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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식열전’이 가르치는 여섯 가지 성공 원칙 ?

소준섭┃국제관계학 박사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1.01.24(Mon) 18:4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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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이 ‘화식열전’에서 ‘화식가’의 대표로서 선택해 기술한 인물은 10여 명뿐이다. ‘화식열전’의 대표로 선택되는 데는 엄격한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화식열전’에서 언급되는 화식가는 당시의 수많은 화식가 중에서도 군계일학의 상인이었다. 그들이 탁월할 수 있었던 것은 반드시 남보다 뛰어난 장점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마천은 이들에 대해 자본과 실력 축적 과정에서 각자가 지닌 장점을 잘 묘사하고 있다. 사마천의 눈에 사업 현장에서의 이들은, 전쟁터에서 계책을 내고 천리 밖의 승리를 결정하는 모사(謀士)와 지자(智者)들에 비해도 전혀 뒤지지 않은 인물들이었다.

   
ⓒ일러스트 유환영

▒ 주나라 백규와 선곡 임씨

사마천은 ‘화식열전’에서 상업 경영에서는 “때를 알고(지시·知時), 때에 맡기며(임시·任時), 때를 따르는(취시·趣時) 것이야 말로 반드시 준수해야 할 원칙이다”라고 지적했다. 사마천이 말한 ‘시(時)’는 이른바 주로 시장 상황의 변화를 가리킨다. 시장 상황이란 천변만화의 복잡다단한 과정으로서 오로지 그 복잡한 현상에서 변화의 추세와 규율성을 찾아낼 때 비로소 ‘여시축(與時逐; 때에 맞추어 따라가다)’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시(時)에는 자연적 시기와 정치적 시기 그리고 시장에서 상품 가격이 등락하는 시기가 있다. 값싼 물건을 구매하고 값이 나가는 물건을 판매하는 최적의 시기를 포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기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게 되며, 이것이 현대에서 말하는 ‘상품 동향의 예측’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기를 과연 어떻게 포착할 수 있을까? 이 문제에서 핵심적인 관건은 무엇보다 시장에서 상품의 가격 변화 규칙을 파악하는 것이다. 시장 상품의 가격 변화를 예측하고 시기를 포착해 시기가 왔을 때 그것을 놓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전쟁과 동일한 이치이다. 적이 생각하지 못한 곳에 모습을 드러내고, 상대가 준비되지 못한 곳을 공략함으로써 일거에 상품을 시장에 투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상인들이 아직 미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상품을 수집하고 비축해 때를 기다리다가 정확한 시기에 시장에 내놓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어느 상품의 가격이 극에 이르면, 생산자들은 더욱 생산에 박차를 가해 결국 시장이 포화 상태가 되고 가격은 자연히 하락하게 된다. 가격이 바닥에 이르게 되면, 생산자들이 감소해 서서히 그 상품이 희귀해진다. 그리하여 계연은 ‘가뭄이 들 때 배를 준비하고, 홍수가 들 때 수레를 준비하였고’, 범여는 ‘여시축(與時逐; 때에 맞추어 따라가다)’했으며, 백규는 ‘때의 변화를 살피는 것’을 즐겨했다. 이 모두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시장 수요를 조사해 ‘시기에 맞춰 비축하고’, 수요·공급의 규율을 활용해 큰 이익을 얻는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이 전략을 가장 효과적이고 성공적으로 구사한 사람이 바로 주나라의 백규와 선곡 임씨이다. 백규는 때의 변화를 즐겨 관찰하고 ‘사람들이 버리면 나는 취하고, 사람들이 취하면 나는 버린다’라는 원칙에 따라 곡물이 익어가는 계절에 그는 양곡을 사들이고, 비단과 칠(漆)을 팔았으며 누에고치가 생산될 때 비단과 솜을 사들이고 양곡을 내다팔았다. 백규는 상품이 계절에 따라 시장에 나타나는 이러한 틈을 교묘하게 이용해 커다란 이익을 얻었다.

