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유전자 비밀 찾아 부릅뜬 눈 한국 과학 빛낼 이, 김빛내리
  • 노진섭 (no@sisapress.com)
  • 승인 2010.10.1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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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째 1위 지켜…‘세계를 이끌 국가 과학자 5인’에도 선정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시사저널>이 선정한 과학기술 분야의 차세대 리더 1위 자리를 지켰다. 김교수는 지난 4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선정한 ‘세계를 이끌 국가 과학자 5인’ 중 한 명으로 뽑히기도 했다.

유일한 여성 과학자, 그것도 42세의 젊은 교수가 세계적인 명성을 떨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마이크로 RNA에 대한 연구 성과가 큰 몫을 했다. 유전병의 20% 이상이 RNA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하므로 유전자 조절 물질인 마이크로 RNA의 기능을 구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관련 연구는 미진한 편이었다.

10년 전 국내에서 처음으로 마이크로 RNA 연구에 뛰어든 김교수는 지난해 마이크로 RNA 생성 원리와 기능을 최초로 밝혀냈다. 초파리를 이용한 실험에서 마이크로 RNA가 지방세포에서 인슐린 신호 전달을 촉진시켜 신체 성장을 조절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는 마이크로 RNA와 인간 질병의 관계를 밝히고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람에게서 인슐린 신호 전달에 문제가 발생하면 많은 질병이 생기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당뇨병과 암이다. 또 인슐린 신호가 노화 과정을 조절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김교수의 이번 연구는 암·당뇨 등 난치병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김교수는 앞으로 RNA에 대한 기초 연구 분야에 더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RNA가 세포의 분화와 증식에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밝혀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안철수·이상엽·이소연이 뒤 이어

김교수는 1992년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미생물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분자세포생물학, 생리·생화학·생물물리학이 주 전공 분야이다. 1999~2001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활동했다. 2001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올해 석좌교수가 되었다. 슬하에 초등학생 딸과 아들을 둔 평범한 엄마이기도 하다.

안철수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이소연 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 최해천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김필립 컬럼비아 대학 물리학과 교수, 박상후 부산대 기계공학과 교수 등이 김교수의 뒤를 이었다. 이상엽 교수는 지난 8월 ‘가상 세포 방법론’을 개발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다. ‘가상 세포 방법론’은 컴퓨터 시스템으로 실제 세포를 모사해 연구하고자 하는 생명체의 세포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도구이다. 이교수는 이 방법론을 개발해 생명공학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함으로써 생명체의 분석과 개량 연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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