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_2. 젊게 사는 법] 하루 2km 뚜벅뚜벅, 땀 흘린 걸음이 나 살린다
  • 천용민I연세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
  • 승인 2010.10.1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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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 얼마나, 어떻게 걸어야 효과가 있나.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동작이라고 할 수 있는 걷기는 산소 섭취량 증대, 심장 기능 강화, 신진대사 촉진, 병에 대한 저항력 강화 등 다양한 효과를 가져다준다. 하지만 너무 기본적인 것이어서 그 중요성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흔하다.

ⓒ시사저널자료

단순히 걷기보다는 건강을 지킨다는 의식적 측면을 강조하는 걷기 운동(Exercise Walking)은 원래 군대의 행진에서 비롯되어 레포츠로 대중화했다고 볼 수 있다. 걷기는 가장 안전하면서 간단해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운동 부족으로 생기는 여러 가지 성인병을 예방해준다.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혈압 및 콜레스테롤 수치도 떨어뜨려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질환을 막아주며 중풍 등 뇌혈관 질환도 예방한다. 그 밖에 규칙적인 걷기는 당뇨를 예방하고 지속적인 체중의 부하로 뼈를 강하게 해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한 과체중인 사람이나 노인, 퇴행성 관절염이나 류마티스 관절염 등이 있는 사람, 중풍으로 편마비가 발생한 환자 등을 위한 재활 운동 프로그램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걷기는 다리의 근육을 단련시키고 관절의 기능을 향상 시킨다. 사람의 몸에는 6백개 이상의 근육과 그 근육에 의해 움직이는 2백여 개의 뼈가 있다. 걷기 운동을 하면 온몸의 근육과 뼈가 모두 운동에 참가하게 되는데 특히 다리에서의 혈액 순환과 물질 대사가 활발하게 진행된다.  

또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준다. 비만은 체질과도 관련이 있지만, 결국은 섭취하는 칼로리에 비해 소모하는 칼로리가 적은데서 온다. 비만한 사람은 지방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기 때문에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사람에 비해 걸을 때 불편과 괴로움을 느낄 수 있다. 오히려 이러한 사람들에게는 규칙적인 걷기 운동이 더 절실하다 할수 있겠다. 특히 적절한 운동 방법을 찾지 못한 중년 여성의 비만 해소를 위해서는 빠르게 걷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분당 100보 정도(시속 6㎞)의 빠른 걸음으로 40분씩 1주일에 4회 이상 걸었을 때 체중이 평균 2.82㎏ 감소했으며, 체질량지수는 1.17㎏/㎡, 체지방률은 2.9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식이요법이나 다른 약물요법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빠르게 걷는 방법만으로 감량한 것이다.

그 밖에도 혈당과 중성지방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혈당이나 중성지방은 운동에 의해 조절될 수 있다. 걷기 운동을 자주 하면 열량의 원천으로 되는 피 속의 당분이나 중성지방이 소비된다. 중년 또는 노년기에 들어선 사람들은 젊은이들에 비해 걷기 운동에 의한 혈당 및 중성지방이 낮아지는 속도가 빠르다. 밥 먹은 다음 1시간 정도 걷기 운동을 하면 이런 효과가 나타난다.  

▲ 건강을 위해 걷기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사저널자료

 걷기의 또 다른 효과는 저혈압이나 빈혈, 고혈압에 좋다는 것이다. 혈압이 낮은 사람은 심장이 낮은 압력 조건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약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적당한 운동을 하면 심장에 많은 피가 흘러들어가면서 심장이 단련된다. 저혈압인 때에는 지치지 않을 정도로 운동량을 점차 늘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빨리 걷기도 하고 천천히 걷기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피 속에 적혈구나 혈색소의 양이 많아진다. 이때는 약간 숨이 가쁠 정도로 걷는 것이 좋다. 맨발로 걷거나 운동화 같은 얇은 신발을 신고 울퉁불퉁한 길가를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고혈압인 경우에는 자기의 몸 상태에 맞게 걷는 것이 원칙이다. 운동을 하면 말초 핏줄의 피 흐름이 활발해지고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어 점차 혈압도 내려간다. 그러나 운동이 고혈압 환자들에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다른 운동 때와 마찬가지로 점차 자기의 몸에 맞게 세기를 높여야 한다. 기본에 익숙해진 걷기 운동을 쉼 없이 반복하는 것이다. 걷는 구간은 하루 1.5~2㎞로 하는 것이 좋다.  

