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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는 저 눈부심…늦기 전에 향기 속으로

봄꽃 맞이 여행 가기 좋은 곳 10선

최미선│자유기고가 ㅣ 승인 2011.04.11(Mon) 00: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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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 끝에 다시금 봄이 돌아왔다. 모질게 불어대는 겨울 찬바람을 꿋꿋하게 견뎌낸 앙상한 꽃가지들이 살랑살랑 봄바람을 맞아 팝콘 터지듯 속살을 드러내며 울긋불긋 꽃송이를 피워낸다. 매화와 산수유에 이어 벚꽃, 진달래, 복사꽃, 튤립, 금낭화까지 저마다 고운 빛깔을 뽐내며 대지를 화사하게 물들이는 봄의 전령사들이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털어내고 집밖으로 나오라 손짓하는 듯하다. 이즈음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겨울을 이겨내고 활짝 피어난 꽃들에게서 활기를 얻고 마음 가득 싱그러운 꽃향기와 삶의 향기를 채워오는 것은 어떨까?

   
▲ 진해 여좌천

벚꽃의 고장, 진해

봄을 가장 화려하게 장식해주는 꽃을 꼽는다면 단연 벚꽃이다. 대개 4월 초순쯤부터 꽃망울을 터뜨리며 전국을 하얗게 뒤덮지만 올해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려 예년에 비해 개화 시기가 다소 늦은 편이다. 4월 중순께 벚꽃의 화사함을 만끽할 수 있다.

국내에서 벚나무가 가장 많다 하여 벚꽃 1번지로 꼽히는 경남 진해는 4월이면 전국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로 탈바꿈한다. 벚나무 중 으뜸 수종으로서 꽃이 탐스럽고 양도 많은 진해 왕벚나무에 벚꽃이 일제히 피어오르면 진해는 온천지가 솜사탕처럼 하얗게 변한다. 행여 한 줄기 바람이라도 불면 진해 전역에서는 하얀 꽃눈이 내린다. 꽃눈은 거리와 철길을 순백으로 물들이고, 사람 머리 위에도 거리에 세워둔 자동차에도 살포시 내려앉는다. 진해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실개천에도 조막만 한 꽃잎 배들이 동동 떠다닌다.

진해는 전역이 벚꽃 천지이다. 벚꽃의 명소를 찾는 일이 무의미할 수도 있다. 굳이 명소를 꼽는다면 창원시 진해구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장복산 공원, 안민고개, 시루봉, 제황산 공원, 여좌천, 경화역 등이 유명세를 탄 곳이다. 그중에서도 시루봉은 꽃눈을 맞으며 산책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정상에 오르면 진해는 물론 거제 앞바다까지 한눈에 보이는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이다. 진해구 경화동에 있는 경화역 또한 고즈넉한 철길을 따라 화사한 벚꽃이 가득해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벚꽃이 만개하는 기간에는 철길을 걷는 사람들로 빼곡하고, 어쩌다 한 번씩 지나가는 기차도 연신 기적을 울리며 거북이처럼 아주 천천히 간다. 기적 소리에 놀라 철길을 빠져나온 사람들은 일제히 플랫폼에 늘어서 기차와 어우러진 벚꽃 풍경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다. 그리고 기차가 지나가면 또다시 철로를 메우는 사람들. 벚꽃이 만개할 즈음 경화역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문의 : 창원시청 관광진흥과 055-225-3711

   
▲ 하동 쌍계사

하동 쌍계사 십리벚꽃길

전남 구례에서 경남 하동으로 이어지는 섬진강 19번 국도변에 자리한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초입까지 이어지는 ‘십리벚꽃길’ 또한 예년보다 다소 늦은 4월12~15일쯤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구불구불 흐르는 화개천을 따라 쌍계사까지 이어지는 길은 약 5km. 길 양편에서 머리를 맞대고 있는 벚나무에 꽃이 만개하면 안개를 뿜어올리듯 뽀얗게 피어난 꽃송이들이 하늘을 덮은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문의 : 하동군청 문화관광과 055-880-2360

