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출신의 도약 ‘이강덕 시대’ 열린다
  • 소종섭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10.01.0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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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치안비서관, 치안정감 승진해 서울경찰청장 맡을 가능성 커

▲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시 이강덕 비서관(가운데)과 강희락 경찰청장(오른쪽)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경찰에 ‘이강덕 시대’가 열리고 있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1월 초 치안정감 승진·전보 인사를 시작으로 경찰 인사를 단행한다. 특히 누가 경찰의 핵심 수뇌부인 치안정감에 오를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치안총감인 경찰청장 바로 밑인 치안정감은 경찰청 차장, 서울지방경찰청장, 경기지방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 네 명이다. 이 가운데 이번 인사에서 세 자리 정도가 바뀌는 대폭적인 교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충남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인 김정식 경찰대학장만 자리를 지키고 최병민 경찰청 차장과 주상용 서울경찰청장, 조현오 경기지방경찰청장 등은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치안정감 인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이는 이강덕 청와대 치안비서관이다. 그가 치안정감으로 승진하면서 서울경찰청장을 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와 윤재옥 경찰청 정보국장이 경합을 벌인다는 관측이 나왔다. 치안감인 두 사람은 경찰대 1기 동기이다. 경찰대를 수석으로 입학·졸업한 윤치안감은 경찰대 출신 중 제일 먼저 경감·경정·총경·치안감으로 승진한 신화적인 인물이다. 이치안감은 이명박 정권이 출범하면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근무했고,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거쳐 청와대 치안비서관이 된 이른바 ‘성골’ 인맥이다.

권력 - 경찰 관계, 더욱 긴밀해질 전망

하지만 경찰 내부의 흐름을 아는 이들은 치안정감 인사와 관련해 두 사람의 경쟁에 주목하기보다 다른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경찰 고위직 인사는 철저하게 지역을 안배한다’는 부분이다. 치안정감의 경우 보통 대구·경북, 부산·경남, 호남, 충청과 기타 지역 등 넷으로 나누어 한 명씩 차지한다. 현재도 그렇다. 최병민 경찰청 차장은 호남, 주상용 서울청장은 대구·경북, 조현오 경기청장은 부산·경남, 김정식 경찰대학장은 충남 출신이다.

경북 포항이 고향인 이강덕 치안감이 치안정감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경찰 내 대구·경북 출신 가운데 그와 겨룰 만한 상대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대구에서 초·중·고를 나왔지만 경남 합천 출신인 윤치안감은 부산·경남 인사로 분류되고 있어, 김중확 부산지방경찰청장에게 밀릴 가능성이 크다. 김청장은 부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시에 합격한 실력파로 꼽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윤치안감의 경우 치안정감으로 승진해 해양경찰청장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호남 몫의 치안정감 자리는 이명박 정권 초기 청와대 치안비서관을 맡았던 모강인 인천지방경찰청장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된다면 현 정권에서 청와대 치안비서관을 지낸 모강인·이강덕 두 명의 치안정감이 탄생하게 되어 권력과 경찰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질 전망이다. ‘이강덕 서울청장’은 곧 경찰대 출신 경찰청장의 탄생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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