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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만큼 무서운 생화학무기 5천t 보유”

순식간에 대량 살상 가능한 양…화생방 장비로 방어 불가능한 독성 화학물질 TIC도 확보

이윤걸│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 ㅣ | 승인 2011.04.11(Mon) 00: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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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10일 평양에서 북한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기념해 열린 대규모 열병식의 북한군 병사들.
ⓒAP연합

최근 많은 사람이 일본의 대지진에 따른 참혹한 결과와 원전 피해 후유증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다. 특히 물이 오염되어 생수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생생한 뉴스를 접하면서 필자의 머리에 언뜻 지나치는 생각이 있다. 바로 핵보다 더 무서운 것이 ‘생화학무기’라는 사실을, 북한에서 이를 직접 공부한 생명공학도로서 그 실상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가상 시나리오이기는 하지만, 북한이 핵보다는 상대적으로 한국·미국 등 외부로부터 주목을 덜 받는 생화학무기를 사용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이것은 한반도에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다. 설령 북한이 앞으로 핵무기 동결이나 핵무기 철폐를 구실로 경제적 지원과 맞바꾼다고 해도 절대로 북한의 위협이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북한의 생화학무기 위협에 대해 소홀히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필자가 확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맑은 밤 서울 30㎢ 지역에 탄저균 10kg을 살포했을 경우 최고 90만명, 사린가스 1t을 7.8㎢ 지역에 뿌릴 경우 23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다. 북한은 이미 5천여 t에 달하는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시에는 1만2천t까지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북한이 보유한 화학물질 가운데 TIC(인체 신경 관련 화학물질)라는 독성 화학물질은 일반 군용 화생방 장비로도 탐지되지 않고 군에서 사용하는 방독면이나 보호의로도 방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미국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박사의 경고이다.

일반적으로 생화학무기의 특성은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데다 보관이 쉽고, 소량을 사용해도 많은 사람을 살상할 수 있다. 또 접근이 어려운 지형을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고, 적이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 흔적도 없이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액체 형태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만큼 적에게 극심한 공포를 안겨주는 동시에 적으로 하여금 다양한 장비를 갖추도록 해 전투 효율성을 떨어뜨리게도 한다. 이런 이점 때문에 북한은 1960년대부터 생화학무기 개발에 착수했고, 약 10년 만에 독자적으로 생화학무기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지난 2006년 5월30일자 연합뉴스에 ‘보가지독(복어독) 주사 관련 연구가 북한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라는 기사가 보도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시 남한에서는 이것이 천연 약재라는 이유로, 또 높은 기술로 이 약을 생산하는 나라가 많지 않고 치료 효율이 높다는 쪽의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필자의 견해는 전혀 다르다. 그 독소가 얼마나 무서운지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복어 독에 들어 있는 신경독은 반치사량 LD50으로서 복강 내 주사 시 10μg/kg이다. 비브리오과 또는 알루테로모나스과 등의 해양세균이 생산하는 독소인 것으로 밝혀졌다. 신경이나 골격근육의 나트륨 채널(Na+채널)을 폐색해 활동 전위를 멈추게 하는 식으로 동물과 인체에 대한 치사량이 아주 극미량으로서 맹독이라는 것은 이미 생화학적으로 증명되었다. 우리는 이렇게 추산할 수 있다. 만일 이러한 세균을 자체 배양해 생화학무기로 만든다면? 실제 이 연구 사업을 뒤에서 도운 회사가 북한 인민무력부 총참모부 직속의 화학생물무기연구소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1960년대부터 조직적·체계적 개발

이렇게 파괴력이 예측 불가능한 생화학무기는 생물학무기와 화학무기로 분류할 수 있는데, 북한은 이 두 가지를 상당히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개발해 보관하고 있다. 20여 종에 달하는 5천여 t의 화학무기용 재료를 전역에 분산해 저장하고 있는 북한은 이 가운데 특히 사린과 VX 같은 신경작용제 생산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여기서 화학무기는 바로 전술적 용도로 주로 쓰이고 생물학무기는 전략적 무기로 사용하기가 훨씬 쉽다는 사실이다.

화학무기용 재료의 생산지는 평안북도 삭주 청수화학공장 일용직장, 평안남도 순천석회질소비료공장 일용직장, 함경남도 함흥에 있는 제2.8비날론연합기업소 일용공장을 포함해 12군데이다. 순천석회질소비료공장 일용직장에서는 시안화수소(CA)를, 청수화학공장에서는 수포작용제 같은 부류 화학독소를, 2.8비날론 일용공장에서는 기타 유기물질용 화학 독소 물질을 만든다. 

대부분 구토와 수포, 질식을 유발하거나 혈액과 신경에 작용하는 화학무기용 재료를 생산하고 있으며 연구는 신의주, 흥남, 강계, 용성 등지에서 이루어진다. 화학무기 생산을 총체적으로 지도하는 기관은 사실 인민무력부 총참모부 핵·화학방호국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이에 대한 모든 생산·관리 및 보관은 바로 2경제 산하 함흥과학분원 일용국에서 관여하고 있다.

화학무기는 북한에서 이미 상용화되어 있어 100mm 이상의 대구경포로는 모두 사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사시 군인들은 자기들이 사용하는 세균탄이나 화학탄의 구체적인 용도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오직 작전 지시에 따라 명령이 떨어지면 일단 발사하게끔 훈련되어 있다.

북한의 화학무기 위협을 분석한 남한의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2백40mm 장사거리 방사포 100대에 15t의 사린을 탑재해 서울을 향해 발사할 경우, 발사량의 60%만 목표 지점에 도달한다 해도 최소 4만6천명에서 최대 46만명이 피해를 입게 된다. 스커드 미사일을 사용해 서울 이외 부산이나 대구, 광주, 인천과 같은 대도시를 공격할 경우 인명 피해는 더욱 급증한다.

