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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꼬인 가족 분쟁, 순복음교회는 어디로?

이석 ㅣ ls@sisapress.com | 승인 2010.10.11(Mon) 18: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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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윤성호

국민일보 노승숙 회장에 대한 고소 사건을 둘러싸고 조용기 목사 가족 내부 다툼으로 격화하던 순복음교회 사태가, 그동안 관망해 오던 조용기 목사가 전면에 나서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조목사는 국민문화재단 임시이사회를 열어 사퇴 의사를 밝힌 노승숙 회장 대신에 자신의 부인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을 국민일보 회장 겸 발행인으로 추천했다. 이로써 순복음교회와 국민일보 사이에 골이 깊어지는 등 분쟁의 양상도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조용기 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전면에 나섰다. 점점 격화되는 가족 간 분쟁을 조기에 진압하기 위해서다. 조목사는 지난 9월27일 국민문화재단 임시이사회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부인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을 차기 국민일보 회장 겸 발행인으로 추천했다. 재단 이사직도 김총장에게 양보했다. 조목사와 사돈 관계인 국민일보 노승숙 회장이 사내 게시판에 사퇴 의사를 밝힌 지 불과 열흘만이다. 하지만 김총장의 국민일보 입성은 이사회의 반대와 법적인 문제 때문에 무산되었다. 그러자 조목사는 법적 절차를 보완해서 이사회를 재소집할 것을 측근에게 지시했다. 이번만큼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분위기이다. 순복음교회의 한 관계자는 “(조목사가) 마음을 확실히 굳힌 것 같다. 10월18일 재소집되는 이사회에서 노회장의 사의 표명 건과 김총장의 회장 선임 건을 정식 논의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목사는 그동안 순복음교회의 가족 분쟁에 한 발짝 물러서 있었다. 고소 사태 초기만 해도 노승숙 회장이 사표를 제출하겠다는 것을 극구 만류했다.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을 불러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순복음교회 관계자는 “(조목사의) 호통 소리가 비서실 밖까지 들릴 정도로 화를 많이 냈다”라고 귀띔했다. 김성혜 총장의 ‘국민일보행’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조목사는 지난 9월7일 국민일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집사람에게 여러 번 얘기했지만 말을 듣지 않는다. 자포자기하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토로했다.

   
▲ 왼쪽부터 조용기 목사,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 김성혜 한세대 총장, 조민제 국민일보 사장.

순복음측, 국민일보 지원 중단 검토

그런 조목사가 갑자기 김성혜 총장의 손을 들어주었다. 교회 안팎에서는 조목사의 입장이 급선회한 배경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순복음교회 및 국민일보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렇다. 조목사는 최근 개최된 임시이사회 이후 화가 많이 났다고 한다. 국민일보는 최근 1인 주주(국민문화재단)로 독립했지만, 여전히 교회의 울타리 안에 있다. 매년 교회로부터 수십억 원의 돈을 지원금 형식으로 제공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50억원, 올해는 30억원을 지원받았다. 순복음가족신문 등 교회 인쇄물도 모두 국민일보에서 인쇄하고 있다. 이로 인한 매출도 10억원에 이른다. 교회를 통해 나가는 판매 지원금 30억원까지 합하면 국민일보는 올해에만 순복음교회로부터 72억원을 지원받았다. 그럼에도 조목사는 국민일보에 아무런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최근 송인근 재단 사무국장을 집무실로 불러 이사회 재개최를 위한 법적 보완을 지시한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되고 있다. 순복음교회의 한 관계자는 “이럴 것이라면 무엇하러 국민일보를 지원하느냐. 차라리 지원을 끊자는 불만이 교회 내부에 팽배해 있다”라고 말했다.

순복음교회는 이미 국민일보에 대한 지원을 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일보에 맡겼던 인쇄물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해 인쇄소의 가격까지 조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일보와의 관계 단절이 현실화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과연 지원을 끊을 수 있겠느냐’라는 회의적 시각도 국민일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일부 가족 간의 분쟁이 교회와 국민일보의 싸움으로 확대되는 형국이다. 순복음교회의 한 관계자는 “교회 지원금 문제 역시 조목사의 지시하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측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라고 평가한다. 국민일보 노사공동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공동위원장 백화종 부사장·조상운 노조위원장)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0년 파업 때도 교회 지원금을 삭감하겠다고 압박했다. 지원금을 끊겠다는 것은 어느 정도 예정된 카드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경영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 관계자는 “교회 지원금은 조희준 전 회장이 경영할 때와 비교할 때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이 돈 없이도 국민일보 경영에는 문제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참에 순복음교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상운 국민일보 노조위원장은 “명분상으로나 법적으로 국민일보에 불리하지 않다. 이번 기회를 통해 교회와도 정상적이고 건강한 관계를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장로들 “우리도 목소리 내겠다”

순복음교회 사태와 관련해 주목되는 것은 장로들의 움직임이다. 조목사와 마찬가지로 장로들 역시 그동안 가족 간 분쟁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었다. 최근 기자가 만난 한 장로는 “불만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조용기 목사의 얼굴을 봐서 참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목사의 이미지 훼손이 순복음교회 추락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개입을 자제했다는 얘기이다.

