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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좋고 소통도 되는 ‘사랑의 화학 작용’

연인의 키스, 단순한 것 같아도 복잡하고 다채로운 색깔 지녀

김형자┃과학 칼럼니스트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1.01.03(Mon) 17: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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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 만나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면 키스를 하게 된다. 세상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듯, 연인이 되는 과정의 첫 번째 통과 의례 절차가 키스이다. 키스는 은밀하지만 가장 친근한 감정의 표현이다. 연인들은 키스를 통해 뜨거운 감각을 느낀다.

입술은 제2의 섹스 기관

   
ⓒ honeypapa@naver.com

입술의 많은 활동 가운데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용은 아마도 키스일 것이다. 입술은 인체 중에서 에로티시즘이 가장 강렬한 부분의 하나이다. 입 밖으로 튀어나온 사람의 입술은 마치 여성의 성기처럼 도톰하게 솟아올라 성적인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두툼한 입술을 가진 여성은 다육질 음순의 소유자로 상상되고, 반대로 가냘픈 입술의 여성은 성기도 가냘플 것이라는 속설도 있을 정도이다.

프랑스의 역사학자 장 클로드 볼로뉴(Jean Claude Bologne)는 그의 저서 <키스>에서 입은 ‘원초적인 구멍’이므로 입에 하는 키스는 성교의 상징적인 대체 행위라고 표현했다. 가령 혀는 페니스, 입은 질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키스가 원초적 구멍의 가장자리(입술)에서 일어나는 일이므로 결국 관능적 사랑의 작업이라는 것이다. 입술을 제2의 성기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키스에 대한 남녀 인식 달라

먼 옛날부터 인류, 특히 여성의 조상들은 이 입술을 잘 활용해 남성을 유혹하는 매력적인 도구로 이용해 왔다. 요즘에는 입술을 더욱 섹시하게 보이기 위해 이물질을 집어넣어 도톰하게 만드는 성형 수술까지 한다. 소화기관의 첫 번째 창구인 구강을 보호하는 기능보다는 섹스 도구로서의 입술에 더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사람은 성적으로 흥분할 경우 입술에 피가 돌아 붉은빛을 띠며 부풀어 오른다. 부풀어 오른 빨간 입술은 영락없이 선홍빛 음순과 흡사하다. ‘붉다’라는 뜻의 프랑스어 루즈는 바로 여기에서 착안한 것으로, 원래는 건강미를 나타내기 위함이었다. 입술이 붉다는 것은 곧 혈액순환이 잘 되어 건강하다는 표시이고, 그것은 곧 건강한 유전자를 갖추었다는 의미여서 사람들은 붉은 립스틱으로 포장하여 입술을 더욱 돋보이려 했다. 건강한 유전자를 가진 여성이 붉은 입술로 유혹하는데 끌리지 않을 남자가 어디 있겠는가.

연인의 키스는 단순한 것 같아도 복잡하며 다채로운 색깔을 지닌다. 가벼운 입맞춤에서 입을 벌리고 하는 키스는 물론이고 가끔 혀를 섞어 상대의 입을 깊숙이 탐색하는 프렌치 키스까지 즐긴다. 특히 남성들은 서로 혀를 섞어 침을 교환하고 신음 소리가 나야 좋은 키스로 생각한다. 인간의 행동학에서 보면 가벼운 입맞춤은 존경과 친밀감의 표시이고, 적극적인 구강 내 타액 교환은 뜨거운 애정 표현으로서의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사랑하는 남녀 사이에 키스는 최고의 소통 행위이자 일상적인 행동이다.

그렇다면 남자와 여자의 키스에 대한 생각은 같을까. 미국 올브라이트 대학 심리학과 수잔 휴즈 교수가 남녀 대학생 1천41명을 대상으로 키스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은 키스의 의미를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남성은 키스를 성관계의 전 단계라고 여길 뿐이어서 키스를 하지 않은 여성과도 당연히 성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여성은 키스를 통해 냄새나 느낌 같은 ‘정보’를 얻어 상대를 평가하려 한다. 따라서 키스를 잘 못하는 이성과의 성관계를 피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여자에게 키스는 연인 관계의 견고함을 확인하는 수단이다. 그런 까닭에 키스의 빈도는 여자들에게 ‘연인 관계를 알아보는 척도’이기도 하다.

