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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신뢰 찾아보기가 어렵다”

일선 교사가 보는 오늘의 학교 / 학생 지도, 전환점에 이르러…교사들의 존재 이유까지 사라질 위기

이창희│서울 대방중학교 교사 ㅣ 승인 2010.11.29(Mon) 18: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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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7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교육 관련 시민단체 회원들이 학생인권조례 제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교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다. 학교의 임무는 당연히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과 교사의 소통과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의 학교는 교사와 학생의 신뢰를 바탕으로 어려움이 있어도 서로 이해하면서 학교의 존재를 부각시켰었다. 그러나 최근의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과 교사 사이의 신뢰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실제로 교실 안팎에서 교사와 학생들의 신뢰가 깨지는 모습을 너무나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수업 시간에 자는 학생을 깨웠더니 노골적으로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교사를 노려보거나, 수업에 늦은 학생들을 지도하려고 했더니 학생이 그대로 교실 밖으로 나가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학생이 교사에게 욕설을 퍼붓는 일도 발생한다. 특정 학교가 아닌 ‘대부분’의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예전의 신뢰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학생인권조례도 소통에 걸림돌

우리 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교사의 훈계나 정당한 지도에 불응하는 것은 흔히 접하는 일이다. 행여 학생을 무단결석 처리라도 하면 학부모들이 학교에 찾아와 난동을 피우는 일까지 생긴다. 학생의 잘못에 따른 교칙 적용으로 처벌을 내리게 되면 학부모와 학생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현한다. 심지어는 학생들 사이에서 ‘교사와 맞장을 뜨라’는 식의 이야기가 흔히 오고 간다. 학생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라면 그것은 곧 교사들이 흔히 겪는 일인 셈이다. 이 모두가 소통과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현재의 학생인권조례안은 학생과 교사 사이에 신뢰와 소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다수 학생은 학생인권조례의 기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인권조례 제정을 단순히 모든 것을 ‘노터치’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학생이 많다. 이로 인해 교사의 수업을 방해하면서도 교사의 지도에 따르지 않는 학생들도 늘어났다. 이제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학교의 모든 규정을 학생들에게 더욱더 엄격하게 적용하는 길밖에 없다.

달래고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이끌었던 학생 지도가 전환점에 이른 것이다. 몇 대 때려주고 다독이면서 지도해 끝까지 책임지던 분위기가, 이제는 규정을 엄격히 적용해 처벌을 하고 강제로 전학까지 시킬 수밖에 없을 만큼 사제 간의 신뢰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이런 것은 교사들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 어떻게든 규정의 융통성을 찾아서 학생을 지도하고자 하는 것이 교사들의 마음이다.

교사와 학생들 간의 소통이 무너진다는 것은 교육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것과 같다. 학교가 존재하고 교사가 존재하는 이유가 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체벌 금지가 대세라면 대체 방안을 만드는 일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맞대고 고민해야 할 머리에는, 교육 당국과 교육 현장 구성원들이 함께 포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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