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감시망’에 든 요주의 조직들
  • 정락인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0.11.08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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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공개한 국제 테러 단체 리스트 / 20여 곳 지목해 동향 집중 감시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호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주요 20개국 정상을 비롯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들이 대거 참석한다. 때문에 정부는 혹시 일어날지 모를 테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G20 정상회의 경호안전통제단’(단장 김인종 청와대 경호처장)을 발족했고, 정상회의 기간에는 군과 경찰 병력이 대거 투입된다. 경호·안전에 군과 경찰 4만명, 시위 대비에 2만명이 투입될 예정이다.

회의장인 아셈타워와 각국 정상들이 입국하게 되는 공항 그리고 이들이 묵는 숙소, 이동 경로 등에는 경찰과 군인, 청와대 경호팀, 국가정보원의 요원들이 배치된다. 국군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0월 말 경계 태세를 ‘최고 수준의 군사 대비 태세’로 격상향시켰다.

▲ G20 정상회의를 앞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특공 경찰대원들이 순찰을 돌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정부는 테러 단체들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며 이들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제 테러리스트와 상습 시위 단체 등에 대해서는 입국을 불허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주목되는 테러 단체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국가정보원 테러정보통합센터가 공개한 요주의 국제 테러 단체들은 대략 20개이다.

우선 테러 단체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알카에다가 눈에 띈다. 이 단체는 1988년 오사마 빈 라덴이 창설한 수니파 무장 테러 단체이다. 이들은 이슬람 근본주의 이념을 확산시키고 세속적 이슬람·아랍 국가 지도자를 제거하며 이슬람 국가 내 서방 세력 축출, 친미 국가·단체·인물 등을 제거하는 것을 투쟁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이 벌인 대표적인 테러 사건이 ‘9·11 테러’이다. 1996년 사우디아라비아 다란 소재 미군 막사 폭탄 테러와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 폭탄 테러 사건 등 다수의 대미 테러를 배후에서 지원한 혐의도 받고 있다. 미국은 오사마 빈 라덴에게 최대 25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동남아의 알카에다로 불리는 ‘제마 이슬라미야’도 요주의 테러 단체 가운데 하나이다. 이 단체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1993년 창설되었다. 가장 위험한 테러 조직 중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 2002년 10월 이들이 저지른 발리섬 나이트클럽 연쇄 폭탄 테러로 2백2명이 사망하고, 3백여 명이 부상당했다. 3년 뒤인 2005년 10월에는 발리 섬 카페와 쇼핑센터 등에 연쇄 자살 폭탄 테러를 자행했고, 이로 인해 26명의 사망자와 1백2명의 부상자를 냈다.

페루 중앙 고원 지역인 아야쿠초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빛나는 길’은 페루 공산주의 혁명을 목표로 주요 국가 시설 및 외국인 공격, 대정부 폭력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2008년 10월 우앙카벨리카 시에서 군 병력을 대상으로 폭탄 테러를 해 19명을 사망케 했다. 이 단체는 1992년 창설자인 구즈만이 체포되면서 세력이 급속하게 약화했다. 현재 조직원 규모는 5백여 명이다.

‘모로 이슬람 해방전선’(MILF)은 1978년 필리핀 남부에서 이슬람 독립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창설되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대정부 무력 투쟁을 전개하며 필리핀 내 최대 반군 세력으로 부상했다. 조직원 수는 1만1천여 명으로 추정된다.

‘콜롬비아 무장 혁명군’(FARC)은 1964년 콜롬비아 무장 농민군 지도자 출신들로 구성된 반군 게릴라 단체로서 콜롬비아 정부를 전복한 후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무장 투쟁에 나서고 있다. 2002년 2월 대통령 후보인 베탕쿠르를 납치한 조직이기도 하다. 전성기 때에는 조직원이 1만7천여 명에 달했으나, 현재는 7천여 명 수준이다.

1978년에 창설된 ‘쿠르드 노동자당’(PKK)은 이라크·시리아·이란·터키 등 쿠르드족 거주 지역 내 ‘쿠르드 독립 국가 연합’을 창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92년 9월 터키 남부 데레치크 검문소를 공격해 36명을 사망케 했다. 미국, 영국, 유럽연합, 캐나다에서 테러 단체로 지정되어 있다.

