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진보개혁모임’이 유시민 운명 가를까
  • 김지영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1.03.1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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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최대 조직으로 출범…“아직은 반대 정서가 더 강해”

 

▲ 3월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진보개혁모임 창립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유장훈

지난 3월8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진보개혁모임’이라는 조직이 공식 출범했다. 이 모임은 일약 민주당 내 최대 조직으로 떠올랐다. 공동 대표는 김근태 민주당 고문,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맡았다.

이들을 포함해 김영춘·이인영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원혜영·강기정·백원우·홍영표 의원 등 현역 의원 23명, 오영식·우상호·임종석 등 전 의원과 원외 지역위원장 등 모두 1백7명이 ‘한 배’에 몸을 실었다.

이 모임은 민주당이 지난해 7·28 재·보선에서 패배한 직후인 7월30일 ‘민주당의 새로운 진로 모색을 위한 간담회’를 열면서 싹을 틔웠고 7개월 만에 첫 결실을 맺었다. 진보개혁모임은 창립 선언문에서 “진보 개혁의 깃발을 높이 들고 복지 정당으로 나아갈 것이며, 야권 통합·연합을 폭넓게 그리고 반드시 이루어 내겠다”라고 천명했다.

향후 당권·대권 경쟁에서 상당한 역할 할 듯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모임이 향후 당권과 대권 경쟁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진보개혁모임이 대외적으로 엄중한 ‘중립’을 표방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인 듯하다. 차기 당권과 대권 경쟁에 뛰어들지 않을 사람들이 뭉쳤다는 점을 강조한다.

진보개혁모임에 속한 한 중진 의원은 “이해찬 전 총리는 차기 대권 주자군에 포함되기 때문에 이 모임에서 빠졌다. 반면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한명숙 전 총리의 경우는 ‘뇌물 수수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어 대선 주자로 나서기 힘들 것이다. 공동 대표를 맡게 된 것도 그런 맥락에 따른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실제 이 모임의 한 인사는 “향후 민주당 내에서 당권과 대권을 놓고 한바탕 싸움이 벌어질 것이고, 그때 진보개혁모임이 시소의 중심축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창립 선언문에서 ‘야권 통합 및 연합’을 강조한 것 또한 내년 대선에서의 ‘야권 후보 단일화’에도 상당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따라서 당 밖의 야권 ‘잠룡’들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정책연구원장과 이 모임의 관계도 비상한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회원들을 계파별로 살펴보면, ‘GT(김근태)계’와 ‘광장’ 모임, ‘친노(親盧)’ 진영 등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뉜다. 그 가운데 이인영 최고위원과 최규성 의원, 이목희 전 의원 등 GT계가 가장 많이 포진해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광장’ 모임은 노무현 정부 시절 GT계와 ‘DY(정동영)계’가 치열하게 당권 경쟁을 벌일 때 그 중간에서 ‘대통합’을 주장한 그룹이었다. 한명숙 전 총리와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 이미경 의원, 유인태 전 의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친노 인사로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백원우 의원, 이화영 전 의원 등이 합류하고 있다.

이 가운데 ‘광장’ 모임이나 친노 진영은 당내 ‘빅3’(손학규·정동영·정세균) 외에도 당 밖의 유시민 원장과 어느 정도 선이 닿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 내에 퍼져 있는 ‘반(反)유시민’ 정서가 이 모임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는 분석이 더 유력하다. 실제 민주당의 한 인사는 “한 전 총리나 이광재 전 지사 등도 유원장의 행보에 대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 모임에 DY계가 거의 배제되어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진보개혁모임의 한 핵심 인사는 “차기 당권·대권을 놓고 손학규·정세균 계는 ‘진보개혁모임’으로, DY계는 ‘쇄신연대’로 실질적인 경쟁 구도가 만들어진 셈이다”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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