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는 여전히 ‘뜨는 해’브라질·러시아 찍고 타이완에서 웃자
  • 허은숙│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펀드전략팀 연구원 ()
  • 승인 2011.01.2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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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남아 국가 펀더멘털도 양호…미국 경기 회복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요 변수

 

▲ 주식 거래인들이 지난 1월3일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주식을 매매하고 있다. ⓒXINHUA

올해 상반기에는 한국이나 타이완 같이 미국의 경기 회복에 따라 수혜를 볼 수 있는 수출 지향적인 국가를 주목해야 한다. 미국의 고용 지표나 경기선행지수가 경기 회복 쪽으로 방향을 잡은 만큼 소비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브라질이나 러시아 같은 신흥국 시장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브라질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는 천연자원의 보고이다. 러시아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내수 성장이라는 호재를 맞고 있다. 중국은 인플레이션 압력 탓에 긴축 기조로 돌아섰다. 하지만 물가가 1분기 안에 잡히면 긴축 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업 실적이 좋고 기업 가치 평가(밸류에이션)가 매력적이어서 중국은 여전히 투자 유망지로 꼽힌다. 게다가 12차 5개년 계획 같은 정책 모멘텀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올해 하반기에는 양호한 성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투자 신탁 재산의 60% 이상을 신흥국의 핵심 우량주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가 유망하다. 올해 투자 유망 국가들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 브라질

2010년 브라질 시장은 대내외 악재로 BRICs(브릭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시장 내에서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올해 브라질의 실업률은 그 어느 때보다 낮아졌고, 가계 재정 상태도 양호해 내수 소비 확대를 위한 기반이 견고해졌다. 또 월드컵과 올림픽을 앞두고 향후 4~5년간 인프라 투자가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상반기에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 인상이 예상되지만 인상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브라질 주식시장은 신흥국 시장 평균에 비해 소폭 낮은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2011년 이익 성장률이 약 18%로 예상되는 만큼 가격 부담은 크게 해소되었다.

▒ 러시아

러시아 시장은 2010년 RTS(러시아 주식거래소) 기준으로 22.7% 상승하면서 주요 선진국과 이머징 시장과 대비해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 러시아 경제의 회복세는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산업 생산 지표는 이미 금융 위기 이전인 2007년 3분기 수준에 도달했다. 소매 판매액 역시 2008년 최고치에 근접했다. 러시아 경제는 지금까지 유가 상승에 힘입어 성장했다. 금융 위기 이후에는 개인 신용 회복, 실질 임금 상승, 고용 확대처럼 가계 부문에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미국의 2차 양적 완화나 원자재 시장의 초과 수요로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게 형성되어 있어 가격 매력도가 높다. 더욱이 잠재적인 이익 상승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러시아 증시는 올해 긍정적이다.

▒ 인도

인도는 2010년 SENSEX(인도 뭄바이 주식거래소) 기준으로 14.68%를 기록했다. 브릭스 시장 내 러시아와 함께 가장 양호한 성과를 거두었다. 다만 2년 연속 주가가 빠르게 올랐기 때문에 기업 가치에 비해 가격이 높아 일정 부분 주가가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 악화 탓에 곡물 작황이 좋지 않아 식료품 위주로 물가가 치솟고 있다. 이 와중에 최근 국제 유가나 곡물, 금속 같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이 물가 상승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탓에 지난해 물가는 7~8% 올랐다. 인도는 원유 수급을 수입에 크게 의존한다. 따라서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르면 인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100달러로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기업들이 2011년부터 투자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신정부 이후 지속되었던 사회간접자본(인프라스트럭처)의 다년간 투자 계획이 시작되기 때문에 인도 증시 역시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 중국

▲ 중국 주식 투자자들이 지난해 12월 상하이 주식거래소에서 주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인플레이션 부담에 대한 우려를 제외한다면 중국의 펀더멘털(기초 경제 여건)은 양호하다. 중장기적으로 8~9%의 높은 경제 성장률이 예상되며 기업 이익 수준이 높고 기업 가치 대비 주가가 낮아 매력적이다. 12차 5개년 계획 시행에 따른 투자 기회 역시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12차 5개년 계획은 과거 고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잡았다. 산업 생산이나 수출 못지않게 소비를 경제 성장의 주요 동인으로 강조할 것으로 보여 내수 소비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12차 5개년 계획에서 강조한 청정 에너지, 환경 개발 관련 사업, IT(정보기술) 같은 7대 산업에 대한 투자 모멘텀도 큰 상황이다.

▒ 동남아시아

중국이 긴축 조치를 지속하자 아세안(ASEAN)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세안 국가들의 펀더멘털(기초 경제 여건)은 긍정적이다. 인도네시아는 아시아 금융 위기 이후 어느 정도의 구조적 변화를 겪었고, 이를 통해 부채 비율을 낮추면서 금리는 이전보다 크게 낮출 수 있었다. 비록 말레이시아의 펀더멘털이 태국이나 인도네시아만큼 매력적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신규 인프라 개발 사업을 시행할 말레이시아 정부의 의지가 커지고 있고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유동성 역시 늘어나고 있다. 싱가포르는 아세안 국가들의 구조적인 성장에 따른 수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앞서 언급한 국가들의 상승 여력이 더욱 크다는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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