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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북한 엘리트 사회가 변하고 있다”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 인터뷰 / “김정일, 3년 이내에 사망…권력 승계는 끝나”

감명국 ㅣ kham@sisapress.com | 승인 2011.03.07(Mon) 15: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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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이종현

지난 2월15일자로 발행된 <시사저널> 제1113호의 커버스토리는 ‘휴대전화가 북한 흔든다’였다. 북한 정보원 등의 휴대전화를 통해 북한 내부 상황이 거의 실시간으로 남한에 전달된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부분과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대북 매체가 ‘열린북한방송’이다.

이 매체의 대북 정보력은 압도적이었다. 남한의 언론 매체는 물론 정부 기관에서도 인정할 정도였다. 지난 2년간 이 매체의 대북 정보 수집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인물로 학계 및 정부 기관 주변 북한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인물이 있다. 2005년에 탈북한 이윤걸씨이다.

그의 이력은 남다르다. 북한 권력의 최고 핵심부인 호위사령부 출신에다가, 대학도 ‘북한의 카이스트’로 불리는 리과대학을 졸업했다. 북한의 최고 엘리트였다. 그는 그동안 외부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통일부로부터 설립 허가를 받고 서울 강남에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를 열었다.

2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자마자 그의 ‘깊숙한’ 정보력은 단박에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김정은이 김정일 생일 전날인 2월15일 자신의 명의로 북한 보위부 요원들에게 선물을 했다’ ‘김정일이 2월18일 성매매와 필로폰 거래가 성행하던 당구장과 PC방 폐쇄를 공식 지시했다’라는 소식은 권력 핵심에 접근하지 않으면 얻기 어려운 정보였다. 지난 3월2일 서울 신촌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를 직접 연 배경은 무엇인가?

여전히 남한은 북한에 대해 흥미 위주로만 접근하려고 한다. 정치권이 여야로 나뉘고, 정부도 일관성이 없는 집행을 한다. 북한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상당히 정확한 정보로 파장을 일으켰던 열린북한방송의 산파 역을 내가 담당했다. 그런데 그 매체가 추구하는 방향이나 전략적 목표 역시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조금씩 차이가 났다. 어차피 대북 정보력은 이미 내가 구축하고 있던 라인이니까, 이번 기회에 직접 내 전략대로 해보자는 결심을 굳혔다.

그동안 외부에 나서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내 정보원들이 노출될 수도 있고. 아무튼 여러 가지 이유로 나서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남한 사회는 본인이 나서지 않으면 재량권이 없어지더라.(웃음) 재량권이 없어지면 내가 하려는 뜻을 제대로 펼칠 수가 없다.

호위사령부 출신이라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업무 기능은 한국의 경호실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그 힘이나 세력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 자체가 인민무력부와 동일시되면서도 독립된 부대로 10만명이 넘는 정규 요원을 두고 있다. 김정일 권력을 지키며 쿠데타를 막는 역할이 주 임무이다. 성격상 외부로 부각될 수 없어서 그렇지, 실제 내부의 힘은 훨씬 더 막강하다.

그 정도 이력이면 북한에서는 상당한 엘리트인 셈이다. 그럼에도 탈북한 이유가 궁금하다.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이지만, 북한 역시 혁명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엘리트층에서 일어나지 일반 주민들 사이에서 일어나기는 어렵다. 일반 주민들이 일어나봐야 소요와 시위 정도에 불과하다. 북한의 엘리트 사회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남한 사회는 북한 엘리트층의 사고를 변화시키는 것을 전략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

마침 지금 리비아 등지에서 아랍 혁명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이 여파가 북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가?

일부에서 그런 전망도 하던데, 그것은 잘못 판단한 것이다. 그 정도만으로 북한이 영향을 받기는 어렵다. 마치 남한이 씨는 묻지도 않고 열매만 바라는 격이다.

북한 주민 중 엘리트층은 어느 정도 된다고 보나?

