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이계진-이광재 빅매치 이루어질까
  • 남궁창성 | 강원도민일보 정치부 기자 외 ()
  • 승인 2010.02.0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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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정우택-이시종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양강 대결…세종시 문제가 큰 변수 / 제주, 우근민-김태환-강상주 3파전 속에 무소속 우근민의 당 선택에 이목 쏠려

▲ 강원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이계진 의원(왼쪽)과 이광재 의원(오른쪽). 배경 사진은 춘천 시가지. ⓒ연합뉴스·시사저널 이종현 유장훈


강원과 충북, 제주도는 영·호남과 달리 지역색이 뚜렷하지 않으면서도 역대 선거에서는 비교적 친여권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이 지역을 석권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충북의 경우 세종시 문제가 변수로 남아 있고, 제주는 무소속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강원은 여야 모두 아직 확실하게 출마 여부를 표명하지 않고 있어 여전히 안갯속이다.

■ 강원도-엄기영 사장 출마 여부에 따라 판세 변화 예상

강원도는 김진선 현 지사가 3선 연임 제한 규정에 묶여 불출마하면서,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과 민주당 이광재 의원 등 10여 명의 입지자들이 치열하게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입지자들이 한나라당에 몰리는 양상이다. 이계진·허천 의원을 비롯해 권혁인 전 지방행정공제회 이사장, 심재엽 전 의원, 조관일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 조규형 전 브라질 대사, 조기송 전 강원랜드 사장, 최흥집 전 강원도 정무부지사 등이 공천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여권 성향의 최동규 한국생산성본부 회장과 최영 강원랜드 사장도 가세하고 있다.

반면에 민주당은 인물난을 호소하고 있다. 이광재 의원을 제외하고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할 정도이다. 그동안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에게 출마를 권유했으나, 본인은 고사 중이다. 한때 거론되었던 엄기영 MBC 사장도 현직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21일 폴리뉴스가 보도한 모노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계진 의원의 한나라당 내 도지사 적합도가 31.6%를 웃돌아 여권의 다른 입지자들은 이의원의 출마 여부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의원과 비교해 당내 경쟁 입지자들이 적합도에서 20.0% 포인트 이상 격차가 나면서 군소 후보들의 정치적 운명이 사실상 이의원의 거취 결정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의원과 친이계로 분류되는 대다수 입지자들의 적합도 격차가 워낙 커 공천권을 놓고 다른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친이-친박 간 다툼도 무의미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나라당은 당원과 일반 국민의 의사를 50%씩 반영해 광역단체장 후보를 공천할 계획이다.

만약 민주당 후보로 이광재 의원이 나선다면, 본선에서 두 이 의원의 도지사 적합도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이광재 의원이 19.3%, 이계진 의원이 16.2%로 그 격차가 3.1% 포인트이다. 오차 범위 내 접전이다. 반면, 가상 대결 지지도에서는 이계진 의원이 38.5%로 이광재 의원(31.5%)을 7.0%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14일 한겨레에서 조사한 결과로는 이계진 의원이 28.2%, 이광재 의원이 18.4%였다. 여기서는 엄기영 사장도 후보군에 포함시켰는데, 25.6%로 높게 나타났다. 역시 여권에서는 이계진 의원이 단연 선두였고, 야권에서는 엄기영 사장의 출마 여부가 변수로 나타났다.

이계진 의원은 지난 1월18일 정국 최대 현안인 세종시 발전 방안과 관련해, ‘국회 본회의 무기명 표결’을 제안하면서 전국 뉴스의 중심에 섰다. 정치권은 이의원이 출마 표명을 미루고 있지만, 세종시 정국에 뛰어든 것을 두고 지방선거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이광재 의원은 상황이 복잡하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유죄를 선고받고 2심이 계류 중이어서 도지사 출마는 물론 의원직 유지도 불투명하다. 당은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이의원에게 출마를 주문하고 있다. 이광재 의원의 출마가 어려워질 경우 자칫 한나라당의 당내 경선이 본선 게임이 되는 싱거운 승부가 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 충청북도-자유선진당 ‘전략 공천’ 가능성 남아 있어

▲ 충북도지사 선거에서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우택 현 지사(오른쪽)와 이시종 민주당 의원(왼쪽). ⓒ시사저널 이종현(왼쪽), 연합뉴스(오른쪽)

충북도지사 선거는 한나라당의 정우택 지사와 민주당 이시종 의원의 대결 구도로 굳어져가고 있다. 다만, 4월 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는 세종시 수정안이 충북도지사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가장 큰 변수로 남아 있어 아직 선거전이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

