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증시 2분기에도 훨훨 날까
  • 이철현 기자 (lee@sisapress.com)
  • 승인 2011.04.11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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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의 연속 순매수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

 


국내 증시가 4월 벚꽃처럼 흐드러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코스피)가 4월 둘째 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한때 2천1백30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4월7일 17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며 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선물 시장 흐름도 안정되다 보니 프로그램 매수가 잇따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와 프로그램 매수가 국내 기관과 개인 매도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다. 그렇다 보니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10%에 이른다. 전세계 증시에서 한국만큼 오른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김진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 시즌에 돌입하면서 (국내 증시는) 경기, 실적, 수급의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다’라고 진단했다.

미국 증시도 강세장…신흥국도 V자 반등

국내 기업이 1분기에 거둘 경영 실적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이 당초 기대치를 상회하고 있다.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덜 올라 수출업체가 혜택을 받았다. 이 와중에 일본 대지진 여파로 일본 기업과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기간 산업은 반사 이익을 얻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은 지난 4월7일 낸 시장 보고서에서 ‘유가증권 시장 대표 기업 1분기 업종별 평균 순이익 증가율은 24.3%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필수 소비재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에서 순이익 증가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증시 환경도 뚜렷하게 나아지고 있다. 미국 증시는 강세장 징후가 뚜렷하다. 다우존스산업지수와 다우운송지수가 동시에 전 고점을 경신했다. 기술적 분석의 고전으로 불리는 다우 이론에 따르면, 두 지수가 나란히 고점을 경신하는 것을 미국 경제가 회복할 것이라는 신호로 인식하고 주식 시장은 강세장으로 진입한다. 일단 강세장에 들어서면 다우존스산업지수는 평균 35% 올랐다.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국 거시 지표는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3월 고용지표가 크게 좋아졌다. 미국 제조업지수도 3개월 연속 60을 넘기고 있다. 제조업지수가 50 이상이면 경기 회복 내지 확장 신호로 해석된다. 이제 미국에서는 제조업 경기 회복→고용 개선→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경기 회복 선순환 구도가 안착되고 있다.

신흥국 증시도 V자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4월6일 모건스탠리자본지수(MSCI) 신흥국 지수는 2008년 6월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물가 상승 압력 탓에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크게 떨어졌던 인도 증시는 3월21일부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제조업 지수도 지난 3월 반등했다. 5월 노동절에 앞서 수요가 늘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어 주가는 4월에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시 흐름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 어둠을 드리우는 요인은 미국과 유럽이다. 미국에서는 서서히 출구 전략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시중에 풀린 돈은 물가를 올린다. 지금 미국에서는 고유가와 함께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부 상품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2차례 양적 완화 조처로 시중에 풀린 자금을 회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증시로 투자 자금을 끌어온 것은 글로벌 유동성이다. 전세계 자금 시장에서 자금이 넘쳐나다 보니 고위험 자산으로 투자 자금이 흘러넘치고 있다. 이 와중에 시중 자금을 흡수하면 투자 심리가 훼손될 수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유동성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은 분명 투자 심리를 뿌리부터 뒤흔드는 요인이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 4월4일 금융포럼 연설에서 “물가 상승 불안감이 안정되어 있고 상품 가격이 서서히 오르고 있어 물가 상승 압력은 일시적이다”라고 말했다. 2차 양적 완화 조처를 6월까지 유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진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유동성 회수 방향으로) 통화 정책을 바꾸더라도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점진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일본이 글로벌 유동성 대체 공급자로 나설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고질적으로 세계 증시 발목을 잡고 있는 남유럽 재정 위기도 악재로서 효능을 잃고 있다. 포르투갈이 지난 4월7일 구제금융을 요청했으나 세계 증시는 불확실성이 해소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남유럽 국가 재정 위기가 이미 내성화된 악재이다 보니 구제금융 신청 사실을 불확실성 해소 차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재정 위기가 스페인까지 확산되지 않을까라는 우려는 남아 있다. 

IT·화학·자동차 업종 등 유망

그럼에도 국내 증권사들은 한결같이 2분기에도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2분기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 2분기 전반부 주가가 빠르게 오를 것’으로 내다보았다. 오연구위원은 IT 업종을 주목한다. 5월 중국 노동절 수요와 하반기 성수기를 앞두고 유통업체가 재고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황 회복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연구위원은 ‘IT와 함께 화학 업종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가 안정, 지진 복구 수요,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김진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실적 개선이 뚜렷한 자동차·화학·보험 업종이 유망하다’라고 전망했다. 김정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기적 관점에서 화학, 철강·금속, 운수 장비, 전기 전자, 금융, 서비스업이 유망하다. 종목으로는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한화케미칼, 삼성중공업, SKC, CJ, LG화학, 베이직하우스, 평화정공, SK케미칼이 단기적으로 상승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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