다른 장점을 추가하자면 걷기를 통해 뇌의 노화를 막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중년기, 특히 노년기에 들어서서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이 쇠약해지고 자극이 줄어들어 그 결과로 뇌세포의 노화가 촉진된다. 뇌에 긍정적인 자극을 줘 뇌세포의 노화를 막는 방향에서 작용하는 것은 뼈들에 붙어 있는 긴장근인데 이것은 하반신에 가장 많이 모여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반신을 많이 움직이는 운동은 뇌를 언제나 젊게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가 된다.

뼈 또한 움직이지 않으면 약해지는 대표적 조직이다. 팔이나 다리의 뼈를 다쳐 치료하는 동안 움직이지 않고 오랜 시간이 경과한 후에 엑스레이 검사 등으로 뼈를 관찰하면 피질골이라 불리는 뼈의 바깥쪽 딱딱한 부분이 얇아지고 전체적으로 성겨진 형태로 약해진 것을 알 수 있다. 골질이 빠진다고들 하는데, 따라서 적절한 외부 자극인 운동을 해야 건강한 뼈의 생성을 촉진할 수 있다. 신체가 건강한 사람이라면 하루에 한 걸음도 걷지 않는 사람은 없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걷기.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특별한 생각 없이 걸을 뿐 정확한 걸음걸이가 어떤 것인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또 자신이 잘못된 걸음걸이를 하고 있으면서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걷기는 가장 손쉬운 전신 운동이자 유산소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걷기는 일상에서 다른 운동 기구 없이 손쉽게 할 수 있는 기초적인 운동법이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저‘쉬운 운동’으로만 생각해 걷기 운동을 시작하는데, 이는 아주 경솔한 판단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바르게 걷는 방법은 무엇일까? 걷기는 가장 많이 반복되는 신체 활동이다. 올바른 걸음걸이가 통증을 예방하고 치료할 뿐 아니라 신체의 모든 근육을 강화시켜 탄력적이고 매력적인 몸매를 가꾸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잘못된 걸음걸이는 근육·신경·골격 등에 무리를 주어 통증을 유발하며, 결국에는 걸으면 걸을수록 신체에 무리를 준다.

등과 허리를 똑바로 펴고 배를 홀쭉하게 배 근육을 등 쪽으로 당기며 보폭은 넓게 하고 착지 동작은 발뒤꿈치부터 하는 것이 바른 보행 방법이다.

▲ 걷기도 제대로 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시사저널자료

앞발의 볼 쪽에 체중이 실리면서 몸이 약간 앞으로 기울어져야 한다. 팔을 흔드는 거리도 앞뒤가 같고, 각도는 앞뒤로 각각 15도에서 20도가 좋다. 무릎은 약간 앞으로 부드럽게 굽힌다. 발의 각도는 15도에서 20도 정도 바깥쪽으로 벌어지게 걸으며 다리 사이의 간격은 엉덩이 넓이만큼 벌린다. 발을 땅에 디딜 때는 발뒤꿈치의 중앙으로 디딘다. 정상적인 걸음걸이는 신발의 닳은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뒤쪽 바깥 면과 앞쪽 안 면이 골고루 닳았다면 체중이 올바로 분산된 상태로 제대로 걷는다고 볼 수 있다.