2천3백만 북한 인구 중에 일반적으로 엘리트층을 1백80만명 정도로 본다. 대학 수준 정도의 교육을 받았거나, 한 분야에서 전문으로 10년 이상 해 온 사람들을 대개 이 정도로 보면 된다. 물론 여기서도 핵심 엘리트들은 따로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이 혁명의 추동력이 될 수 있는 자원이 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봐도 혁명은 어느 정도 배고픔의 단계를 넘은, 사회적 현상에 대해서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논의되는 것이다. 북한 엘리트 사회의 변화가 없이는, 아무리 남북한 간의 경제 격차가 벌어지더라도 북한이 망할 수 없고 남한이 이길 수 없다.

최근 부쩍 북한의 엘리트들이 많이 탈북하는 것도 북한 변화의 흐름인가?

그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남한은 한 번의 기회를 놓쳤다. 황장엽 선생을 잘못 대접한 것이다. 사실 그때 극대화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북한 엘리트들이 외부 정보를 접할 기회는 많나?

그 사람들은 다 안다. 직접 외국을 갔다 오기도 하고, 주변 친척·친구들이 갔다 오면 간접적으로 경험하기도 한다. 북한도 여기 사회와 똑같다. 누가 외국 나갔다 오면 “야 너 한턱 쏴라” 하며 친한 이들끼리 만난다. 무슨 얘기를 하겠나. 자연스럽게 외국 소식을 듣는다. 이것은 엄연한 정보이다. 첩보가 아니다. 북한도 한 해에 평균 1만명 이상이 (외국에) 나갔다 오는데, 나가면 모르겠나.

북한 권력 내부에서 그런 엘리트들에 대한 통제나 관리가 엄격할 텐데.

당연하다. 북한 사회는 위로 올라갈수록 통제가 더 엄격하다고 봐야 한다. 그렇지만 거기에도 공간이 있다. 이 세상 어디든 그런 공간을 완벽히 차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북한 엘리트들의 고민은 무엇인가?

남한의 과거 젊은 세력들이 민주화를 위해 고민하듯이 북한도 똑같다. 체제에 대한 문제점,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다 갖고 있다. 다만 말을 안 하고 조용히 있을 뿐이다. 얘기도 확실히 서로 믿을 수 있는 사람하고만 주고받는다.

얼마 전 김정은이 보위총국 요원에게 고급 선물을 했다는 내부 정보를 밝혔다. 군부에 이상 동향이 있는 것인가?

아니다. 지금의 체제를 더 안정화시키기 위한 차원이다. 내가 알기로 지금 북한 군 내부에는 아무 문제도 없다. 여기서는 당장 북한 권력에 어떤 큰 변동이 일어날 듯이 얘기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평양은 지금 너무나 조용하다.

평양은 그렇다 쳐도 지방 등 북한 주민들의 동향은 심상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식량 문제이다. 당장 쿠데타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다.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웠던  1990년대도 잘 넘겼는데. 다시 말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엘리트층의 사고 의식의 변화이다. 

북한 주민들의 변화 가능성은 어떤가?

물론 그런 조짐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방 주민들에게 이제  배급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자본주의가 이미 밑바탕에 다 들어갔다. 시장 경제가 지배한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시장 경제의 원천이 없다는 데에 있다. 그러니까 점점 더 피폐해지는 것이다. 내수 경제가 시장 경제를 어느 정도 유지할 만큼은 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안 된다.

현재 김정일의 건강 상태는 어떻다고 보는가?

김정일은 분명히 3년 이내에 사망한다고 본다. 하지만 이미 김정은의 권력 승계는 끝났다.

호위사령부 출신이었다니 알지 모르겠다. 한때 ‘가짜 김정일’설이 많이 나돌았는데.

그것은 진짜 있다. 위험할 때 사용하고, 지금도 있다.

북한 권력 내부에서는 다 아는 사실인가?

아니다. 권력 내부는 잘 모른다. 그 안에서도 핵심적인 몇몇만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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