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어 키우는 ‘바닷속 숲’ 모자반
  • 박수현│국제신문 사진부 차장 ()
  • 승인 2010.12.1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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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조류는 녹조류보다 깊은 물속에서 자라고, 길이가 몇 미터씩이나 되는 경우가 많아 해중림(海中林)을 이루는 주종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미역과 다시마를 비롯해 대황과 모자반 등이 갈조류에 속한다. 이 중 모자반은 우리나라 연안에 광범위하게 서식하는 대형 해조류로 해중림을 이루는 대표 종이다. 모자반이 해중림을 이룬 곳에서 잠수할 때면 마치 넝쿨이 우거져 있는 숲 속을 헤쳐나가는 기분이 든다. 모자반에는 알긴산, 요오드, 비타민 등이 풍부해 미역이나 다시마와 영양 면에서 대동소이할 뿐 아니라 당질에 비해 식이섬유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촬영 장소│경북 울진 앞바다

북대서양의 미국 및 바하마 제도 동쪽에 있는 광대한 해역 사르가소 해는 모자반의 스페인어 ‘사르가소(Sargasso)’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1492년 콜럼버스가 바람과 해류가 없는 이곳을 항해하다가 설상가상으로 해수면을 뒤덮고 있는 모자반 때문에 엄청난 고생을 했다고 한다. 부착 조류인 모자반이 수중 바위에서 떨어져나가면 공기가 들어 있는 주머니로 인해 물에 뜨게 되는데, 수면에 무수히 떠 있는 모자반이 그물처럼 엉겨들어 선박이 나아가는 것을 막은 탓이다. 이러한 인연으로 콜럼버스는 이곳에 ‘사르가소 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렇게 무리지어 떠다니는 모자반들은 어린 물고기들의 생육장이 되어 해양 생태계에 큰 도움을 준다.

모자반 등 바다에 떠다니는 해조류들을 통칭해 뜬말이라 한다. 뜬말 아랫부분을 살펴보면 수많은 동물성 플랑크톤과 치어를 발견할 수 있다. 뜬말이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내는 영양물질을 먹기 위해 플랑크톤이 모여들고, 플랑크톤은 치어를 불러들인다. 뜬말 아래에 서식하는 치어들은 이곳에 숨어서 먹을거리를 얻을 뿐 아니라 대형 어류의 접근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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