레바논의 무장 단체 ‘헤즈볼라’는 중동 지역에서 최대로 규모가 큰 이슬람 시아파 조직이다. 이들은 레바논에서 시아파 이슬람 공화국을 수립하는 것과 중동에서 이스라엘 등 반이슬람 세력을 축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83년 12월 쿠웨이트에 있는 미국·프랑스 대사관을 향해 차량 폭탄 테러를 감행했고, 1995년 4월에는 레바논 남부 안전 지대에서 이스라엘군을 대상으로 차량 폭탄 테러를 저질렀다. 미국·캐나다 등에서 테러 단체로 지정했다.

 

 

정부, 국내 잠입 막기 위해 철통 방비

스페인과 프랑스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바스크 조국 해방’(ETA)은 극좌 민족분리주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 스페인과 프랑스의 지배로부터 바스크 지역을 해방시키고, 바스크 사회주의 독립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64년에 결성된 ‘콜롬비아 민족 해방군’(ELN)은 콜롬비아 내 공산주의 국가 건설을 목표로 석유 시설 공격, 외국인 납치 등 대정부 무장 투쟁을 펼치고 있다. 극좌 게릴라 성향이며, 현재 3천여 명의 조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2008년 8월 콜롬비아 엘탐보 시에서 무차별 무장 공격을 가해 10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당했다.

‘신인민군’(NPA)은 필리핀 공산당(CPP)의 무장 조직이다. 1969년 3월 필리핀 대학 정치학 교수 출신의 ‘호세 마리아 시손’ 등 친중공파가 친소련파를 누르고 ‘CPP’의 주도권을 장악한 후 산하 무장 조직으로 NPA를 결성했다. 이 단체는 필리핀 정부 전복 후 공산 정권 수립과 자본주의 타도를 주장하고 있다. 2006년 9월 카가얀 주 알라카판 시 시장이 도로 공사 현장을 시찰하다 NPA의 총격을 받아 사망하기도 했다.

‘니제르델타 인민 자원군’(NDPVF)은 나이지리아 니제르델타 지역의 무장 단체이다. 주로 나이지리아 남부 니제르델타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니제르델타 석유 자치권 보장과 니제르델타 지역 독립 국가 창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콜롬비아 연합 자위대’(AUC)는 콜롬비아 남부 코르도바, 안티오키아 등을 근거지로 하는 민족주의 성향의 무장 단체이다. 1981년 목장 소유주가 콜롬비아 무장 혁명군에 납치되어 몸값을 지불했음에도 살해되자 그의 아들인 카를로스 카스타노가 ‘딴게로스’라는 사병대를 조직했다. 이후 1994년 딴게로스를 확장해 ‘코르도바·우라바 민병대’를 창설한 후 극좌 게릴라들의 공격으로부터 마약 카르텔 회원들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1997년 각 지방 민병대와 자위 조직들을 연합해 ‘코르도바·우라바 민병대’를 창설했고, 초기에는 정부의 지원을 받기도 했으나 마약 카르텔과의 연계가 밝혀지면서 협력 관계가 단절되었다. 2004년 7월부터 정부와의 평화 협상을 시작해 2006년부터 무기를 반납했으며 현재는 일부 잔존 세력이 활동 중이다. 전성기에는 조직원이 2만여 명에 달했으나, 현재는 3백여 명 수준이다. 1999년 좌익 반군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농민 70여 명을 사살했다.

‘타밀엘람 해방 호랑이’(LTTE)도 악명이 높다. 최초로 자살 폭탄 벨트를 발명해 자살 폭탄 테러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스리랑카 타밀족의 독립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1991년에 결성된 수니파 국제 무장 테러 단체 ‘라쉬카르 이 타이바’(LeT)는 이슬람 근본주의 이념을 확산하는 것과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의 분리 독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8년 11월에 발생한 인도 뭄바이 동시 다발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당시 테러로 1백70여 명이 사망하고 3백여 명이 부상당했다.  

정부는 이들 단체의 조직원들이 국내에 잠입하는 것을 철저하게 막고 있다. 또한 이미 국내에 입국해 있는 조직원들이 테러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검문 검색을 강화하는 등 G20 정상회의장 주변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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