이 때 팔은 무리한 힘을 가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흔들어준다. 걷기 운동에서 발을 딛는 요령은 발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게 한 다음 발 앞쪽으로 중심을 옮겨간다. 턱을 당겨 목을 바로 세우며, 고개를 숙이지 않도록 하며 시선은 전방 15도가량 위를 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가슴 부위를 앞으로 내밀거나 들어올리고 걷는 것은 몸무게를 뒤꿈치로 쏠리게 해 척추와 허리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상체의 무게를 엉덩이 위에 두는 걸음걸이는 머리를 앞으로 내밀게 만들어 어깨가 구부정하게 된다. 무릎을 지나치게 곧게 펴고 걷는 걸음걸이의 경우 다른 근육이 약해질 수 있다. 가장 흔한 것으로 발목 안쪽이 마주 향해 휘어지는 자세는 평발인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허리와 목에 엄청난 부담을 준다.

한강변이나 동네 산을 오르다 보면 뒤로 걷기를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뒤로 걷기는 평소 잘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신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킨다. 또 넘어지지 않기 위해 균형을 잡다 보면 뇌신경 기능을 자극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리 근육이 굳어져 많이 걷기 힘든 사람이나 무릎 수술 환자, 인대에 부상이 있는 사람에게도 좋다. 특히 퇴행성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이 뒤로 걸으면 신체 앞부분에 쏠려 있는 인대근육, 다리근육 외에 근육이 균형 있게 발달하고 무릎에 무리를 주지 않아 다리 통증이 완화 된다. 지하철 입구 계단을 뒤로 오르내리는 중년 여성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대부분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다. 그러나 70세 이상의 노인이나 골다공증 환자는 넘어질 위험과 어지럼증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걷기 전에 간단한 맨손 체조처럼 동적인 준비 운동을 하는 것은 체온을 적절히 상승시켜 근육 이완 효과를 더 좋게 하고 부상 예방과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 시간은 5~10분이 적당하며 정지한 상태에서 힘을 가하는 동작인 스트레칭은 허리·무릎·다리·발목·목·어깨·팔·손 등의 순서로 한 동작을 15~30초 유지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 동작을 취할 때 몸의 반동을 이용하는 방법은 좋지 않다. 약간 땀이 날 정도로 걷기는 30분 이내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걷기 초보자라면 무리할 필요 없이 평상시 보행 속도로 시작하고 걷고 싶은 만큼 천천히 걸으면 된다. 걷기 운동은 걷는 속도보다 일정한 시간을 걷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는 다른 운동과 마찬가지로 몰아서 하는 것보다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략 45분 이상, 거리는 3㎞ 내외를 1주일에 3~4회 정도 걷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정도가 숙달되면 걷는 속도를 변화시켜 점차 빠르게 걷도록 하고, 이후에는 주당 실시하는 횟수를 늘려서 운동량을 증가시키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체력 수준이 낮거나 연령이 높을 경우에는 더 낮은 단계, 즉 운동 시간은 가급적 동일하게 하되 걷는 속도를 천천히 하며 익숙해지는 정도에 따라 점차 속도, 시간, 거리를 늘려나가도록 한다.

걷기 운동 후에는 더운 물에 발을 담구고 피로를 풀고, 마사지와 허리 스트레칭도 동시에 해주는 것이 좋다. 이때 허리 스트레칭은 의자에 앉아 팔을 만세 자세로 올리고 서서히 머리와 목, 경추와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면서 양다리 속으로 손을 내리고 허리를 구부렸다가 다시 서서히 허리-등-목 순서로 펴는 운동을 한다. 또 벽에서 1m 정도 떨어진 상태에서 벽을 향해 서서 팔굽혀펴기를 하는데, 이때 주의할 점은 발바닥이 땅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몸을 일직선으로 세워서 팔굽혀펴기를 하게 되면 아킬레스건과 무릎굴곡근, 고관절, 히프관절의 굴곡근이 스트레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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