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와 중국 내수 관련주에 주목하라”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11.03.2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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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동양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 “부동산은 끝났다”

 

ⓒ시사저널 전영기

지난해 11월 동양자산운용으로 옮긴 김태영 주식운용본부장은 “동양에 합류한 뒤 놀랐다. 펀드 라인업이 생각보다 훨씬 더 잘 되어 있더라. 대형액티브펀드, 삼성그룹주펀드, 밸류 스탁펀드, 중소형고배당펀드 등…”라고 말했다.

이 정도의 말은 회사에 대한 자부심으로 할 수도 있지만 동양자산운용의 중소형고배당펀드는 동양자산운용의 간판 상품이다.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속담을 여지없이 증명해 보이는 중소형주 펀드 중 수위를 다투는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보통 중소형주 펀드라고 해도 물량 수급과 수익률을 위해 대형주를 30~40% 편입해서 가는 편이지만, 동양에서는 100% 중소형주만으로 특화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중소형주는 유통 물량이 적기 때문에 일정 이상의 수익률을 내기 위해서는 특히나 빠른 판단력과 종목 발굴에 대한 능력이 필요하다.

김태영 본부장은 ‘큰손’ 출신이다. 9년간 국민연금 기금운용 본부 주식운용팀에서 선임운용역을 지냈고 2007년부터는 피데스투자자문에서 운용총괄책임자로 일했다. 그때 그가 얻은 경험은 “시장의 흐름에서 소외된 대형주를 일정 부분 편입시켜 장기 투자하면 시장을 꾸준히 상회하는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라는 것이다. 그에게 장기 투자의 과실을 안겨준 종목은 현대미포조선과 LS산전 등이다. 현대차도 주가가 2만원대일 때 꾸준히 편입시켜 재미를 보았다.

“소외된 주식 중에 저평가된 것 찾아야”

그는 최근 시장 흐름에 대해 “돌발 변수(일본 지진)로 인해 예측이 의미가 없는 시장이 되었다. 지금 수혜를 보거나 피해를 입는 것은 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본 지진의 여파도 향후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아직 판단하기 이른 시점이라는 것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지금 아무 이유 없이 빠진 주식을 다시 펀드에 편입시켜 일정 부분 기다리면 시장을 이길 수 있을 것이다”라고 내다보았다. 그가 보기에 최근 ‘이유 없이 빠진 종목’은 금융주(은행)와 중국 내수 소비 관련주이다.

김본부장은 “일본 지진이 없었더라도 국내 주식시장은 박스권에 갇혀 있었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2009~10년의 국내 주식시장이 너무 좋았기에 더 큰 기대감과 이미 물잔이 다 찼다는 상승 에너지 소진론 사이에서 헤맬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런 상황에서 돌발적인 일본 지진 사태가 찾아왔기에 그는 박스권 장세의 하단이 더 깊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는 ‘올해 시장의 정점’을 2분기로 지목했다. 2분기에 찾아올 코스피지수 2천2백50포인트 정도가 올해 증시의 꼭짓점이고, 3분기 이후에는 별다른 호재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그는 “1분기 말에 박스권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을 줄 알았는데 일본 지진으로 조금 지연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요즘 장세에서 그가 눈여겨보고 있는 주식은 금융주와 ㈜LS 같은 주식이다. 특히 “상반기까지는 금융주의 매력이 식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아직도 모든 이들의 관심사이자 개인 보유 자산의 핵으로 군림하고 있는 부동산에 대해 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예전 같은 부동산 불패 신화는 오기 힘들다”라고 단언했다. 일부 지역에서 빠졌던 부동산 매매가가 다시 오르는 양상을 보이지만 ‘약간의 반등’ 정도이지 부동산 자체가 투자 자산으로 매력을 되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그는 1970년대 이후 부동산 투자로 돈을 만들던 세대가 투자 시장에서 물러나는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들었다. 2007년부터 적립식 펀드에 돈이 크게 몰리기 시작한 것도 그런 예라는 것이다. 그 역시 개인적인 재테크 수단은 펀드 쪽이다. 살고 있는 집 외에는 부동산 자산이 없고, 펀드 투자는 부인에게 일임한 상태이다.