그런데 장로들이 최근의 분쟁에 끼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족 간 분쟁으로 교회나 국민일보가 훼손되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심리가 깔려 있다. 순복음교회의 한 관계자는 “교회는 물론이고, 국민일보도 사유 재산은 아니다. (조목사의) 가족들이 교회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 장로들 사이에서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실력 행사도 불사하겠다는 태도이다. 현재 다툼을 벌이고 있는 조희준 전 회장이나 김성혜 총장뿐 아니라 노승숙 회장도 같은 부류로 보고 있다. 어차피 모두 조목사의 가족·인척으로 교회 경영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성혜 총장은 교회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인사·재정 등 교회 핵심 요직을 이미 장악한 상태이다. 2년 전 순복음교회 원로 장로를 중심으로 ‘김총장이 교회 일에 간섭할 수 없도록 해달라’라는 내용의 건의서가 조목사에게 전달되기도 했다. 노회장 역시 10년간 국민일보 사장과 회장을 지내면서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렇게 곪은 문제가 최근 가족 간 분쟁으로 외부에 표출된 것뿐이라고 한다. 때문에 이번만큼은 순순히 넘어가지 않겠다는 공감대가 원로 장로들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장로는 “조목사의 가족들이 교회 관련 일에서 모두 물러나지 않을 경우 실력 행사에 나설 예정이다. 어떤 식으로든 조만간 장로들의 목소리가 나가게 될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이 경우 순복음교회가 다시 격랑에 휘말릴 수 있다. 그동안 순복음교회는 기독교 단체로부터 적지 않게 공격을 받았다. 온 가족이 교회 경영에 나섰다는 점이 빌미가 되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조용기 목사의 은퇴와 친·인척 경영 배제 등을 요구하며 순복음교회를 압박했다. 비슷한 시기 언론개혁시민연대는 ‘국민일보가 족벌 세습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장로 1천5백명이 ‘방패막이’가 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이들마저 조목사에게 등을 돌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장로는 “(조목사가) 갑자기 입장을 선회한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시각이 특히 많았다. 장로들이 움직일 경우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재산 문제까지 불거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최근 경영권 다툼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국민일보 사옥과 관련 내용을 보도한 국민일보, 비대위 회보.
ⓒ시사저널 윤성호

 잠복했던 구조적 문제들 다시 불거질 수도

교회개혁실천연대의 한 관계자는 “포스트 조용기 체제가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조목사가 은퇴했고, 지성전이 독립하는 등 최소한의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잠잠해진 것이다. 장로들의 무력 시위는 화약고에 불을 붙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이후 잠잠했던 순복음교회의 구조적 문제들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교회 지원금 문제의 경우 언론사의 독립성과도 얽혀 있어 변수로 꼽히고 있다. 한국기자협회(회장 우장균)는 지난 10월4일 “김성혜 총장이 국민일보를 장악하기 위해 언론사 회장에게 강제로 사퇴서를 쓰게 하는 등 온갖 월권 행위를 하는 데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김총장과 조희준씨는 더 이상 언론사를 개인 회사로 보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순복음교회측은 “국민일보에서 조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엘림직업전문학교의 비리 문제를 보도하는 등 조용기 목사 부부를 공격하면서 불거진 일이다. 교회 지원금을 무기로 국민일보를 압박할 의도는 없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거취 표명을 자제했던 김성혜 총장도 10월7일 측근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녀는 “국민일보 경영에 간섭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10년 이상 장기 집권하고 있는 노회장에게 사퇴를 권고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 순복음교회 가족 분쟁이 어떤 식으로 결말날지 교회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노승숙 회장 감금 후 사퇴 종용’ 주장은 사실일까

순복음교회 가족 분쟁의 또 하나 쟁점은 노승숙 회장에 대한 사퇴 강요 여부이다. 국민일보 비대위는 지난 9월28일과 10월3일 두 차례에 걸쳐 특보를 배포했다. 이 특보에는 김성혜 총장이 노회장을 감금하고 ‘사퇴 각서’를 받았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주목된다.

