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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뺨치는 막강 ‘지방대 파워’

한국의 신 인맥 지도 | 영남대 vs 경북대

이춘삼│편집위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0.11.08(Mon) 20:2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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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대학교
ⓒ영남대 제공

박정희 대통령 생존 시절인 1970년대, 신생 영남대는 이선근 박사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총장 재임 시절(1969년 4월~1974년 2월)에 전성기를 구가했다. 대통령은 자신의 국사 가정교사였던 그에게 전폭적인 신임을 나타냈다. 이선근 총장의 승용차에는 ‘경북 1호’의 번호판이 부여되었고, 각급 기관장들은 대통령과 직접 전화 통화를 하던 그 앞에서 머리를 조아려야 했을 정도이다. 학교가 뻗어나가는 데 거칠 것이 없었다. ‘한강 이남에서 제일 좋은 대학’이라는 자부심이 이 시기에 용솟음쳤다.

   


실제로 영남대는 당시 사법시험이나 행정고시 등 국가고시 합격자 숫자에서 지방 대학 1위의 영광을 차지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 교주가 재판정에 불려나갔을 때 주변에 법조 동문이 하나도 없더라고 개탄하며 그 후 사법시험 응시자에게 파격적인 지원을 쏟아부었다는 일화가 있다. 이와 견주어볼 때 가정 형편상 서울 유학이 어려웠거나 서울의 상위권 대학으로의 진학 꿈을 이루지 못한 많은 인재가 ‘대통령의 대학’이라는 메리트에 이끌려 영남대로 모여든 것이 학교 발전에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영남대학교는 1967년 12월16일 학교법인 영남학원이 대구대학(1947년 설립)과 청구대학(1950년 설립)을 합병해 설립한 학교이다. 1967년은 청구대학이 학내외의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 때문에 자력으로 존립하기 힘든 상황에 처한 시기였다. 청구대학 교수로 있던 노산 이은상 선생이 그해 5월, 5대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6대 대통령에 연임된 박대통령에게 “각하. 임기를 마치고 나면 마당 쓸 데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진언했고, 이 의견이 받아들여져 영남대 탄생의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전해진다.

   


국회의원 18명, 자치단체장 16명, 공기업 CEO 및 대학 총장 17명, 중앙 부처 고위 공직자 52명, 재계 CEO 및 중견 기업인 6천여 명, 국내 매출 1천대 기업 CEO 중 지방대 1위·전국 9위. 이것이 영남대 인맥의 현주소이다. 거슬러 올라가 대구대학 1947년 개교 이래 배출된 18만명의 영남대 동문들은 그들만의 끈끈한 유대와 결속력을 바탕으로 나름대로 우리 사회 ‘오피니언 리더’의 한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문 네트워크 잘 짜인 것으로 정평

영남대 인맥에서는 지난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에 이르는 시기의 학번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1970년대 들어 영남대는 우수한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천마장학생 제도(현 21세기 천마특별장학금)를 도입했다. 지금은 학교마다 장학 제도가 크게 확충되었지만 한 해 10여 명의 학생에게 4년간 전액 장학금과 생활비, 교재비를 제공하는 내용의 장학 사업은 당시로서 매우 파격적인 것이었다.

   


영남대는 ‘막강 동문’ 파워를 자랑한다. 총동창회를 중심으로 한 동문 네트워크가 잘 짜여진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런 바탕 위에 전통적으로 영남대는 갖가지 선거에서 많은 동문을 당선시켰다. 1995년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만 보더라도 지방 대학 중 선출직 진출 1위의 기록을 뺏기지 않았다.

   


