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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광이 넘친 자리, 별은 떠올랐다

<슈퍼스타K2>, 우승자 허각 띄우며 막 내려…“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서 절반의 성공” 평가 거둬

이철현 기자 ㅣ lee@sisapress.com | 승인 2010.10.25(Mon) 18: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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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은 얻었고, 음악은 잃었다.’ 지난 10월23일 새벽 1시 문자투표 1백 30만개를 넘기는 기록을 남기고 막을 내린 <슈퍼스타K2>에 대한 평가이다. 케이블TV 프로그램에서는 일찍이 볼 수 없었던 화제를 뿌리며 허각·존 박·장재인·강승윤·김지수 같은 스타를 대거 양산했다. 지상파 프로그램을 압도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파격이 벌어졌다. 이와 달리 창작 능력을 갖춘 뮤지션보다 노래 잘 부르는 가수를 발굴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슈퍼스타K2> 제작진은 참가자의 애틋한 스토리를 가져와 음악성의 빈곤을 채워야 했다. 휴먼스토리가 시청자들로부터 감동을 이끌어냈지만 그 과정에서 사생활 침해 논란이 불거졌다.

   
ⓒ시사저널 유장훈

<슈퍼스타K2> 최종 결선 무대는 시청률 15%가 넘는 케이블TV 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 8월28일 <슈퍼스타K1> 6회가 시청률 6.423%를 기록하기 전까지 케이블TV 프로그램 시청률은 6%를 넘긴 적이 없다. 케이블TV 프로그램이 시청률 2%를 넘으면 ‘대박’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결승전 시청률 기록은 해마다 시리즈를 이어갈 <슈퍼스타K> 외에는 깨기 힘든 기록이다. 지난 10월15일과 22일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생방송으로 펼쳐진 준결승과 결승 무대는 그날 하루 지상파와 케이블TV에서 방송된 모든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케이블TV가 지상파 방송을 압도적 차이로 제쳤으니 주관사 엠넷미디어로서는 ‘쾌거’이다. 김용범 엠넷미디어 프로듀서는 “시청률 6%를 넘긴 케이블TV 프로그램이 없던 와중에 <슈스케(<슈퍼스타K> 별칭)1>이 평균 시청률 8%를 넘기며 성공했다. <슈스케>는 엠넷미디어가 전사적으로 밀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슈퍼스타K> 시리즈는 ‘슈퍼스타’ 뮤지션을 발굴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슈퍼스타K> 시리즈는 경쟁 양식이나 심사 방식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인 미국 <아메리칸 아이돌>이나 영국 <팝 아이돌>을 베꼈다. 두 프로그램은 영국 출신 천재 TV프로듀서 사이먼 풀러의 작품이다. 풀러는 지난 1998년 영국 TV프로그램 <팝 아이돌>을 제작했다. <팝 아이돌>의 성공에 힘입어 풀러는 미국 폭스TV에 <팝 아이돌> 포맷을 팔아 <아메리칸 아이돌>을 만들어냈다. 지금까지 <아메리칸 아이돌>이나 <팝 아이돌> 우승은 가수 겸 작곡가(싱어앤송라이터)가 차지했다. <아메리칸 아이돌> 3회 우승자만 빼면 8회 우승자 전원이 가수 겸 작곡가이다. 곡 해석과 창작 능력을 갖춘 뮤지션들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의 우승으로 자기 음악 세계를 만들어냈다. <아메리칸 아이돌> 1회 우승자 켈리 클락슨은 발매하는 앨범마다 플래티넘 앨범이 되었다. 미국 대중음악계 최고 영예인 그래미상을 두 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클락슨은 지금까지 1천50만장이 넘는 앨범을 판매했다. 참가자의 음악 장르도 다양하다. 2회 우승자 크리스토퍼 스튜다드는 리듬앤블루스(R&B) 가수로, 7회 우승자 데이비드 쿡은 록 가수로 유명하다. 5회 우승자 테일러 힉스나 9회 우승자 크리스 앨렌은 각각 독립 앨범을 제작할 정도로 음악적 개성이 뚜렷하다.

   

 이와 달리 <슈퍼스타K2> 결선 진출자 존 박이나 허각은 주어진 곡을 잘 부르는 가수이다. 지난해 <슈퍼스타K1> 우승자 서인국도 가수일 뿐이다. 음악평론가 김봉현씨는 “참가자들의 프로듀싱·작곡·작사 실력을 검증할 수 없다. 오직 우리가 판단하고 평가 내릴 수 있는 부분은 ‘원곡을 얼마나 잘 어울리게, 그리고 훌륭하게 소화했는지’ 여부이다”라고 말했다.

<슈퍼스타K2> 예선에서 가수 서인영이 부른 <신데렐라>를 기가 막히게 재해석해 심사위원들로부터 감탄을 이끌어낸 김지수와 장재인이 결승에 오르지 못하고 탈락했다. 심사위원들로부터 김지수와 장재인은 음악적 개성이 뚜렷하고 창작 능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각씨는 “가장 재능이 탁월한 경쟁자는 김지수이다. 말이 필요 없다. 재능이 뛰어나고 음악을 즐긴다”라고 말했다. 제작자이자 가수 박진영은 “김지수에게는 소울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지수는 톱6에서 떨어졌다. 장재인은 심사위원으로부터 찬사를 받았으나 문자 투표에서 밀려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심사위원 윤종신은 “(장재인씨가) 비록 결선에는 진출하지 못했으나 앞으로 한국 음악에 미치는 영향은 (결선 진출자들보다) 클 것이다”라고 내다보았다.
 
<슈퍼스타K2>는 생방송 도중 시청자가 보내는 문자 투표가 배점에서 60%를 차지한다. 사전 인터넷 투표가 10%, 심사위원 평가가 30%이다. 그런 만큼 외모나 인상에서 스타성을 갖춘 이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심사 방식에 하자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아메리칸 아이돌>은 100% 시청자 투표로 우승자를 가린다. 하지만 해마다 탁월한 뮤지션이 우승한다. 음악적 다양성이나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한국 시청자의 수준이 떨어지는 탓일까.

외국의 오디션 프로그램과 비교해 차별성을 꾀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은 엿보인다. 김용범 프로듀서는 “(<슈퍼스타K> 시리즈는) 가요 프로그램 안에 <인간 극장> 요소를 배치하는 구성을 채택해 외국 오디션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을 꾀했다. ‘겸양’을 앞세우며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국민성을 감안해 참가자의 가슴속 이야기를 꺼내는 장치가 바로 <인간 극장>식 포맷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 명문 노스웨스턴 대학 아카펠라그룹 출신 재미교포(존 박)가 준수한 외모로 벼락 스타가 되고 ‘왕따’ 소녀(장재인)가 음악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감동 스토리가 프로그램 전면에 배치되었다. 중학교를 중퇴한 천장 수리공(허각)이 어린 시절 헤어진 후 이제 재혼해 만날 수 없는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얼마 전 아버지와 사별한 소녀(박보람)가 아버지를 그리는 스토리가 애절한 음악과 어우러진다. <슈퍼스타K2>는 음악에만 치중한 외국 오디션 프로그램보다 스토리가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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