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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도 햄버거도 안 먹고 뭘 드시나

의사들이 기피하는 음식은? / 동물성 지방은 혈관막아... 위장질환 예방 위해 외식 자제하기도

노진섭 ㅣ no@sisapress.com | 승인 2010.11.15(Mon) 18: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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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들도 편식한다. 특정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피하는 음식이 있다. 일반인은 몸에 좋다는 음식을 찾지만, 의사들은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적게 먹는다. 의사들이 피하는 음식에는 무엇이 있을까.

대표적인 음식이 곰탕이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 곰탕 한 그릇은 몸과 마음을 보양하는 음식으로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의사들은 손사래를 친다. 황성수 대구의료원 신경외과 과장은 20년 전부터 곰탕을 먹지 않는다. 곰탕에는 혈관질환을 일으키는 동물성 지방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책을 몇 년 전에 펴내기도 했다. 황과장은 “책 제목에 ‘곰탕’이라는 단어가 있어서 관련 업계로부터 항의를 많이 받았다. 특정 음식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다. 다만 동물성 지방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돕고 싶었다. 한국인은 내장탕·곰탕·곱창 등 동물의 내장을 재료로 이용한 음식을 즐긴다. 이런 음식에는 동물성 지방이 살코기에 비할 수 없을 만큼 많다. 동물성 지방이란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말한다. 콜레스테롤은 동물의 모든 조직에 분포되어 있으며 특히 간, 내장, 껍데기에 많다. 흔히 기름기, 비계라고 부르는 중성지방도 내장으로 만든 음식에 풍부하다. 동물성 지방이 동맥경화, 고혈압, 뇌졸중의 원인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현대인이 이런 음식을 전혀 먹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찾아 먹을 정도로 우리 몸에 이롭지도 않다”라고 설명했다.

   
▲ 의사들이 가장 멀리하는 음식 중에 하나가 동물의 내장이나 뼈를 고아 만든 음식이다. 일반적으로 보양 음식으로 인기가 높지만 동물성 지방이 많아 각종 혈관질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시사저널 윤성호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과다 섭취하면 혈액이 끈끈해진다. 끈적끈적한 피가 굳으면서 혈전이 생긴다. 혈전은 뇌혈관을 막아 뇌경색을 일으킨다. 혈전이 심장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증이 생긴다. 정성애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장도 동물성 지방을 피하는 의사이다. 의사이면서 가정주부인 그는 가족 건강을 위해 식탁에 주로 김치와 나물을 마련한다. 정과장은 “지방질이 많은 삼겹살을 먹을 때라도 비계는 꼭 떼어낸다. 볶음류를 만들 때는 올리브유 같은 식물성 기름을 사용한다”라고 말했다.

육류는 되도록 적게 먹고 조리 방법도 유의

   

