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의 힘으로 세상을 울리다
  • 손유리 인턴기자 (sisa@sisapress.com)
  • 승인 2010.08.1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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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계·영화계 인사들 영향력 높아져 이외수 올라가고 이문열은 내려가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문화예술인’ 분야에서는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공동 1위(8.4%)를 차지했다. 조사 시점이 8월8일 개각 이전인 것을 감안하면 유 전 장관은 문화 정책의 수장이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유 전 장관이 2위(8.6%)였으며, 정명훈 감독이 1위(12.2%)였다.

ⓒ시사저널 임준선(왼쪽), ⓒ Riccardo Musacchio(오른쪽)

지난해 11위였던 영화감독 이창동씨가 무려 8계단이나 뛰어오르며 3위에 올랐다. 이감독의 영화 <시>가 지난 5월에 열린 제63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것이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영화 <시>는 여중생 성폭행 사건 등 사회적 이슈를 결부시켜 국내외에서 작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해 6위(6.2%)였던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올해는 4위(7.5%)에 랭크되었다. 다양한 변신으로 계속 화제를 모으고 있는 소설가 이외수씨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5위(6.9%)에 올랐다. 이씨는 ‘트위터계의 간달프’로 불리며 18만명의 추종자를 보유할 정도로 온라인에서 인기 상종가를 치고 있다.

지난해 3위(7.8%)였던 소설가 황석영씨는 세 단계가 하락한 6위(4.5%)에 머물렀다. 반면 임권택 감독은 지난해보다 두 단계 상승한 7위(4.1%)를 차지했다. 영화감독 강우석씨가 새롭게 10위권에 진입하며 임권택 감독과 공동 7위이다. 지난 7월14일 개봉한 강감독의 신작 <이끼>는 개봉 21일 만에 3백만 관객을 돌파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감독 박찬욱씨는 지난해 7위(5.1%)였으나 올해는 두 단계가 하락한 9위(3.7%)이다. 10위권에 오른 인물 중에서는 소설가 이문열씨의 순위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이씨는 지난 2008년에는 1위를 차지했다가 지난해에는 4위로 추락했는가 하면 올해는 10위(3.6%)로 턱걸이를 했다. 문화계에서는 이를 두고 이씨가 “별다른 이슈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해석하고 있다.

상위 10위권에 든 문화계 인물 가운데 문학계 인사가 세 명, 영화감독이 네 명이다. 지난해에 문학계 인사가 다섯 명, 영화감독이 두 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영화감독의 비중이 대폭 상승한 셈이다.

이에 대해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전반적으로 우리 문화가 대중 친화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방증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10위권 내에 있는 문학계 인사들도 모두 대중문화와 연관이 있다. 이외수 작가의 신작 에세이 <아불류 시불류>는 트위터 이용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반향을 얻은 단상들만 모아 출간한 책이다. 황석영씨도 스토리텔링이 매우 뛰어난 작가이다. 요즘 문화 시류가 문학 중심에서 스토리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10위권 내에 영화감독의 비중이 높아진 것도 이와 관련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각각 8위와 10위를 차지했던 소설가 조정래씨와 시인 고은씨는 올해 각각 14위(2.2%)와 13위(2.3%)를 기록하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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