제천 청풍호 벚꽃축제

중앙고속도로 충북 남제천 IC에서 빠져나와 우회전하면 청풍호수 줄기를 끼고 도는 호반길이 펼쳐지는데, 4월이면 이곳 또한 화사한 봄꽃으로 물든다. 무엇보다 호반을 따라 구불구불 펼쳐지는 도로는 벚꽃 가로수가 긴 터널을 만들어 벚꽃 드라이브코스로는 안성맞춤이다. 호반길을 따라가다 청풍대교 건너 청풍문화재단지 안에 들어서면 곳곳에 벚꽃과 복사꽃, 목련, 개나리가 피어 있어 꽃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4월15일부터 17일까지 청풍호 벚꽃축제가 열린다.  문의 : 043-641-4870

서울의 벚꽃 명소, 여의도 윤중로

벚꽃이 남녘땅을 화사하게 물들이고 나면 4월 중순쯤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곳곳에서도 화려한 벚꽃 잔치가 펼쳐진다. 서울의 대표적인 벚꽃 명소로 자리 잡은 곳은 단연 여의도 윤중로이다. 국회의사당을 끼고 한강변을 따라 이어진 도로로 정확한 명칭은 여의서로이다. 약 1.7km에 달하는 도로 양편에 1천6백여 그루의 왕벚나무가 만개하면 이곳 역시 꽃천지로 변한다. 이곳에는 벚꽃뿐만 아니라 개나리, 진달래, 철쭉, 조팝나무 등 또 다른 봄꽃들까지 조화를 이루어 넓게 트인 한강을 배경으로 봄의 향연이 펼쳐진다.

서대문 안산 벚꽃길 

서울 서대문구청 뒤편에 자리한 안산(2백96m)에도 4월 중순쯤이면 왕벚나무가 일제히 꽃을 피워 야트막한 산을 화사하게 물들인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안산은 다른 곳에 비해 그다지 알려지지 않아 완만한 산길을 걸으며 호젓하게 꽃구경을 하기에 좋다. 서대문구청 왼쪽 도로를 따라 3백m가량 올라가면 벚꽃광장이다. 대개 이곳에서 전망 좋은 봉수대까지 올랐다가 무악정을 거쳐 내려오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이다. 이 길목은 화사한 벚꽃길은 물론 개나리가 줄을 잇는 계단길과 시원한 메타세쿼이어길도 펼쳐져 가볍게 걷기에는 그만이다.
 
이천 산수유마을

산수유 꽃은 멀리서 보면 개나리 같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꽃잎의 길이가 2㎜ 정도로 아주 작다. 때문에 낱낱의 꽃송이는 화려한 느낌이 들지 않지만 수천 그루가 한꺼번에 노란 꽃무리를 이루면 화사하기 그지없다. 산수유 하면 대개 구례 산동마을을 떠올리지만 이미 끝물이다. 서울에서 가까운 이천도 4월 중순 무렵 온 마을이 노란 산수유로 뒤덮여 수도권 지역의 봄꽃 명소로 꼽힌다.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송말리·경사리 일대의 산수유나무는 줄잡아 1만여 그루. 그중에서도 도립리는 산수유나무 수천 그루가 밀집해 있어 이천 산수유마을을 대표한다.

 원적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도립리 마을은 수령 100년이 넘는 산수유와 5백년 된 느티나무 고목이 어우러진 풍경이 독특하다. 조선 중종 때 기묘사화(1519년)를 피해 낙향한 선비 엄용순을 비롯한 여섯 명의 선비가 이곳에 육괴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주위에 느티나무와 산수유나무를 심은 것이 산수유마을의 시초가 되었다. 마을 안에 들어서 육괴정 옆 느티나무를 지나 윗길로 오르면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따라 돌담과 토담이 어우러진 함석 지붕 사이로 산수유가 비집고 나온 모습이 앙증맞다. 걸음을 옮길수록 산수유나무는 더욱 풍성해지면서 그야말로 노란 물결을 이룬다. 이천 산수유는 4월12~16일쯤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문의 : 031-633-0100