“주식시장 흐름 맞힐 수 있다는 말은 거짓말”

부동산 시장에 끼는 거품처럼 주식시장에도 거품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그는 인정하고 있다. 김본부장은 “주식시장에는 항상 거품이 존재한다. 특정 종목이 시장을 주도하며 주가가 절정을 달릴 때 거품이 낄 수 있다. 그때는 그 종목을 팔고, 소외주를 편입시킨다. 소외된 주식 중 기업 내용이나 이익 창출 능력이 좋고 소외 이유가 해소될 수 있는 주식을 사면 시장을 이길 수 있다. 시장은 항상 반복된다. 저평가되어 있는 것이 있고, 고평가된 것이 항상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시장 흐름을 맞힐 수 있다’라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했다. 다만 “시장 흐름을 맞추는 것은 어렵지만 종목을 맞추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라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는 ‘기다림’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그는 “상대적으로 내가 아무리 싸고 좋은 주식을 고르더라도 시장 환경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내일 좋아질지, 후년에 좋아질지, 그 주식이 제 가치를 평가받을 때가 언제 올지 모르는 일이기에 기다리는 과정이 필요하다”라는 것이다.

그러면 ‘좋다는 주식’을 사서 마냥 기다리는 것이 최선일까. 그는 “나라면, 적어도 시장 수익률 이상을 ‘지속적’으로 내는 펀드에 돈을 넣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자산 많다고 가치주 편입 안 해…성장성 판단해 장기 투자”
수익률 좋은 중소형고배당주식펀드 운용하는 최영철 주식운용팀 매니저

동양자산운용에서 수익률이 제일 좋은 펀드는 중소형고배당주펀드이다.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20억원 이상의 펀드 중 상위 2%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설정액 기준으로 보면 1천억원 정도이고, 설정일(2005년 5월8일) 이후 누적 수익률은 2백3%이다. 현재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최영철 매니저는 지난해 3월8일에 합류했다. 그가 이 펀드를 맡은 이후 수익률은 43% 정도, 그러니까 지난해 3월8일 이 펀드에 돈을 넣었다면 43%의 수익을 거두었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동양 중소형고배당주펀드에 편입된 종목은 90개 정도이다. 한 종목의 비중이 2%를 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가능성이 있는 주식을 발굴해 편입시키고 가격이 빠지면 좀 더 사고, 목표 가격에 근접하면 파는 방법으로 수익률을 올린다. 때문에 설정 이후 6년 내내 포트폴리오에 남아 있는 종목은 없다.

그동안 이 펀드의 수익률을 올리는 데 기여한 효자 종목을 꼽자면 포스코켐텍, KP케미칼, 화신, 동양기전 등이다. 최매니저는 “대형 우량주는 모든 사람이 다 주시하는 종목이다. 중소형주는 하는 사람이나 펀드 사이즈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우리(회사)가 열심히 하면 발굴할 수 있는 종목이 많다. 남들보다 먼저 빨리 발굴하는 데 강하다”라고 말했다. 물론 그 역시 종목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유 종목의 수익률이 워낙 좋다 보니까, 교체할 종목 발굴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는 중소형주 발굴 기준에 대해 “중소형 고배당 펀드인 만큼 배당이 높은 종목을 일부 가져가고, 밸류에이션이 낮고 수익을 꾸준히 내는 안정 가치주와 장기 성장주를 가져가는 것이 특징이다”라고 덧붙였다.

중소형주의 위기는 금융 위기 때처럼 시장에 유동성 자체가 말라버리는 하락장이다. 이때는 거래량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중소형주가 대형주보다 더 타격을 받게 된다. 지난해 펼쳐진 외국인의 ‘사자’ 공세로 인한 상승장에서도 중소형주는 소외되었다. 외국인 큰손들이 중소형주를 거의 손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동양의 중소형 배당주는 지난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비결이 뭘까. 최매니저는 “성장성을 가진 종목에 장기 투자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지난해 고전한 일부 가치주 펀드와의 차이점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자산이 많다고 가치주로 판단해 편입시키지는 않는다는 얘기이다.

그는 중소형주고배당펀드가 주가 폭락 뒤 초기 상승 국면이나 상승 뒤 횡보 국면에 수익률이 다른 펀드보다 좋다고 전했다. 게다가 최근에 중소형주가 워낙 조정을 받아서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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