면역력 키우고 스트레스 푸는 데 좋은 묘약

한편 키스는 만병통치약이라고 할 만큼 과학적 효능 또한 대단하다. 프렌치 키스에는 적어도 29개의 근육이 동원되고, 최대 9㎎의 타액과 단백질 0.7㎎, 지방질 0.711㎎, 염분 0.45㎎이 교환된다. 마녀의 사과를 먹고 깨어나지 않는 잠에 빠졌다가 백마 탄 왕자의 입맞춤으로 깨어난 백설공주 이야기도 있듯이, 키스처럼 친밀한 피부 접촉은 생명력을 고양시키는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 럿거스 대학의 헬렌 피셔 박사에 따르면 키스를 할 경우 심장을 뛰게 하는 흥분 호르몬인 아드레날린, 쾌감을 주는 엔도르핀, 행복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 짜릿한 맛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 신뢰를 주는 옥시토신 등이 한꺼번에 또는 차례차례 분비되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혈관을 넓혀 체내 산소를 증가시킴으로써 몸 곳곳의 작용에 시동을 걸어준다. 이렇듯 흘러넘치는 호르몬 덕분에 행복감을 느껴 뇌의 상당 부분도 활동적으로 변한다.

또 키스를 자주 하는 사람들에게는 인슐린이나 아드레날린 같은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 면역력이 올라가는 한편, 모든 종류의 감염성 박테리아에도 대항하도록 돕는 화학 물질이 만들어져 방광이나 위 혹은 혈액과 관계된 건강 문제에서 고통을 받는 일이 적어진다.

한편 미국 라파예트 대학 신경과학과 웬디 힐 교수는 키스가 스트레스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대신 ‘사랑의 묘약’이라 불리는 옥시토신 수치를 높인다는 것이다. 코르티솔은 심장 박동의 증가와 혈압을 상승시킬 뿐 아니라 높은 코르티솔 수치가 오랜 시간 유지되면 우울증이나 비만, 성욕 감퇴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이때 연인과의 열렬한 키스를 나누게 되면 코르티솔 수치를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다는 얘기이다.

그래서일까, 남자는 애인과의 싸움을 끝내는 데 키스가 특효약이라고 생각해 여자에게 잘 달려든다. 물론 여자는 강하게 반발하겠지만, 화나 있을 때 일단 키스를 하게 되면 여자들의 감정이 쉽게 녹아내린다. 그만큼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키스는 고등 동물의 특권이다. 침팬지와 보노보를 제외하고, 인간 이외에 키스를 하는 동물은 드물다. 보노보는 친교, 화해 등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을 섹스로 해결하는 유명한 동물이다. 침팬지는 싸운 뒤 키스로 화해한다. 이들 동물처럼 우리도 건강에 좋고 화해의 소통이 되기도 하는 키스를 자주 애용하여 상대의 사랑을 더욱 당겨보면 어떨까.


 긴장감 떨어진 연인, 와이드 스페이스 키스를!

키스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새들이 부리를 맞부딪치는 것처럼 살짝 입술만 맞대는 버드키스, 입술을 열고 상대의 위 혹은 아랫입술을 살며시 문 다음 입술을 좌우로 비비는 햄버거 키스, 숨이 차츰 가빠져 입술이 열리면서 살며시 상대의 입술과 혀를 받아들이는 인사이드 키스, 입술을 벌린 채 혀만 장난치듯 자유롭게 움직이는 프렌치 키스 등 취향이나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는 키스의 종류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프렌치 키스나 이팅 키스는 어느 정도 관계가 깊어졌을 때 할 수 있는 키스이면서 깊은 관계로 가는 첫 단계이기도 하다. 이팅 키스(Eating kiss)는 주로 여자가 남자에게 해주는 입맞춤으로, 입속으로 들어온 남자의 혀를 살짝 깨물어 주기도 하고 당겨 주기도 한다.

반대로 남자는 주로 와이드 스페이스 키스(Wide space kiss) 법을 쓴다. 여자의 입술 전체를 완전히 덮으면서 키스를 퍼붓는 터프한 키스로, 원하지 않는 여자를 와락 덮치면서 하는 방법이다. 긴장감이 떨어진 오래된 연인의 경우, 이 키스 방법으로 남성다운 매력을 보여 주면 연인에게 짜릿함을 안겨 줄 수 있으니 활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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