임자도 튤립공원

섬 전체가 모래로 이루어진 임자도 또한 4월 중순쯤이면 섬 안쪽에 조성된 튤립공원(전남 신안군 임자면 광산리)에 색깔도 모양도 각기 다른 튤립이 가득 피어나 ‘튤립의 섬’으로 변신한다. 국내 최대 규모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아득하게 펼쳐진 튤립밭에서 형형색색의 튤립들이 저마다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모습은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4월15일부터 24일까지는 신안 튤립축제도 열린다. 여객선을 타고 이동해야 하는 등 교통이 불편해도 2008년 처음으로 개최된 1회 축제 때부터 이국적인 풍경을 보기 위해 수만 명이 관람해 성공한 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노랑·빨강·보라·파랑·흰색 등 수십 종에 이르는 원색의 튤립을 색깔별로 구역을 나눠 심은 꽃단지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타박타박 걷다 보면 모양도 제각각으로 다가와 절로 카메라 셔터가 눌러지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꽃길 끝에 놓인 이국적인 풍차는 기념사진 촬영장으로 단연 인기이다. 선착장에서 축제장으로 가는 길목에는 튤립 벽화로 치장된 농업창고와 임자도 천연염을 토해내는 장포염전도 볼 수 있다.  문의 : 061-240-8880

   
▲ 고려산 진달래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

인천광역시 강화읍과 내가면, 하점면, 송해면 등에 걸쳐 있는 고려산(4백36m) 또한 4월 중순이면 한창 물이 오른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나 산허리를 감싼다. 진달래가 가장 많이 피어나는 곳은 정상 능선 북사면을 따라 355봉까지의 약 1km 구간이다. 간간히 바람이 산자락을 훑고 지나갈 때마다 요동치는 분홍빛 꽃물결은 상춘객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기에 충분하다.

고려산 진달래 산행은 대개 적석사, 백련사, 청련사에서 시작되는데 그중에서도 진달래 군락지와 가장 가까운 곳은 백련사이다. 진달래 군락지까지는 도보로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축제 기간에는 백련사로 차가 올라갈 수 없기에 고인돌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올라가야 한다. 고인돌공원 주차장에서 백련사까지는 2.5km 정도 된다. 아스팔트 포장 길이 말끔하게 다져진 데다 죽죽 뻗은 전나무가 양옆으로 줄지어 있어 걷기에도 좋다. 

백련사를 지나 다소 가파른 산길을 7백m가량 오르면 코앞에 드러난 산자락에 진달래가 가득 피어 있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려산 진달래의 멋이 살짝 드러나는 그 지점에서 완만한 시멘트 도로를 따라 6백m가량 더 오르면 진달래밭 능선을 따라 나무데크길이 가지런하게 놓여 있다. 나무데크길 끝에 놓인 전망대에 서면 산자락을 가득 덮은 진달래와 함께 발밑으로 강화도와 한강, 임진강까지 아우르는 시원한 풍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4월15~24일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가 펼쳐진다.  문의 : 032-930-3621

   
▲ 영덕 복사꽃

 영덕 복사꽃 마을

화사한 빛깔과 은은한 향기로 인해 보는 이의 마음을 은근히 달뜨게 하는 것이 바로 복사꽃이다. 해마다 봄이 되면 그렇듯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곳이 바로 경북 영덕이다. 안동에서 영덕으로 이어지는 34번 국도변, 특히 황장재를 지나 굽이굽이 오십천 물길을 따라 지품면까지 이어지는 길목은 온통 복사꽃 세상이다. 감미로운 봄바람이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달밤에 저 혼자 흐드러지게 피어난다는 복사꽃. 4월 중·하순쯤이면 수줍음 많은 그 꽃이 오십천 일대를 제 얼굴처럼 발그스름하게 물들여놓는다.

