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국 경제가 남긴 과제들
  • 김정식|미국 클레아몬드 대학교 경제학 박사 ()
  • 승인 2010.12.1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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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물고 있다. 올해 우리는 어려운 여건에서 경제를 잘 운영했다고 할 수 있다. 연초부터 계속된 남유럽 사태와 미국의 더블딥 우려에도 우리 경제는 회복세를 유지해왔으며 최근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도 금융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상수지 흑자 폭은 연초 전망치인 1백50억 달러를 넘어서 3백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경제에는 많은 도전과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먼저 중국의 경쟁력이 급속히 높아지면서 조만간 우리 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수출 대상국이지만 최근 들어 제조업 경쟁력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의 주력 수출 업종인 자동차·조선·전자 등의 분야에서 우리와 경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은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대한국 채권 투자를 늘려서 우리 금융 시장을 위협할 수도 있다.

과도한 임금 상승과 노사 분규로 제조업의 입지와 고용 사정이 어려워지는 것도 문제이다. 기업 투자가 늘어나지 않아 내수가 침체되면서 고용 사정 또한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금융업으로의 과도한 편중 역시 제조업의 입지를 좁히는 요인이다. 제조업이 튼튼하지 않은 경제는 인체로 말하면 허리가 부실한 것과 같다. 서비스업만으로는 고용이 늘어날 수 없으며, 이번 남유럽과 미국의 경우에서 보듯이 대외 충격에 허약해지면서 경제는 위기에 노출되기 쉽다.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자면 먼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려 놓아야 한다. 지금과 같이 이윤을 임금 인상으로 모두 나누어 가지고 신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않으면 중국은 곧 우리를 따라잡게 된다.  

다음은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 생활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 우리 주변에는 교육 제도나 유통 체계와 같이 많은 불합리한 제도가 남아 있다. 이러한 제도 때문에 생활 물가가 오르게 되고 물가 상승이 결국 임금 인상으로 이어져 물가와 임금이 번갈아 오르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관련 이익 집단의 반대를 극복해서 현행 제도를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시켜야 한다. 불합리한 제도 때문에 오르는 생활 물가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제조업과 금융업,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 지금 제조업과 금융업 그리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는 지나치게 크다. 금융업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금융업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생산성보다 높은 임금 상승을 억제해 금융 위기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역사적으로도 금융업이 과도하게 발전한 경우, 그 나라는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제조업과 금융업의 균형 성장을 위해 금융업의 과도한 임금 인상을 억제해야 한다. 또한 대기업의 지나친 이윤 추구 행위를 제도적으로 막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을 유도해야 한다. 고용의 8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제들은 모두 노동조합과 같은 집단의 이익과 연관이 있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지금과 같이 지나치게 자기 집단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고 국가 전체의 이익에 관심을 가질 때 우리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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