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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 여는 ‘엔터테인먼트계의 삼성 반도체’

경제적 측면에서 본 소녀시대의 위력

이철현 기자 ㅣ lee@sisapress.com | 승인 2010.11.08(Mon) 20: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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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 소속 가수 40여 명이 미국 LA스테이플스 센터에서 공연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유통 방식이 바뀌고 있다. 소녀시대가 일본 진출 2개월 만에 오리콘 차트 1위에 오를 수 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유튜브·트위터·페이스북 같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나 디지털 콘텐츠 공유 사이트를 통해 소녀시대 동영상이 전세계에 유통되면서 일본 전역에 소녀시대 신드롬을 일으켰다. 소녀시대와 같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인 보아나 동방신기는 일본에 진출해 밑바닥에서부터 정상급 가수에 오르는 데 2~3년이 걸렸다.

소녀시대는 지난 8월 일본어 곡도 녹음하지 못하고 한국어 곡으로 일본 데뷔 쇼케이스를 열었는데도 관객이 2만2천명이나 몰렸다. 지난해 일본에서 앨범 93만장을 판 동방신기가 해체되면서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던 SM에게 일본 내 소녀시대 열풍은 횡재에 가까운 희소식이었다. 앞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갤럭시탭, 스마트TV처럼 갖가지 스마트 기기가 추가로 보급되면서 동영상이나 음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소녀시대, 샤이니, 슈퍼주니어, 보아, 동방신기 2인까지 거느린 SM에게는 새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SM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각각 33.7%와 2백53.9%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3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이 3백28억원으로 폭증할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 4백75억원 가운데 해외 로열티 매출이 2백26억원으로 47.53%나 차지한다. 해외 로열티는 소녀시대나 슈퍼주니어 같은 주력 상품이 해외 시장에서 거둔 매출이다. 내년에는 해외 매출이 총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8.6%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보수적으로 가정해도 SM이 올해 일본에서 판매할 음반은 1백13만장으로 예상된다. 로열티 배분 비율을 30%라고 가정하더라도 해외 매출액이 폭발적으로 늘어 SM 성장을 주도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2백91억원으로 가정하면 올해 주가수익배율(PER)은 11.4배에 불과하다. 김창권 애널리스트는 SM이 지금 성장기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목표 주가를 지금보다 50% 상회한 3만원으로 책정했다.   

소녀시대가 일본에서 출시한 첫 싱글 앨범 <Genie>는 10만장 이상(다운로드 12만회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월20일 출시된 두 번째 싱글 앨범 <Gee>의 선 주문량은 15만장을 넘었다. 소녀시대는 올해 안에 세 번째 싱글을 발표하고 내년 상반기에 첫 번째 일본 정규 앨범을 발매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녀시대와 함께 샤이니,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2인이 내년에 잇따라 진출해 SM의 매출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덕분에 SM의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각각 27.4%와 39.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음악 시장은 SM에게 황금 시장이다. 일본이 아시아 음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7%에 이른다. 일본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5천30억 엔(6조8천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음악 시장이 한국보다 15배 크다. 음반 시장은 한국의 66배에 이른다. 시장 구성은 음반이 70%이고, 디지털 음원이 30%에 이른다. 한국이 음반 16%, 디지털 음원 84%인 것과 비교하면 음반 시장 비중이 훨씬 크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큰 모바일 음악 시장을 갖고 있다. 2008년 기준으로 전세계 모바일 음악 시장의 51%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모바일 음악 시장은 2014년까지 연평균 10.6% 성장해 규모가 13억4천만 달러까지 커져 인터넷 음악 시장의 10배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일본 CD와 MP3 음악 단가는 한국보다 2~7배가량 높다.

일본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 상품’으로

SM에서는 소녀시대를 필두로 샤이니,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2인, 보아가 잇따라 일본에서 앨범을 출시하려 한다. 정상급 스타 여섯 개 팀이 한두 달에 한 번씩 신규 앨범을 발매할 수 있어 일본이라는 거대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고이케 가즈히코 일본 유니버셜뮤직 사장은 지난 9월8일 후지TV와 가진 인터뷰에서 “곡, 가창력, 춤, 비주얼, 엔터테인먼트라는 5대 요건이 완벽한 프로 수준이며 일본에는 이런 형태(소녀시대 같은 아이돌 그룹)가 존재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시하라 신 NHK 예능프로그램부 제작자는 “한국 아이돌 음악은 강렬한 중저음 비트가 특징인 미국 팝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다양한 리듬과 화려한 보컬, 안무가 더해져 파급력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라고 평가했다.

소녀시대의 인기는 일본을 넘어 아시아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2009년 발매된 소녀시대의 미니앨범 <Gee>는 태국 채널(V) 카운트다운 아시안 차트 6주 연속 1위, 태국 MTV 인터내셔널 1위, 필리핀 음악 사이트 챠트센트럴 트렌드세터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소녀시대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지금까지 7천3백37만명이 조회했다. 올해 안으로 조회수 1억명이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녀시대 동영상을 가장 많이 본 나라는 태국이다. 조회 수가 한국의 세 배에 이른다. 싱가포르, 홍콩, 타이완, 말레이시아도 한국보다 조회 수가 많다.

소녀시대와 함께 SM의 주력 상품인 슈퍼주니어의 인기도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상당하다. 지난해 발매된 슈퍼주니어 3집 앨범은 태국 채널 카운트다운 아시아 차트에서 8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타이완 히트FM 2009년 100곡 싱글 차트 1위, 필리핀 앨범 차트 골드 판매량(10만장 이상)을 기록했다. SM 소속 가수 40여 명이 미국 LA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연 공연에는 수많은 아시아 관객이 참석했다. 전체 관객 중 30%만이 한인이고, 나머지는 아시아인을 위주로 한 현지인이었다. 정태수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10월14일 펴낸 보고서 ‘아이돌 그룹이 이끄는 신한류 시대’에서 ‘한국 아이돌 그룹이 연출하는 춤, 노래, 패션이 아시아를 넘어 남아메리카, 유럽까지 확산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지난 8월26일자 기사에서 ‘K팝이 유튜브나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기존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미국과 유럽 시장까지 파급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소녀시대는 이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에 비견될 만큼 경쟁력 있는 문화 상품으로 성장하고 있다. 매출 규모에서 턱없이 부족하지만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지닌 파급력이나 인지도 측면에서는 삼성전자 못지않다. 정태수 선임연구원은 “한국 아이돌 그룹이 자원의 절대 열세 속에서 세계적 인기를 구가하는 것은 한국 기업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녀시대를 포함한) 한국 아이돌 그룹은 지금 한국 글로벌 기업과 유사한 양상으로 성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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