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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둔 부모들의 애타는 마음

소종섭 ㅣ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10.03.16(Tue) 17: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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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둔 부모들이 맘 편히 살기가 어려운 시대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성폭행·성추행 사건이 터집니다. 초등학생에서부터 성인까지 모든 여성들이 피해자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길태 같은 ‘참 나쁜’ 사람들만 가해자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목사나 승려 같은 종교인들, 대기업 간부, 복지 단체 책임자, 교사 등 체포된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평범한, 어떻게 보면 사회에서 도덕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사람들도 적잖이 가해자로 이름이 올라 있습니다. 사회 전반에 ‘여성을 경시하는’ 문화가 깔려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현상으로 보입니다.

경찰의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는 한 시간에 한 번 이상 성범죄가 일어납니다. 경찰에 신고된 것이 이 정도이니 신고되지 않고 묻히는 사건까지 포함하면 하루에 최소 30건 이상의 성범죄가 발생한다고 보아도 무리가 아닐 듯싶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해가 갈수록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05년 7천3백16건에서, 2007년에 8천7백26건, 2009년에 1만2백15건이 발생했습니다. 2009년의 경우 13세 미만의 아동 성폭행 피해자만 1천17명에 달했습니다. 이런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언론에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국회나 정부 기관들이 새로운 법을 만들겠다고 난리법석을 떨지만, 사건이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난다는 것은 새로운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저는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이 있습니다. ‘김길태 사건’이 공개된 뒤 아이들에게 이런저런 주의 겸 당부를 했습니다. ‘학원이 끝나면 꼭 전화해라’ ‘아는 사람이 어디 가자고 해도 반드시 엄마나 아빠에게 먼저 전화해라’ …. 물론 ‘세상에는 착한 사람이 훨씬 많지만 혹시 모른다’는 말을 덧붙였지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혹시 세상을 너무 무섭게만, 남자들을 경계해야 하는 대상으로만 인식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일들이 훨씬 많은데….

성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범죄자가 성도착증 환자이다, 가정 환경이 어떻다, 그에게 전자발찌를 채워야 한다는 따위의 말들이 많습니다. 경찰의 철저하지 못한 수사도 뭇매를 맞습니다. 이제는 사후약방문을 쓰기보다 선제적인 대응을 하는 데 더 신경을 쓸 때가 되었습니다.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 직장 등에서 성교육을 실질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정-학교-학원을 연결하는 안전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요구됩니다. 특히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해서는 형량도 높이고 전자발찌보다 가혹한 조치를 취하더라도 예방 효과를 강하게 해야 합니다. 이제 시간을 더 끌 이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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