충청투데이가 지난해 12월24일부터 3일간 지역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충북도지사 선호도 조사에서 정우택 지사가 33.9%로 22.2%의 이시종 의원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청주방송(CJB)이 충남대 사회조사센터에 의뢰해 지난 1월4일부터 3일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정우택 39.85%, 이시종 34.71%로 두 후보 간의 격차가 5.14% 포인트에 불과했다. 또, 1월19일 한겨레 여론조사에서 정우택 지사가 41.2%로 이시종 의원(29.5%)보다 11.7% 포인트 앞섰으나, 1월20일 중부매일신문 가상 대결에서는 이시종 의원(41.6%)이 정우택 지사(38.6%)를 오차 범위에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처럼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지사와 이의원의 양자 대결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면서 각 정당과 후보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현역 프리미엄 등으로 정지사가 조금 우세한 흐름을 보여왔지만, 세종시 수정안 파문이 충북도지사 선거에서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근까지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충북 지역의 세종시 수정안 반대 여론은 60%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세종시 수정안 논란이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나라당 소속 정지사도 세종시 수정안을 강행하면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시사할 정도로 지역 여론이 좋지 않다. 최악의 경우 정지사의 불출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세종시 파문으로 내심 반사 이익을 기대하는 민주당은 이의원의 도지사 출마, 한범덕 전 행정자치부 제2차관의 청주시장 출마 구도를 최상의 카드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의원은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지 않은 채 세종시 문제에 따른 지역 민심을 예의 주시하며 관망하고 있다. 지역 민심이 민주당에 유리하게 형성되지 않을 경우 이의원이 도지사에 출마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세종시라는 변수가 선거 정국에 어떻게 작용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지사와 이의원의 공식적인 도지사 선거 행보는 4월께에나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편, 충청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자유선진당에서는 아직 뚜렷한 후보가 부각되지 않고 있으나, 유력 인사를 영입해 전략 공천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충북도지사 선거는 한나라·민주·선진당의 3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제주특별자치도-가상 대결에서는 우근민 전 지사가 크게 앞서

올해 초 각 언론사의 6·2 지방선거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여론조사에서 우근민 전 지사와 김태환 현 지사 그리고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이 3파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우 전 지사가 한 발짝 앞서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무소속의 김지사는 현직 프리미엄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어떤 정당을 선택해도 우 전 지사에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그 뒤를 민주당의 고희범 전 한겨레신문사장, 한나라당 현동훈 전 서대문구청장, 무소속 김경택 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등이 잇고 있다.

▲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선거에서 3파전이 예상되는 김태환 현 지사(오른쪽), 우근민 전 지사(가운데),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왼쪽). ⓒ연합뉴스(왼쪽), 연합뉴스(가운데), 시사저널 유장훈(오른쪽)

가장 최근의 한겨레 여론조사(1월19일)에서 우 전 지사는 김지사와의 가상 대결에서 41.3%로, 19.4%에 그친 김지사를 두 배 이상 앞섰다. 또 우 전 지사, 강 전 시장, 고 전 사장 3자 대결에서도 우 전 지사는 33.1%로 강 전 시장(20.4%), 고 전 사장(16.5%)에 각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 전 지사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경선 지지도에서도 각각 24.9%와 37.1%로 선두를 차지해 다른 후보군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한라일보·제주의 소리·제주CBS·KCTV제주 등 제주 지역 4사의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우 전 지사는 모든 가상 대결에서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먼저 강 전 시장(한나라당)-우 전 지사(민주당)-김지사(무소속) 3자 대결에서 각각 24.2%-42.9%-18.9%로 나타났다. 김지사(한나라당)-우 전 지사(민주당) 맞대결에서도 26.1% 대 57.7%로 역시 우 전 지사가 앞섰다. 당을 바꿔서 맞대결한 우 전 지사(한나라당)-김지사(민주당) 구도에서도 역시 우 전 지사는 52.4%로, 28.8%에 그친 김지사를 여유 있게 이기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다만, 이 조사에서는 차기 도지사 세대교체론(49.4%)이 경험 있는 인물론(41.4%)보다 다소 우세했고, 세대교체론의 도지사 적합도에서 강 전 시장이 28.6%로 가장 높았다는 점을 주목할 수 있을 듯하다.

1월1일 실시한 제주일보 여론조사에서는 세대교체론의 선두 주자인 강 전 시장이 20.5%로 우 전 지사(16.3%)를 오차 범위 내에서 제치고 근소하게 우세를 나타냈다. 현직 김지사는 14.6%로 3위였고, 부동층이 26.0%로 높게 나왔다. 그러나 후보 지지도와 관계없이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는 우 전 지사가 20.5%로 김지사(19.1%), 강 전 시장(15.7%)에 근소하게 앞섰다.

이같은 여론조사 추이로 볼 때 6·2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현재 무소속 상태인 우 전 지사가 어느 정당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선거 구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민주당 후보 적합도가 다소 높았지만, 한나라당 후보 적합도에서도 다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 전 지사는 선거법 위반으로 도지사직을 박탈당한 것과 지사에 재임할 때 공무원 편 가르기와 성희롱 파문에 휩싸였던 일이 최대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우 전 지사가 정당 후보가 아닌 무소속으로 나설 경우,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그의 선택이 이번 제주도지사 선거전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남궁창성 | 강원도민일보 정치부 기자 · 엄경철 | 충청투데이 정치부 기자 · 강영진 | 제주일보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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