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에 6.5 규모 지진 나면 11만명 사상
  • 김회권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11.03.2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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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방재청 시뮬레이션에 나타난 ‘참혹한 예측’

 

▲ 3월15일 오후 2시 서울 미동초등학교에서 재난 상황을 가정해 실시된 민방위 훈련 중에 아이들이 지진 등의 경우에 대비해 책상 밑으로 들어가는 훈련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만일 국내에서 강도 높은 지진이 도시 한복판에서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해 최근 소방방재청이 실시한 시뮬레이션 결과는 비참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서울 중구에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파손되는 건축물은 58만4천여 동, 사상자는 11만5천여 명, 이재민은 10만4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도 마찬가지였다. 동래구 온천2동에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파손되는 건축물은 23만7천여 동, 사상자 수는 3만7천3백여 명, 이재민은 3만3천여 명으로 나타났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학과 교수는 “일본은 진도 6.5가 도쿄에 터져도 끄떡없다. 1995년 고베 대지진 이후 내진 설계를 강화한 결과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6.5만 일어나도 아이티처럼 엄청난 피해가 올 것이다. 지진의 강도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대비되어 있느냐에 있다”라고 말했다.

만에 하나 지진으로 피해를 크게 입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그 지진의 진원지는 한반도 내부보다 외부가 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 한반도에서 지진이 발생하기보다는 일본 근해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다. 이번 일본 도호쿠 대지진은 일본 열도 동쪽 해상에서 발생해 쓰나미가 한반도까지 닿지 못했지만 일본 서쪽 해상에서 같은 사태가 벌어질 경우 동해안은 쓰나미의 피해를 피해갈 수 없게 된다.

쓰나미는 한반도 동해안에 생각보다 빨리 닿는다. 지난 1983년 발생한 일본 혼슈 아키타 근해의 쓰나미는 울릉도에 77분, 묵호에 95분, 속초에는 1백3분 만에 도달했고, 1993년 홋카이도 오쿠시리 해역의 쓰나미는 울릉도에 90분, 속초에 1백3분, 동해에 1백12분 만에 도착했다. 지난 3월16일 소방방재청의 시뮬레이션에서도 일본의 서해인 아키타 현 연안에서 규모 8.0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동해안에는 최대 3.5m의 쓰나미가 1시간 40분 후에 도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문 교수는 “부산은, 일본의 큐슈 쪽이나 대마도가 지진이 잘 일어나지 않는 곳이고 설혹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수심이 얕고 방파제 역할을 할 섬이 많아 피해를 입을 확률이 낮다. 다만 일본 북동부의 서쪽에서는 큰 활성단층이 있어서 8.0의 지진이 나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울릉도·속초 등 수심이 깊은 곳에 위치한 지역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박연수 소방방재청장 역시 비슷한 견해였다. 박청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삼척의 임원항과 삼척항, 강릉 경포대, 속초해수욕장, 울진의 죽변항, 울산의 진하해수욕장 등이 상당히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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