치들에게는 원정지 숙소 입구에서 불침번을 서는 것이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였다. 프로 의식이 채 자리를 잡지 않은 선수들의 무분별한 외출을 막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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