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받을까, 월세로 전환할까
  • 이관석│신한은행 재테크 팀장 ()
  • 승인 2011.02.1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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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전세금 차액 메우는 방법 / 금리 따져 주택담보대출 이용한 구입도 고려해볼 만

 

▲ 전세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 신혼부부가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던 경기에 물가 상승이라는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돈을 풀고 오랫동안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태생적으로 안고 있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심각한 전세난이 벌어지고 있다. 매매에 대한 전세금의 비율이 오르고는 있지만 아직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돌아설 정도는 아니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치솟는 전세금을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서민들은 대출을 받을지, 월세로 전환할지를 놓고 힘겨운 저울질을 하고 있다.

크게 오른 전세금을 놓고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이다. 먼저 이번 기회에 무리를 해서라도 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하는 것이다. 집값이 크게 오를 기미는 없지만 지난해 말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실수요자이면서 대출 이자를 감당할 여력이 있다면 우선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전세 자금 대출이나 신용 대출을 통해 전세금을 올려줄지, 아니면 전세금의 일부를 월세로 전환할지 결정해야 한다. 전세금의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는 비율을 월세 전환율(월세율)이라 하는데 보통 연 6~12% 정도로 주택이 있는 지역이나 가격, 주변 전세 시세에 따라 달라진다. 대학가 원룸이나 오피스텔 같은 소형 주택은 월세 부담액이 크지 않아 12%를 적용하지만, 강남의 경우 보통 6~7% 정도 되고, 전세금이 5억원 이상 되면 5% 미만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월세라 해서 무턱대고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전세 보증금과 월세 전환율을 제대로 따져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저금리 신용 대출 못 받으면 큰 도움 안 돼

보통 집을 살 때 받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5%로 가장 낮고, 전세 자금 대출이 5~6%, 그리고 신용 대출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10% 내외로 매우 높아서 본인에게 적용될 수 있는 저금리 신용 대출이 없다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매매가 5억원짜리 아파트의 전세금이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올랐다고 하자. 주택담보대출 3억원을 받으면 전세금 2억원을 더해 집을 살 수 있지만 매월 1백만~1백25만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 그러나 월 소득의 20% 이상을 대출 이자로 부담하면 정상적인 가계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아무래도 무리가 따른다.

결국 전세 자금 대출을 받을지 월세로 전환할지가 관건인데, 월세 전환율이 전세 자금 대출 이율인 5~6%보다 낮지 않으면 당연히 전세 자금 대출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월세 전환율이 9%라면 월세가 75만원으로 전세 자금 대출 이자 42만~50만원보다 매월 25만~33만원 정도를 더 내야 한다.

전세 자금 대출을 받을 때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들어 전세 자금 대출 상품이 크게 늘어나고 가입 조건도 많이 좋아졌지만 본인의 신용도나 소득 수준 등에 따라 대출 한도나 금리가 달라지고 금리 종류에 따라 향후 부담할 이자 금액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금리 상승기에는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는 것이 좋지만 전세 자금 대출은 대부분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변동금리로는 잔액 기준 코픽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등이 사용된다. 이때는 CD보다는 코픽스가 낫고, 코픽스 중에서도 금리 변동이 빠르게 적용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보다는 금리 변동이 가장 늦게 반영되는 잔액 기준 코픽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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