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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악당 쫓는 ‘악동 도사’의 유쾌한 액션

줄거리는 다소 평면적이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입체적…귀여운 영웅의 활약상 볼만

이지선 | 영화평론가 ㅣ | 승인 2009.12.22(Tue) 17:3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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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우치> 감독 | 최동훈 / 주연 |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5백여 년 전, 세상 모든 요괴를 부릴 수 있다는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이 요괴의 손에 넘어가 세상이 시끄러워지자 신선들은 도인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의술과 도술에 능한 화담이 나서서 요괴를 잡지만 이미 피리는 천관대사의 사고뭉치 제자 전우치 손에 들어간 지 오래. 피리에 욕심이 난 화담은 계략을 꾸며 천관대사를 처치하고, 스승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씌워 전우치를 그림 속에 봉인한다. 그러나 이놈의 피리 반쪽, 하필이면 마지막 순간 전우치와 함께 그림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하릴없이, 화담은 5백년을 기다리고 요괴가 등장하는 것과 함께 이들도 재회한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로 유명한 최동훈 감독의 세 번째 영화 <전우치>는 일종의 히어로물이다. 세상을 갖고 싶은 악당과 그것을 저지하는 영웅의 대결이다. 그러나 흔히 상상하기 쉬운 ‘○○맨’류의 영화와는 사뭇 다르다. 이 영화의 주인공 전우치는 선의나 대의, 정의보다는 사적 이해에 더 관심이 많다. 영웅보다는 악동에 가깝다. 최고 도사의 징표라는 거울과 청동검을 찾기 위해 거침없이 왕을 희롱하고 수절 중인 과부를 보쌈하는 그는 그저 사심으로 모든 일을 대할 뿐이다. 심지어 영화 초반에는 악역인 화담이 더욱 도덕적으로 보일 정도이다. 영화는 이들의 대립을 중심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스승, 인간의 모습을 한 개 초랭이, 살짝 모자란 세 명의 신선, 비밀을 품은 여인, 연기를 잘 못하는 슈퍼스타 여배우, 세상으로 나온 요괴, 빨간 머리 여인 등 다양한 인물을 등장시키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최동훈 감독은 악동 도사 전우치가 어떻게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최고의 도사로 거듭나는지를 박진감 있는 액션과 느슨한 코미디 속에 담아냈다. 말맛이 살아 있는 대사의 재미도 쏠쏠하며, 최동훈과 늘 함께했던 김윤석, 유해진, 주진모, 백윤식, 염정아 등 탄탄한 조연진은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그림 같은 배우 강동원 또한 족자에서 막 튀어나와 세상을 헤집는 만화적 영웅 전우치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물론 한계도 있다. ‘이야기꾼’ 소리를 듣던 감독의 작품 치고는 주요 줄거리가 다소 평면적이며, 각종 캐릭터가 산재한 탓에 전반적인 구성이 산만하다. 공 들인 티는 나지만 컴퓨터 그래픽도 좀 튀는 편이고, 클라이맥스의 대결은 진행이 더뎌 긴장감이 덜하다. 그러나 이런 한계에도 귀여운 영웅의 활약상에 잠시 넋을 놓아도 괜찮겠다. 12월2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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