영남대는 많은 동문을 국회로 보냈다. 법학과 49학번으로 15대 국회의장을 지낸 바 있는 김수한 동문은 영남대 인맥의 고문으로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 18대 국회 들어 전재희·김광림·이명규·전혜숙·김성조·주호영·박보환 의원 등 7명의 학부 출신 의원과 행정대학원 석사 출신인 조원진·주성영 의원이 진출했다. 여기에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한 서상기(한나라당·대구 북 을)·이인기(한나라당·고령 성주 칠곡)·송영선 (미래희망연대·비례대표)·서갑원(민주당·순천)·이철우(한나라당·김천)·유승민(한나라당·대구 동 을)·최경환(한나라당·경산 청도)·정희수(한나라당·영천)·김태환(한나라당·구미 을)·추미애(민주당·서울 광진 을) 의원이 영남대와 인연을 맺어 여의도에서 영남대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영남대에는 특히 차기 대권의 유력 주자로 꼽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큰 버팀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박대통령 서거 이후 1989년 문교부에서 파견한 임시이사 체제로 학교가 운영되기 전까지 영남학원 이사장을 맡았다. 그러다가 영남대가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되어온 20년 동안 ‘주인 없는 학교’라는 취약성으로 인해 학교 발전의 어려움을 겪었다는 반성이 대두됨에 따라 새로 이사회를 구성하며 영남대 총장, 영남이공대학 총장, 영남대 총동창회 대표자의 당연직 이사 3인과 박 전 대표가 추천하는 4인의 이사로 조직을 개편하기에 이르렀다. 박 전 대표가 이사회에서 직책을 맡은 것은 아니지만 그를 영남학원의 중심으로 보는 데는 대체적으로 지역 정서가 일치하고 있다. 이같은 입지와 더불어 상당수의 친박계 인사들이 영남대의 최고경영자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박 전 대표의 정치적 파워가 영남대와 맥을 잇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영남대 동문들은 광역자치단체장 2명, 기초자치단체장 13명, 교육감 16명, 광역의원 20명, 기초의원 39명을 배출하며 막강한 동문 파워를 재확인했다. 특히 김관용 경북도지사(경제 65)는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중 최다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으며, 김범일 대구광역시장(최고경영자 과정) 역시 재선 고지에 올랐다. 우동기 대구광역시교육감(행정 72·전 영남대 총장)과 신현국 문경시장(식품가공 70), 권영세 안동시장(법학 72), 최병국 경산시장(행정 74) 등이 영남대 출신 주요 자치단체장으로 지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관계에서도 영남대 출신의 위세는 돋보인다. 현 정부 들어 입각한 사람으로 전재희 전 보건복지가족부장관과 주호영 전 특임장관이 있었으며, 현재는 최경환 지식경제부장관이 국무회의의 멤버로 참여하고 있어  지금까지 전·현직 장관 3명을 배출했다. 지난날 장관직을 역임한 동문으로는 배상욱(정외 48·전 체신부장관), 이석제(법학 52·전 감사원장), 이선기(정외 54·전 동력자원부장관), 최재욱(법학 59·전 환경부장관), 곽결호(토목 67·전 환경부장관), 김병준(정외 72·전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정무(경영대학원 석사·전 건설교통부장관) 씨 등이 있었다.

   

 

   

   

   


서울대가 우위를 보인 8·8 개각과 9·6 차관급 인사에서도 영남대 파워는 식지 않았다. 장관급인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에 최종태 동문(상학 57)이 발탁되었으며, 차관급인 국세청장으로 이현동 동문(행정 76)이 취임했다. 이청장은 노태우 대통령 재임 당시 서영택씨 이후 대구·경북 출신 인사로는 오랜만에 세무 공무원의 최고위직에 올랐다. 또 이채필 고용노동부 차관(행정 77)은 상당수의 차관급 교체가 있었음에도 능력을 인정받고 유임되어 노동 정책을 계속 이끌고 있다. 여기에 박철규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법학 76), 김화동 기획재정부 FTA국내대책본부장(법학 76), 이상진 교육과학기술부 인사정책실장(법학 76), 오경태 농림수산식품부 녹색성장정책관(행정 78) 등이 정부 내 영남대 핵심 인맥으로 통한다.

   
   


공기업 쪽으로 눈을 돌리면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법학 64)과 엄홍우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식품가공 69), 남효채 한국지역진흥재단 이사장(행정 70), 김종성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법학 72), 임인배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법학 75), 김광원 한국마사회 회장(환경대학원 석사)이 있어 공기업 CEO로 파워 인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내무 공무원 사회에서 영남대 출신의 뿌리는 깊다. 역대 경찰 총수로 이성주 전 치안국장(법학 53), 채원식 전 치안국장(토목 50), 김우현 전 치안본부장(경제 53), 이인섭 전 경찰청장(법학 55), 최기문 전 경찰청장(경영 71) 등이 올라 꾸준히 맥을 이어왔다.

역대 경상북도지사 중 임명직으로 제20대 김상조(정외 54), 제21대 김우현(경제 53), 제22대 이판석(상학 53), 제23대 이의근(경제 58), 제24대 우명규(대학원 박사) 지사가 있었다. 그리고 민선 지사 시대로 접어들면서 제26~28대 이의근(경제 58), 제29대와 현 30대 지사로 재임 중인 김관용(경제 65) 지사에 이르기까지 영남대 출신들이 끈을 놓지 않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역대 대구시장 역시 임명직의 제27대 이종주 시장(행정 73)이 있었고, 제31~32대의 김범일 민선 시장(최고경영자 과정)이 건재하다.

   


재계에서도 두터운 인맥으로 ‘두각’

재계에서도 영남대 세력은 막강하다. 산업·증권·금융 등 각 분야에서 영남대 인맥이 주요 포스트를 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승한 홈플러스그룹 회장(경영 66), 이동걸 신한금융투자 부회장(경제 66), 박오규 삼성토탈 부사장(경영 73)이 영남대 출신이다. 특히 영남대 출신은 현대중공업·한국전력공사·삼성생명보험 등의 임원진에 대거 포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상무 이상 임원 2백명 가운데 17명이나 되고 한국전력공사에서도 영남대 출신은 11.1%로 고려대(22.2%), 서울대(16.7%)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보험 임원진 가운데 영남대 출신은 서울대에 이어 고려대와 함께 9.1%를 차지한다. 건설업계의 경우 건축과와 토목과 인맥이 폭넓게 퍼져 있다. 청구대 건축과가 당시 지방의 명문이어서 뛰어난 인재가 몰렸던 덕분이다. 구임식 대우건설 전무(토목 72), 황규복 SK 임업토목사업부문 부사장(토목 72), 임교상 삼성테스코 점포건설본부장(건축 77) 등이 지역 건설업계에서 한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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