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 그것이 궁금하다
  • 이철현 기자 (lee@sisapress.com)
  • 승인 2010.09.06 16:0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가항공은 얼마나 싼가?

저가항공사 항공료는 정상 운임을 기준으로 삼으면 대형 항공사와 비교해 20%가량 싸다. 김포-제주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의 정상 운임은 7만3천원가량이지만, 저가항공사인 진에어는 5만8천원이다. 국제 노선은 25%가량 싸다. 인천-방콕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의 정상 운임은 71만7천원(세금·유류 할증료 포함)이지만 진에어는 53만5천원가량이다. 저가항공사에게는 얼리버드 요금 체계가 있다. 3개월 전에 예약하게 되면 무려 50%가량 싸게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다. 얼리버드 요금 체계를 활용하면, 인천-방콕 노선 티켓을 30만원에도 살 수 있는 것이다. 대형 항공사는 인터넷 특별 할인 제도가 있으나 최대 할인율이 15%에 그친다.

저가항공이 지닌 단점은?

저가항공사는 승객 수를 늘리기 위해 좌석을 좁게 만든다. 그러다 보니 승객이 앉았을 때 다리와 앞좌석 사이가 좁아 불편하다. 비즈니스석과 1등석을 없앴다. 저가항공사는 전 좌석이 이코노미석이다. 또 원가를 줄이기 위해 기내 서비스를 최소화하고 있다. 단거리 노선은 기내식을 없애고 음식료, 담요, 오디오, 화물 수송까지 유료화한다. 뜨거운 음료는 아예 공급하지 않는 일도 많다. 온수 가열이나 보관 시설은 항공 안전 기준에 맞추려면 유지 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또 제2공항에 착륙하다 보니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저가항공이 항공료를 낮추기 위한 원가 절감 방안은?

저가항공사는 웹사이트를 통해 항공권을 고객에게 직접 판매한다. 이로 인해 여행사나 브로커가 필요 없어 판매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 저가항공사는 보잉737이나 에어버스330 가운데 한 기종만 운항한다. 국내 네 개 저가항공사는 보잉737만 운항하고 있다. 한 기종만 사용하면 우선 부품 교환이나 정비가 용이하다. 조종사나 승무원 훈련이 간편하고 예약 시스템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저가항공사는 또 여객기 운항 빈도를 최대한 높여 생산성을 높인다. 활주로에 착륙해 다시 뜨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극단적으로 줄이기 위해 조종사와 승무원이 기내 청소에 나서고 승객이 도착하는 순서대로 좌석을 배정하기도 한다.

저가항공사는 편도 4시간 이내 거리의 출발지와 목적지만 오가는 포인트 투 포인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대도시 터미널(허브)을 중심지로 삼아 취항지를 부채살처럼 연결하는 대형 항공사와 달리 저가항공사는 허브를 거치지 않고 바로 출발지에서 목적지로 이륙한다. 단거리라서 기내식도 없앨 수 있다. 저가항공사가 정시 출발률이나 화물 분실률이 낮은 것도 노선 운행 방식이 단순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승무원은 같은 여객기로 돌아올 수 있다. 장거리 국제선은 승무원 현지 교대, 숙박, 현지 노선과 연결처럼 복잡한 운항 스케줄을 마련해야 한다. 저가항공사가 장거리 국제선을 운행하기 꺼려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대신 대형 항공사는 전세계 항공사 간 연계 서비스로 전세계 곳곳에 취항하고 있다. 저가항공사는 제2공항을 이용한다. 대도시에 있는 메인 항공을 피해 공항 이용료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와 같은 원가 절감 노력이 항공권 가격 인하로 이어진다.

저가항공은 안전한가?

저가항공은 각국 정부가 설정한 안전 기준을 충실히 지키고 있다. 안전 기준과 관련해서는 대형 항공사와 차이가 없다. 진에어나 제주항공 같은 저가항공사는 지난해 국제민간항공운송협회(IATA)의 안전 기준인 항공운송표준평가(IOSA) 인증을 받기도 했다. 또 항공기도 최신 기종을 매입하거나 리스해서 운용하므로 오랜 기종을 운행하는 일부 대형 항공사보다 안전성이 크다. 정비 업무도 대형 항공사에 맡기는 일이 많다. 진에어는 대한항공에 비행기 정비 업무를 아웃소싱하고 있다. 정비 업무와 관련해 대한항공과 진에어 사이에 차이는 없는 셈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