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하나로 1만명 팬 모은 ‘7080세대의 뮤즈’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11.05.02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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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강지민씨

다음의 강지민 팬클럽(강사모)에는 7080세대를 중심으로 1만명의 회원이 모여 있다. 2008년 6월에 팬클럽이 생긴 지 3년 만이다. 이들이 열렬히 환호하는 대상은 무명의 라이브 통기타 가수 강지민씨이다.

방송에 한번 나오지 않고 분당과 산본의 작은 라이브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는 강씨는 어떻게 1만명의 팬을 거느리게 된 것일까. 일단은 그의 라이브의 힘이다. 강씨가 무대에서 소화하는 곡은 2천곡이다. 이 가운데 1천곡은 악보를 보지 않고 연주할 수 있다. 강씨의 강점은 클럽에 모인 관객층을 보아가면서 그들이 좋아할 노래를 선곡하고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는 점이다. <그대로 그렇게>부터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외톨이야>까지, 그는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레퍼토리를 갖고 있다.

 

ⓒ시사저널 윤성호

강씨는 “하드록을 빼고는 싫어하는 장르가 없다. 스무 살 무렵에는 트로트가 싫었는데 서른 넘어서는 트로트도 좋아졌다”라고 말한다. 스무 살 무렵 음반을 내기도 했지만 이 음반은 그를 오히려 언더 가수로 숨게 만들었다. “내가 생각한 음악과는 너무나 달랐고 남들한테 이끌려서 음반을 만들었는데 결과도 부끄럽고 다시는 이런 허황된 꿈을 꾸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라는 강씨는, 이후 작은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에 만족했다. 노래하는 것 자체가 즐겁고 좋아서 하는 것일 뿐 가수가 된다거나 음반을 낸다거나 하는 ‘꿈’은 꾸지 않았다.

그렇게 10여 년을 노래하니 팬들이 생겼다. 이들이 팬카페도 만들고 동영상도 찍어 올려주고 그러면서 1만명에 달하는 인터넷 팬덤이 생겼다. 강씨는 “아무도 몰라봐주던 때보다는 훨씬 좋다. 아무것도 없었는데 부자가 된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의 응원으로 ‘다시는 음반을 내지 않겠다’던 고집도 꺾었다. 강씨는 지난 1월부터 음반 작업을 하고 있다. 수록곡 가운데 반은 그의 자작곡으로 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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