선곡 임씨가 구사한 치부(致富)의 방식은 백규의 그것과 달랐지만 효과는 동일했다. 임씨는 전쟁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곧 식량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진나라 말기 호걸들이 모두 앞을 다투어 금과 옥을 차지할 때, 임씨는 반대로 땅굴을 파고 그곳에 식량을 저장했다. 과연 전쟁이 계속되자 백성들이 농사를 짓지 못해 쌀값이 만금에 이르렀다. 이때 임씨는 저장된 식량으로 호걸들의 금은과 바꿔 큰 재산을 모았다.

 또한 다른 부자들은 모두 앞을 다투어 사치했으나 임씨는 오히려 자신의 신분을 낮추고 겸손했으며 절약을 숭상하면서 스스로 힘써 농사와 목축업에 종사했다. 논밭과 가축도 다른 사람들은 앞을 다투어 모두 싼값으로 매입했지만 오직 임씨만은 비싸고 우량한 것을 매입했다. 그들 가문은 몇 대에 걸쳐 모두 커다란 부호로 살았다.

 그 밖에 범여와 교요 역시 사업의 시기를 포착하는 데 정확했다. 교요는 국가가 변경을 개척하는 기회를 이용해 목축업을 발전시켰다. 소와 말 그리고 양이 만 필이었으며, 식량은 만 종으로 계산했다.

▒ 도간의 뛰어난 용인술

<사기·유경숙손통열전>에서 사마천은 속담을 인용해 이렇게 말한다. “천금의 갖옷은 여우 한 마리의 겨드랑이 가죽만으로 만든 것이 아니고, 높은 누대의 서까래는 한 그루의 나무 가지만으로 만든 것이 아니듯이, 하·은·주 삼대의 태평성대는 한 사람의 지혜로써 이룬 것이 아니다.”

무릇 천하의 모든 일은 많은 현재(賢才)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의 일꾼, 즉 직원을 만족시켜야 한다. 직원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적재적소, 적절한 직원을 적절한 자리에 배치해야 한다. 적절한 직원을 적절한 자리에 배치하는 것에는 이른바 ‘인물을 알아보는 혜안’을 지녀야 한다. 고객의 수요에 따라 직원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그런 연후에 장점을 키우고 단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사람을 기용하고 일을 맡겨야 한다.

 ‘화식열전’은 수미일관하게 사람을 잘 알아보고 기용함으로써 부를 쌓은 경우를 기술하고 있다. 사람을 잘 알아보고 적재적소에 쓸 수 있는가의 여부와 믿을 수 있는 조력자를 고르는 능력 역시 화식가의 능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범여는 ‘사람을 선택하는’ 데 능했으며, 연로했을 때는 자손에게 맡겨 경영하도록 해 부호가 되었다.

 도간(刀間)의 경우는 더욱 전형적이다. 제나라의 풍속은 노예를 낮고 비천하게 여겼지만, 오직 도간은 그들을 아끼고 중시했다. 교활하고 총명한 노예는 주인들이 골치 아프게 생각하는 대상이었지만, 오직 도간만이 그들을 받아들이고 또 이용해 그들을 파견함으로써 자기를 위해 고기잡이나 제염을 하도록 하거나 혹은 상업에 종사하게 해 이익을 얻도록 했다. 그러면서 노예들을 관리들과 교류하게 했고, 갈수록 그들에게 커다란 권한을 맡겼다. 마침내 그가 이러한 노예들의 힘에 의해 가문을 일으키고 커다란 부를 쌓아 재산이 수십만 금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관직을 받느니 차라리 도간의 노복이 되겠다’라는 속담까지 있게 되었던 것이다. 이는 도간이 노복 스스로의 부를 쌓게 하면서 동시에 자신을 위해 모든 힘을 다하도록 만들었다는 뜻을 가지고 있었다. 도간은 교활한 일부 노예들의 본성을 활용함으로써 노예들 스스로도 부자가 되었고, 자신 역시 엄청난 거부가 되었다. 일부 성격이 좋지 못한 사람이라도 좋은 지도자가 이끄는 ‘상황’과 ‘교육’의 힘에 의해 자신에게도 이익이 있고 다른 사람에게도 이익을 주는 일을 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마천은 이러한 사례를 통해 이들 상인들이 용인(用人)에 능하고 부하들이 그들을 신뢰하게 하며 그들이 지니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게 함으로써 마침내 재부를 획득할 수 있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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