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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 싸움 부른 ‘상속의 비밀’

금강제화 회장 상대로 두 여동생이 유산 반환 소송 제기…“1천억원대 유산 대부분 큰오빠가 챙겼다” 주장

안성모 ㅣ asm@sisapress.com | 승인 2010.01.12(Tue) 18: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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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금강제화 본사 강남사옥.
ⓒ시사저널 박은숙
금강제화의 오너 일가가 소송전에 휘말렸다. 창업주인 고 김동신 명예회장의 딸들이 큰오빠인 김성환 회장을 상대로 유산 반환 청구 소송에 나선 것이다. 겉으로는 ‘동생들의 반란’이지만 내용상으로 보면 이른바 ‘딸들의 반란’이다. 2남4녀 중 다섯째인 숙환씨와 여섯째인 정환씨 자매가 이번 소송에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29일 ‘1천억원대에 이르는 재산 대부분을 장남인 김회장이 물려받았다. 유류분 중 일부인 15억원씩을 반환하라’라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재벌가의 ‘유산 다툼’은 그동안 심심찮게 있었다. 선대의 재산을 나누는 과정에서 불만이 생기고, 때로는 감정의 골이 깊어져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소송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김동신 명예회장은 지난 1997년 11월에 노환으로 타개했고, 재산 분배도 이듬해인 1998년 모두 마무리되었다. 그런데 13년이 지난 후에 두 딸이 오빠를 상대로 소송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그 내막을 살펴보았다.

우선 두 자매가 법원에 낸 소장에는 재벌가의 빛과 그늘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작고한 김명예회장은 생전에 가부장적인 가족 관계를 엄격하게 유지했다고 한다. 재산이 얼마나 있는지에 대해서도 딸들에게는 철저하게 비밀로 했다. 때문에 이들은 부친의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알지 못한 채 성장했다. 선친의 사업을 물려받은 김회장도 여동생들에게 재산 상태를 비밀로 부쳤다. 김회장은 부친이 작고한 후에는 재산이 거의 없다고 속이고, 유산 내역에 대해서도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 자매의 주장이다.

부친이 생전에 막대한 재산을 모았고, 대부분의 재산을 김회장이 증여받은 사실을 안 것은 한참 후의 일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밝혀지는 재산 규모는 커졌다고 한다. 자매는 지금도 거액의 유산이 숨겨져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이들은 오빠에게 유류분 몫을 달라고 계속 요구했다. 하지만 김회장은 ‘주겠다’라는 말만 했을 뿐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더 이상 독촉해보았자 소용이 없겠다고 생각한 자매가 소송을 내기에 이른 것이다.

   
▲ 두 자매가 법원에 제출한 소장.
ⓒ시사저널 유장훈

“숨겨놓은 재산 더 있다”

김명예회장이 작고한 이후 두 딸에게 유산 상속이 안 된 것은 아니다. 두 딸은 현금 20억원에 부동산 15억원을 합쳐 각각 35억원씩 유산을 상속받았다. 둘째인 장녀와 넷째인 차녀는 상속을 포기했다고 한다. 반면, 큰아들인 김회장은 1백21억2천100여 만원을 상속받았다. 이러한 사실도 두 딸은 세무서로부터 상속세 통지문을 받아보고서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상속세 신고를 하면서도 재산의 규모를 숨겼기 때문에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김명예회장은 생전에 장남인 김회장에게 8백74억1천5백여 만원, 차남에게 1백82억8천4백여 만원, 부인에게 39억5천2백여 만원을 각각 증여했다. 두 딸이 김회장을 상대로 유류분 청구 소송을 제기한 근거가 여기에 있다. ‘유류분’은, 상속인이 자신이 물려받을 유산에 대한 권리를 침해받은 경우에 일정 비율까지 반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을 말한다. 판례 등에 따르면 공동 상속인이 상속 개시 이전에 증여받은 유산은 받은 시기와 무관하게 반환의 대상이 된다. 또 10년인 청구권의 소멸 시효도 상대방에게 의사를 표시한 순간 중단된다.

이를 근거로 계산하면 두 딸이 받아야 할 유류분은 75억7천여 만원씩이다. 이미 받은 유산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이다. 반면에 김회장이 초과해 받은 유류분은 7백63억4천5백여 만원이다. 이에 따라 김회장이 두 여동생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은 각각 69억6천4백여 만원씩이라는 주장이다. 두 딸은 다만 아직까지도 김회장이 증여받은 재산 중 상당 부분이 감추어져 있어 향후 그 재산이 모두 밝혀지는 대로 정확한 금액을 계산해 추후 청구하기로 하고, 우선 그 일부와 지연손해금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여동생들의 재산 분할 소송에 대해 김회장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직까지는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회장의 개인적인 일이라 회사 차원에서 입장을 밝힐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사업차 미국에 출장 중인 김회장은 이달 말이나 2월 초쯤에 귀국할 예정이다. 김회장이 국내로 돌아온 이후에야 남매간의 소송전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소송의 결과를 떠나 금강제화 오너 일가 이미지에 생채기가 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금강제화는 김명예회장이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서울 서대문 적십자병원 맞은편에 ‘금강제화산업사’라는 구둣방을 열면서 출발했다. 1960년대 초반 광화문에 매장 1호점을 열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대량 생산 설비를 갖추어 수제화가 대부분이던 시절에 기성화 시대의 물꼬를 틀었다. 이후 회사는 승승장구했다.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유입되면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지금도 여전히 업계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금강제화, ‘종손’도 경영 수업 중

   

김동신 금강제화 명예회장과 부인 김영희 여사는 2남4녀를 두었다. 현재 회사의 오너인 김성환 회장이 첫째이며, 차남 김창환 세진푸드시스템 대표는 셋째이다. 김회장은 일찌감치 가업을 물려받았다. 그 사이에 장녀인 김성남 이사가 있다. 지난 2003년 작고한 신희철 전 금강제화 부회장이 남편이다. 넷째는 차녀 옥환씨이며,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숙환·정환 자매는 다섯째와 여섯째이다.

창업 3세 중에서 장손은 김정훈 전무이다. 김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김회장의 아들인 김전무는 지난 2006년에 금강제화에 입사한 이후 초고속 승진을 해왔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재경사업부에서 재무담당 이사로 근무했고, 이듬해에는 기획조정본부로 자리를 옮겨 기획총괄 상무를 지냈다. 이때부터 사실상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는 말을 들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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