김총장이나 조희준 전 회장은 그동안 “국민일보 경영권에는 욕심이 없다”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번 분쟁 역시 “노회장의 개인 비리가 문제의 핵심이다”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4시간 동안 노회장을 감금하고 사퇴를 강요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특보에 따르면 김총장은 지난 8월28일 노승숙 회장을 11층 집무실로 호출했다. 이 자리에서 김총장은 “사표를 쓰기 전에는 못 나간다”라면서 노회장을 압박했다. 심지어 조 전 회장에게 회사 기밀을 유출해서 해고된 경리팀장 김 아무개씨까지 나서 “그만두지 않으면 양심선언을 하겠다”라고 협박했다. 노회장은 결국 김총장이 직접 작성한 사퇴 각서에 서명하고서야 집무실을 나올 수 있었다는 내용이다.

노회장은 현재 입을 다물고 있다. 그는 지난 9월17일 사내 게시판에 사표 의사를 밝힌 후 두문불출한 상태이다. 사무실을 5층에서 3층으로 옮긴 후 출근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일보의 한 관계자는 “회장직에 대한 미련을 버린 것 같다. 전화번호까지 바꿔서 연락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내부에서는 김총장이 국민일보 경영에 대한 욕심 때문에 노회장에게 사퇴를 종용했을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국민일보 비대위는 10월7일 조 전 회장과 경리팀장 등을 형법상 감금 및 강요 혐의로 고발했다.

하지만 김성혜 총장의 입장은 달랐다. 김총장은 측근을 통해 “여자의 몸으로 어떻게 힘 센 남자를 감금할 수 있느냐. 노회장의 개인 비리 문제와 함께 그가 둘째아들 민제의 눈을 가리고 있다는 점을 따지는 자리였다”라고 해명했다. 김총장은 이어 “노조에서 내가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것처럼 왜곡해서 전하고 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진실은 검찰 조사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조용기 목사는 왜 갑자기 입장을 바꾸었나

조용기 목사는 지난 10월3일 일요일 여의도 순복음교회 예배당에서 4부 예배를 마친 후 국민일보 노조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여의도 순복음교회 성도들이 피와 땀으로 만든 신문을 노조가 먹으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조목사는 “국민일보를 어떻게 세웠는데 노조가 들어와서 이 짓을 하느냐. 본때를 보여줄 수밖에 도리가 없다”라고 말했다. 조용기 목사가 특정 세력을 지목해 비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신도들 앞에서 노조를 상대로 독설을 퍼부은 터여서 교회 내부적으로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국민일보 노조는 조용기 목사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조목사의 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조상운 국민일보 노조위원장은 “국민문화재단을 만들어 국민일보를 한국 교회에 내놓았던 약속을 어기려는 이유에 대해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 조용기 목사의 가족들.
ⓒ시사저널자료

조목사의 입장이 선회한 정확한 배경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노조는 “조목사가 김총장에게 약점을 잡힌 것 아니냐”라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는 비대위가 최근 발행한 조희준 전 회장과 조상운 노조위원장의 녹취록에서도 엿볼 수 있다. 조 전 회장은 “조용기 목사와 나는 일반적인 부자 관계가 아니다. 아버지가 나에게 이래라저래라 못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조목사를 옹호하는 측은 “비대위나 노조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지난 9월8일 엘림직업전문학교(교장 설상화 장로)가 유령 학생을 등록시켜 서울시에서 지급하는 운영 보조금을 횡령한 내용을 지면에 보도했다. 국민일보 노회장을 고소하면서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설상화 장로를 타깃으로 한 기사로 해석되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목사 흠집 내기’가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엘림직업전문학교가 조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엘림복지회 산하에 있기 때문이다.

비대위나 노조측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라는 입장이다. 비대위측은 엘림직업전문학교의 비리가 제보된 데 따른 취재라는 점을 강조했다. 비대위는 특보에서 “악의적인 여론몰이 가능성을 우려해 기사 게재 여부를 고심했다. 엘림직업전문학교가 일부 인사의 부정과 비리로 얼룩져서는 안 된다는 소명 의식에서 기사 게재를 최종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분명한 사실은 이번 일로 ‘순복음교회’(조용기·조희준·김성혜)와 ‘국민일보’(노승숙·조민제)로 조목사와 친·인척의 편이 명확하게 갈렸다는 점이다. 조희준씨는 조목사의 첫째아들이고, 조민제 국민일보 사장은 둘째아들이다. 형제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독립한 21곳의 제자 교회가 국민일보와의 전쟁에 합류하는 등 ‘국민일보 사태’의 불길은 점점 순복음교회 중심부로 번지고 있다. ‘기독교 대한 하나님의 성회(기하성)’ 소속 여의도 제2지방회와 영산제자교회 담임목사협의회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경문 목사와 회원 일동은 지난 10월10일 성명서를 내 노승숙 회장과 국민일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국민일보는 순복음교회, 성도, 조용기 목사 부부에 대한 비방을 중지하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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