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일 뇌관’, 현 정부의 ‘레임덕’으로 터질까
  • 김지영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0.12.0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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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구속되면서 그 ‘후폭풍’이 거세게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대통령과 천회장은 고려대 61학번 동기이다. 천회장은 대선 당시 최시중 방통위원장, 박희태 국회의장 등과 함께 이른바 ‘6인회’ 멤버로서 이명박 캠프의 최고 의사 결정 라인에 있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인 임천공업 이수우 대표로부터 받은 40여 억원 문제와 지난해 증여세 포탈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71억원을 선고받은 문제는 어디까지나 천회장 개인의 치부와 관련된 비리일 수 있다.

이보다는 향후 정국을 크게 뒤흔들 수 있는 천회장과 여권 핵심부가 얽혀 있는 갖가지 의혹들이 더 주목된다. 우선 이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2007년에 한나라당 특별당비 30억원을 천회장이 대신 납부했다는 의혹이다. 천회장은 이에 대해 이대통령이 자신의 정기예금을 담보로 30억원을 낼 수 있도록 편의를 봐주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검찰은 이 의혹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포스코 인사 개입설’도 현재 진행형이다.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4월 “천신일 회장이 (2009년) 1월10일 점심 무렵 (포스코 회장으로 유력했던) 윤석만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명박 대통령이 (차기 회장은 정준양 사장으로) 결재했다’라는 요지의 말을 하며 포기를 종용했다”라고 폭로했다. 뿐만 아니라,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에 이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박영준 지식경제부 제2차관 등의 이름도 오르내렸다.

천회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를 무마하기 위한 대책 회의에 참석했다는 의혹도 여전하다.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상대로 한 태광실업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의 정점에 천회장이 서 있다. 천회장은 2008년 8월 베이징올림픽 당시 박연차 전 회장으로부터 15만 위안(약 2천5백만원)을 받았으나 법원은 천회장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 11월2일 기자와 만났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은 “박연차에게서 베이징올림픽 때 받은 돈 말고도 더 받았다고 추정되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해 수사를 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박연차 게이트에 대한 수사가 더 진행되었다면 ‘천신일-박연차’ 커넥션이 더 드러날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검찰의 칼끝이 여권 핵심부와 연루된 의혹들로 향할지는 현재로서 미지수이다. 다만 검찰은 “나오는 대로 수사한다”라는 입장이다. 더군다나 이명박 정부의 공신인 자신을 엄호해주지 않는 여권에 대한 불만 때문에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천회장이 ‘폭탄 발언’을 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곧바로 현 정권의 ‘레임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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