일반인들이 현실적으로 육류를 안 먹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되도록 적게 먹고 같은 육류라도 조리 방법을 달리한 음식을 찾는 편이 좋다. 김광호 이대목동병원 위암·대장암센터장은 기름기가 있는 요리를 피하는 의사이다. 그는 “과일과 채소가 건강에 좋지만 너무 채식만 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나도 육류를 먹지만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피하는 편이다. 붉은 육류에 함유된 헤모글로빈 성분은 암을 유발할 수 있다. 대신 닭고기를 먹는데, 굽거나 튀긴 것보다 닭백숙과 같이 기름기가 없는 음식으로 즐긴다”라며 대안을 제시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암예방검진센터 전문의는 암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육류 섭취량을 줄였다. 그는 “폐암과 간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은 음식과 관련이 있다. 특히 대장암은 육류 섭취와 직결된다. 암 예방을 위해 육류를 적게 먹을 필요가 있다. 나는 1주일에 한 번 정도만 고기를 먹는데, 그나마 적게 먹으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원기 회복에 좋은 음식이라면 사골국도 떠오른다. 소의 다리뼈를 고아 만든 사골국은 면역 기능을 높인다고 해서 옛날부터 즐겨 먹는 음식이다.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뼈 건강에 이로운 음식으로도 알려져 있다. 실제로 골다공증을 비롯한 뼈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사골국을 장기간 먹는 사람이 많다. 척추질환이 의심되는 사람은 개고기, 미꾸라지, 개구리, 흑염소를 먹기도 한다. 그러나 뼈질환을 담당하는 의사들은 사골국을 즐겨 먹지 않는다. 척추 전문의인 김명준 우리들병원 척추건강치료실 부장이 그렇다. 김부장은 “일반인도 그렇지만, 특히 척추 수술을 받은 사람은 으레 사골국을 먹는다. 건강한 사람에게 사골국은 별미이겠지만 환자들은 사골국을 약처럼 장기간 먹는다. 뼈 건강을 위해 칼슘이 필수 요소인데 사골국에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골국에 있는 인 성분은 오히려 칼슘 흡수를 방해한다. 이 성분이 몸 밖으로 빠져나갈 때 몸에 있는 칼슘을 끌고나간다. 따라서 뼈 건강을 위해 사골국을 2주일 이상 장기간 먹을 필요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뼈 건강을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은 운동이다. 의사들은 운동 중에서도 걷기를 추천한다. 칼슘이 뼈 건강에 이롭게 작용하려면 중력이 필요한데, 걷기가 그 역할에 적격이다. 어떤 병으로든 장기간 누워 있는 사람의 뼈 건강이 쉽게 나빠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뼈 건강을 위한 걷기에도 방법이 있다. 설렁설렁 걷기보다 속보로 걸어서 몸에 땀이 배일 정도가 좋다. 이미 척추 등이 아픈 환자에게 운동은 독이다. 특히 척추분리증 환자는 운동을 피해야 한다. 또 다른 운동법은 윗몸 일으키기이다. 이 운동은 복근 강화에 도움을 주는 운동이기도 하지만 척추 건강에 필수적인 운동이다. 다만, 척추 수술을 받은 환자는 통증과 충격을 주지 않는 한도에서 운동을 해야 한다. 양다리를 동시에 올리고 내리는 동작처럼 천천히 오래 버티는 운동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해서 자신의 몸에 맞게 조절해나가면 된다.

   
▲ 햄버거·프라이드치킨 등의 패스트푸드는 비만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피부질환에도 좋지 않다.
ⓒ서울대병원

서대헌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햄버거를 거의 먹지 않는다. 햄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가 피부질환, 특히 여드름 예방을 오히려 방해하기 때문이다. 여드름은 청소년기에만 생기는 단순한 피부 트러블로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은 가장 흔한 피부질환이다. 10대는 100%, 20~30대에서도 30~50%가 여드름으로 고생한다. 뾰루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여드름인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인간관계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곪아서 2차 감염될 위험까지 있다. 최근까지 여드름은 음식과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음식이 여드름 발생과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최근 여드름과 관계 있는 음식에 대해 조사한 서교수는 “여드름 환자 5백여 명을 대상으로 혈액검사 등을 한 결과, 여드름을 예방하거나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당부하지수가 높은 음식, 고지방 음식, 요오드 함유량이 높은 음식, 유제품 등의 섭취를 줄일 필요가 있다. 음식의 혈당 반응을 나타내는 당부하지수(GL)라는 것이 있는데, 채소는 10 미만이지만 햄버거·도넛·크루아상·떡·비스킷·와플·라면·콜라 등은 20이 넘는다. 이런 음식은 여드름 발병 또는 악화 위험성을 17~50%나 증가시킨다. 삼겹살, 삼계탕, 프라이드치킨, 견과류(호두·땅콩·아몬드 등), 돼지고기 같은 고지방 음식도 여드름에 좋지 않다. 또 삼겹살은 물론이고 삶은 수육이라도 돼지고기는 여드름을 악화시킨다. 프라이드치킨이나 삼계탕 같은 닭고기 음식도 마찬가지다. 김·미역과 같은 해조류에 많은 요오드 성분도 여드름을 악화시킨다”라고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이런 음식을 먹는다고 다 여드름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먹는 횟수 또는 섭취량과 관계가 있다. 이틀에 한 번 이상 자주 먹거나, 1주일에 한 차례 정도로 횟수는 적더라도 한 번에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 등푸른 생선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은 여드름을 호전시킨다고 한다.