딱히 어디라 할 것도 없이 눈길 닿는 곳 모두가 복사꽃 세상이지만, 그중에서도 꽃구경을 하기에 좋은 곳을 꼽는다면 지품면 삼화리 일대와 옥계계곡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주응리 일대이다. 특히 삼화1리 마을은 산자락 전체가 복숭아밭으로 덮여 영덕을 대표하는 복사꽃 마을로 일컫는 곳이다. 마을 안쪽 완만한 언덕을 끼고 군데군데 무리를 지어 연분홍빛으로 곱게 물든 모습이 싱싱한 사춘기 소녀의 얼굴 같기도 하고 수줍은 새색시 같기도 하다.

따사로운 봄빛 아래 화들짝 피어나 열흘가량 세상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다 떨어지는 꽃잎마저도 아름답게 느껴진다. 한 줄기 봄바람이 시샘하듯 복숭아나무 가지를 살짝 흔들면 가녀린 꽃잎들은 나비인 양 팔랑팔랑 날아다니다 이내 땅 위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눈처럼 흩날리던 꽃잎이 내려앉으면 오십천 맑은 물도 연분홍으로 발그스름하게 물든다.

삼화1리 마을에서 내려와 옥계계곡으로 이어지는 69번 지방도로 또한 복사꽃길이 줄줄이 이어진다. 오십천 지류인 대서천을 거슬러 오르다 보면 옥계계곡 조금 못 미쳐서 나오는 주응리. 산자락 밑 알록달록한 함석 지붕과 어우러진 복사꽃이 소박하면서도 그림 같은 마을이다. 분홍빛 복사꽃 사이사이로는 살구꽃도 살포시 피어 있다. 아담한 마을길을 자박자박 걷다보면 그야말로 어린 시절에 부르던 동요 <고향의 봄>을 절로 흥얼거리게 된다.  문의 : 054-732-7015

금낭화 핀 서운암의 꽃길

   
▲ 서운암 금낭화

따사로운 봄날에 서운암만큼 눈길을 끄는 암자도 없을 듯하다. 경남 양산 통도사 뒤편 영축산 자락에 폭 파묻힌 이 작은 암자는 봄이 되면 온통 꽃으로 덮여 일명 ‘꽃암자’가 된다. 암자를 둘러싼 20여 만평의 산자락에 피어나는 야생화는 무려 100여 종. 수많은 야생화가 봄부터 가을까지 피고 지고를 거듭하지만 서운암의 들꽃 중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금낭화이다.

통도사 옆으로 난 개울 길을 따라 1km 남짓 올라가면 나오는 서운암에 들어서면 항아리가 그득한 마당이 보이고 마당 오른편으로 들어서면 아담한 잔디마당에 작은 절집이 들어서 있다. 서운암의 꽃길은 항아리 단지 오른편으로 난 오솔길에서 시작된다. 오솔길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다 보면 할미꽃, 참나리, 은방울꽃, 애기똥풀, 황매화 등 산야 곳곳에서 피어나는 자연 속의 들꽃들이 저마다 얼굴을 달리한 채 모습을 드러낸다.

향이 있되 진하지 않은 은은함이 더한 매력을 발하는 들꽃 길을 걷다 오솔길 끝에 이르면 병풍처럼 둘러진 산자락이 온통 금낭화밭이다. 분홍빛과 흰빛이 어우러져 오롱조롱 피어난 금낭화가 산자락을 가득 메운 풍경은 아주 독특하다. 앙증맞은 꽃을 ‘줄줄이 사탕’처럼 주렁주렁 매단 금낭화 줄기. 그 무게가 조금은 버거운 것일까? 살포시 휘어진 가녀린 줄기로 인해 수줍은 듯 얼굴을 숙인 금낭화의 모습에서 오히려 요염함이 묻어난다. 서운암 금낭화는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감상할 수 있다.  문의 : 055-382-7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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