화학무기보다 적을 더욱 공포로 몰아넣는 무기는 생물학무기이다. 생물학무기는 미생물 병원균이나 독소,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으로 만들어진다. 냄새나 형태도 없고, 육안으로 식별할 수도 없기 때문에 화학무기보다 훨씬 은밀하게 적을 공격한다. 즉각적인 반응도 있지만 잠복기를 거쳐 광범위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생명 물질을 변종시킬 우려가 있다.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생물학무기가 바로 인간의 유전자에도 영향을 줄 우려가 있어 그 위험성이 화학무기에 비견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생물학무기 역시 바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화학무기를 총괄하는 인민무력부 총참모부 핵·화학방호국에서 관여하지만 이에 대한 모든 생산 관리 및 보관은 사실 국방과학원 산하 세균화학연구소와 의학연구소, 국가과학원 일용국 산하 미생물연구소 및 미생물보존연구소의 일용과에서 주로 관여한다.

북한은 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콜레라, 장티푸스, 발진티푸스, 이질, 유행성출혈열, 황우독소, 브루셀라, 야토균, 보톨리늄독소, 황열병 등의 균을 자체적으로 배양하고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서도 대표적인 생물학무기는 탄저균과 천연두가 기본이라고 북한 내 관련 학자가 말한 바 있다.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며 잠복기가 1~6일가량 된다. 그리고 호흡 곤란이나 패혈증 같은 증상이 나타난 후에는 항생제를 투여해도 치사율이 80~95%에 달한다. 북한이 배양 중인 천연두(두창) 바이러스의 경우 과거 전세계 사망 원인 중 10%를 차지할 정도로 무서운 질병이었으나 1979년에 자취를 감췄었다.

최대 위협은 ‘정밀치 못한 살상력’

   
▲ 지난 3월3일 경기도 동두천시 미2사단 캠프 케이시에서 열린 한·미 연합 화생방 훈련 중 주한미군병사가 방독면을 쓰고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1954년부터 자강도 강계에서 미생물연구소를 운영해 온 북한은 1966년 생물학연구소 내에 세균실과 진균실을 만들고 1968년 일본에서 귀국한 조총련 계통 학자들의 주도로 중국과 일본에서 기술을 도입해 197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생물학무기 개발에 돌입했다. 최근 북한의 과학자들이 B형 간염 백신 개발이나 테트로톡신 주사약 생산에 성공한 점을 볼 때 예상보다 훨씬 발전한 생물학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북한에는 아주 능란한 세균학자들과 생리학자들이 있다. 그들의 실력은 아주 어려운 동결 건조법에 의한 생물무기용 세균들을 배양하고 분리 및 동정하는 정도는 완성된 수준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최근 북한의 생물학 및 의학 등과 관련된 학술 잡지들을 분석하면,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서 이제는 북한이 유전자를 변형해 돌연변이나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한 신종 균을 개발할 능력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생물학무기의 경우 그 피해 범위가 화학무기를 사용할 때보다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조기 경보 수단을 가동해 적절히 대처한다면 사상자를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탄저균과 같은 세균 무기의 경우 파괴력이 상상을 초월하며 예측하기도 어렵다. 이처럼 아직은 6자회담 등에서도 생화학무기에 대하여 당장 코앞에 닥친 위협이 아니라고 치부할지는 모르겠지만, 실제 그 위험성은 일본의 원전 폭발 위협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엄청난 문제일 수 있다.

북한 인민무력부 총참모부 핵·화학방호국의 한 세균학 전공학자는 2000년 7월 당시 “북한 생화학무기의 최대 위협성은 사실 정밀치 못한 살상력이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서 작전에 참가하는 생화학무기용 재료인 미생물 병원균이나 독소, 박테리아, 바이러스에 대한 구체적인 인체 실험이 무차별적인 인간 학살에만 중심을 둔 채 집중된 결과로 얻어진 생물학무기라는 것이다. 따라서 5년 후, 또는 10년 후, 또는 그 이후에 발생할 오염 지역에 대한 생물학적 환경 안전에 대한 연구는 아예 진행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다. 오염된 생태 환경에 대한 중·장기적인 변화에 대해서는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고, 또 다른 미생물들이나 바이러스의 돌연 변이, 생화학적 재결합 등이 예측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고 당시 이 관계자는 말했다.

만약 북한이 생물학무기를 실제로 남한에 투하할 경우, 남한은 심각한 공황 상태에 빠지게 된다. 해독제나 치료제가 있다 할지라도 피해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만큼 정상적인 치료가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런데 필자는 이곳 남한에 와서 한 번도 화생방무기 대피 훈련 등에 참가하지 못했다. 반면 북한에서는 매년 정규군은 물론 지방이나 교도대, 적위대, 붉은 청년군부대 등도 보름 동안의 군사 훈련 중 2일 이상의 화생방 훈련을 반드시 시킨다는 것을 절대로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그에 앞서 우리는 최소한 생물학무기 공격에 대한 백신이나 환경 연구를 앞세워 반드시 방어 훈련 준비도 동시에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보란 한 치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 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핵보다도 훨씬 더 무서운 생화학무기는 늘 우리 앞에 현실로 존재하는 위협 요소임을 절대로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이 글의 필자인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는 북한의 카이스트로 불리는 평성리과대학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한 과학도로, 북한의 생화학무기 실상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 그는 2001년 탈북하기 전까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수 문제를 연구하는 청암산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한 데 이어 핵심 경호기관인 호위사령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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