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이 ‘육아’ 담당하는 해마
  • 박수현│국제신문 사진부 차장 ()
  • 승인 2010.11.2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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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장소│필리핀 두마게티시 아포섬

해마(큰가시고기목)는 매우 독특한 어류로 겉모습이 말을 닮았다. 그래서 한자권에서는 ‘海馬’, 영어권에서는 ‘Sea Horse’라고 표기한다. 신화 속에 등장하는 해마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마차를 끄는 힘이 있지만, 현실 속의 해마에게서는 말이 가진 넘치는 힘의 이미지를 찾아 볼 수는 없다. 몸을 보호해주는 작은 골판(骨板)으로 연결된 몸길이는 6~10cm 정도에 불과하며, 식생도 긴 주둥이를 이용해 물을 빨아들인 다음 그 속에 들어 있는 동물성 플랑크톤이나 작은 새우 등을 먹는 정도이다.

평상시에는 꼬리를 아래로, 머리를 위로 한 채 등에 붙어 있는 하나의 지느러미를 좌우로 움직여 헤엄치다가, 지치거나 약한 조류라도 느껴지면 몸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잘피 등의 해조류에 꼬리를 감고 매달린다. 그래서 이들은 깊은 바다로 내려가지 못하고 몸을 의지할 만한 해조류가 사는 수심이 얕은 연안에 산다.

해마는 일생을 일부일처제로 살며 수컷이 새끼를 낳는 특이한 방식으로 번식한다. 번식기가 되면 암컷과 수컷이 서로의 꼬리를 감아 교미한다. 이때 암컷은 수컷의 배에 있는 주머니(육아낭) 속에 알을 집어넣는다. 이때부터 수컷은 바빠진다. 육아낭 속에서 수정해 부화시킨 새끼가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뱃속에서 키우기까지 한다. 이후 새끼 해마가 1cm 정도까지 자라면 수컷은 새끼 해마를 몸에서 내보낸다. 한 번에 한두 마리씩 100마리가 넘는 새끼가 연이어 나오는데, 새끼들은 이미 성체의 모습을 하고 있다. 성숙한 암수 한 쌍은 출산을 한 후 다시 짝짓기를 할 수 있다. 수컷의 배에서 새끼들이 연이어 튀어나오는 모습과 출산 후 바로 짝짓기에 들어가는 특성들이 순산의 의미로 받아들여져 오래전부터 민간에서는 임신부의 난산에 해마를 특효약으로 사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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