나트륨 섭취량 줄이려 국물 있는 음식 피해

노성훈 연세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는 위장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젓갈류 섭취를 줄였다. 위장질환은 소금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짠 음식을 피하는 식습관이다. 한국인의 1일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량보다 2.6배 많다. 나트륨 과다 섭취는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노교수는 “젓갈류뿐만 아니라 짠 음식을 피하는 편인데, 나트륨이 위장질환의 위험인자이기 때문이다. 설렁탕이나 곰탕을 먹을 때 소금을 반 스푼 정도 넣어 맛을 내지만 위장 건강에는 해가 된다. 위장질환은 엄마의 손에 달려 있다는 말이 있다.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짠 음식에 길들지 않도록 어른들이 노력해야 한다. 입맛이 없다면 마늘, 생강, 후추, 식초, 허브로 소금이나 간장을 대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 국물이 있는 음식을 피하는 의사들도 있다. 정혜경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국물이 있는 음식을 자제하는 편이다. 국물이 싱거워도 국물을 모두 먹다 보면 전체 소금 섭취량이 늘어난다”라고 설명했다. 국민의 절반 정도는 국물을 거의 다 마신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조사 결과도 있다.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 소금을 거의 먹지 않는 의사도 있다. 김용재 이대목동병원 뇌졸중센터장은 “내 식습관의 원칙은 가급적 외식을 하지 않는 것이다. 소금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지 않으려는 것인데, 불가피하게 외식을 하더라도 소금이 많이 들어가는 곰탕·칼국수·짬뽕 등은 자제한다. 뇌졸중에 대해 알면 알수록 짠 음식을 피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 부럼이나 마른 오징어 등을 잘못 씹으면 치아에 금이 생길 수 있다.

김백일 연세세브란스병원 예방치과학교실 교수는 마른 오징어와 스포츠 음료를 거의 찾지 않는다. 마른 오징어와 쥐포 등 건어물은 딱딱하고 질겨서 치아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김교수는 “일본에 비해 한국인은 단단한 음식을 많이 먹는 편이다. 땅콩·호두·밤 등 부럼을 이로 깨뜨려 먹는 풍습도 있다. 그런 음식이 건강에는 좋을지 몰라도 치아 건강에는 나쁘다. 단단한 음식을 깨물다가 치아에 금이 가고 시간이 지나면서 치아가 깨져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 탄산음료가 치아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모두 안다. 그런데 스포츠 음료도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스포츠 음료뿐만 아니라 오렌지 주스, 매실 주스 등은 수소 이온 농도(pH)가 낮은 산성 음료이다. 산 성분이 치아를 부식시킨다. 따라서 이런 음료를 자주 찾지 않는 것이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음료를 마신 후에는 입안의 산 성분을 물로 헹궈낼 필요가 있다. 또 이런 음료를 장시간 조금씩 마시는 것보다 짧은 시간에 마셔서 산 성분과 치아의 접촉 시간이 길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온도 차이가 심한 음식을 연달아 먹지 않는 치과 의사도 있다. 특히 금과 같은 금속으로 손상된 치아를 때운 사람에게 온도 차이가 큰 음식이 좋지 않다고 한다. 예를 들어, 차가운 냉면을 먹은 직후 뜨거운 커피를 마시면 금속의 급격한 팽창과 수축으로 인해 치아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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