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성취한 것은 ‘희망의 부활’이었다”
  • 조 철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11.04.11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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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글빛냄 제공
체제가 다르고 이념이 다른 두 강대국의 정상이 같은 곳을 바라보게 된 것은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각 나라의 국민을 대변하는 그들이 노련한 외교술과 결단력을 발휘해 역사의 흐름을 바꿨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국민 눈치를 보아야 하고 측근들에게 끌려다니다시피 하는 지도자들이 많은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영화배우 출신이어서일까. <위대한 협상: 세계사를 바꾼 8개의 협정>(프레드리크 스탠턴 지음 / 말글빛냄 펴냄) 중에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옛 소련 서기장이 핵무기 감축 협상을 성공시키는 과정은 영화를 보는 듯 극적인 장면들의 연속이다.

40년 만에 처음으로, 두 강대국 정상들은 지구상의 모든 핵무기를 파기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은 냉전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1987년 말, 레이건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ABM(탄도탄 요격 미사일) 금지 조약에 서명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핵무기들의 파기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당시 소련은 1천5백개가 넘는 핵탄두를 철거한 뒤 파기했고, 미국도 곧이어 약 4백기의 미사일과 2천여 개의 핵탄두를 철거한 뒤 파기했다.

소련은 핵탄두의 숫자에서 미국보다 4배가 많았는데도 파기하기로 동의했다. 검증 규정은 엄격했다. 모든 무기의 재고도 철저히 파악하고, 현장 검증과 근접 조사 그리고 미사일 생산 공장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를 실시한다는 내용이었다.

서명이 끝난 뒤, 고르바초프는 “우리가 성취한 것은 바로 희망의 부활”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4년 뒤 한 발짝 더 나아가 전략무기 감축 협정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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