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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는 여전히 조목사 손에 있다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사퇴 발언 진정성 의심…당회는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직 등 유지 요청해

이석 ㅣ ls@sisapress.com | 승인 2011.05.02(Mon) 19: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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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2월8일 조용기 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한국 교회 지도자 특별기도회에 참석해 설교하고 있다.
ⓒ뉴스뱅크

순복음교회는 3년 전 ‘개혁’을 단행했다. 조용기 원로목사는 담임목사직을 이영훈 목사에게 넘기고 은퇴를 선언했다. 조목사 가족들도 교회나 관련 기관에서 물러났다. 교회 사유화 논란이 가중된 데 따른 조치였다. 3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어떨까.

겉으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여의도 순복음교회 재산을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에 편입시켰다. 제자교회 20여 곳도 독립했다. 하지만 조목사 가족의 시곗바늘은 여전히 거꾸로 가고 있다. 조목사는 지난해 10월18일 국민일보 발행인 겸 회장에 취임했다. 점차 격화되는 가족 분쟁 사태를 진화하고, 교회를 안정시키겠다는 취지였다. 이 시기를 전후해 조목사의 가족들이 대거 교회 요직에 이름을 올렸다. 부인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은 순복음선교회 및 사랑과 행복 나눔 재단 이사에 취임했다. 올해는 여의도 순복음교회 명예목사로 추대되기도 했다. 큰아들인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은 사랑과 행복 나눔 재단 대표사무국장과 엘림복지회 공동이사장에 올랐다. 교회와 달리 조목사의 가족들은 여전히 자리에 연연하는, 나아가 교회를 장악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시사저널>은 지난해 8월 이후 순복음교회 내 경영권 분쟁 사태를 집중 보도해왔다. 그럼에도 순복음교회에 대한 조목사 가족들의 관여는 좀처럼 변하지 않았다. 그러자 교회 내부에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허동진 장로회장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조목사 가족들이 교회와 관련된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물러나야 한다”라고 선언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지키는 모임’(이하 순지모)이라는 조직도 교회 내에 꾸려졌다. 이들은 최근 국민일보 노조가 김성혜 총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데도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흐르자 결국 조용기 목사가 전면에 나섰다. 조목사는 지난 4월22일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새벽기도회에서 교인들 앞에 무릎을 꿇었다. 조목사는 “가족 일로 교회가 많은 시련과 환란을 겪었다. 잘못했다”라고 말했다. 교회 관련 직책을 모두 내놓겠다고 했다. 조목사는 4월16일 이영훈 담임목사에게 이같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한 관계자는 “(조목사가) 2기 사역인 사랑과 행복 나눔 재단 일에 전념하겠다는 마음을 굳힌 것 같다.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가족 문제도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신반의하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사퇴하겠다는 조목사 발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교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들은 “조목사는 아직도 교회 재산을 관리하는 순복음선교회 등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단순히 직책을 내놓는 것만으로 교회에 대한 가족들의 간섭이 사라질지는 지켜보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조목사는 지난 2008년 은퇴를 선언하면서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직은 3년 후 내놓겠다”라고 교회개혁실천연대에 약속한 바 있다. 조목사가 약속했던 3년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약속대로라면 오는 5월14일까지 조목사는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에서 물러나야 한다. 남오성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은 “조목사에게 입장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 현재 거취를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퇴 유보하면 시민단체 반발 거세질 수도

결국 조용기 목사가 거취를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순복음교회의 운명 역시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교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사태 해결의 열쇠는 여전히 조용기 목사가 쥐고 있다. 5월14일 조목사의 결정에 따라 순복음교회 문제 역시 갈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교회 안팎에서는 조목사가 약속된 날짜에 이사장직을 내려놓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교회의 최고 의결기구인 당회는 지난 4월17일 조목사가 순복음선교회와 국민일보, 사랑과 행복 나눔 재단을 계속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순복음교회의 한 관계자는 “국민일보가 여전히 어렵다. 순복음선교회 역시 상징적인 차원에서 조목사의 존재가 필요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조목사에게 당분간 직책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라고 귀띔했다. 물론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난 29일 조목사는 국민일보 회장 겸 발행인과 국민문화재단 이사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이사회에 서면으로 전했으나 이사진 19명 전원이 사표를 반려하기로 해 수리되지 않았다.

조목사 가족들의 움직임도 사태 해결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당회는 지난 4월17일 조목사 가족들의 역할도 대폭 제한했다. 김성혜 총장은 한세대와 해외 선교만 맡게 했다. 순복음선교회나 사랑과 행복 나눔 재단, 순복음실업인선교연합회, 엘림복지타운 등 교회 관련 기관의 직책에서는 물러나라고 결정했다. 조희준씨는 엘림복지타운 또는 해외 교회 관련 기관 중 한 곳만 선택할 수 있고, 조민제 사장도 국민일보만 관장하게 했다. 이를 위해 순복음교회는 최근 김성혜 총장과 조희준 전 회장에게 “당회 결정에 따라 해당 직책에서 모두 물러나라”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회측은 “불응 시에는 해당 기관을 통해 모든 행정적·물리적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성혜 총장과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이 당회 결정에 따라 교회 관련 직책을 모두 내려놓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국민일보 노조는 지난 4월13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김성혜 총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현재 추가 고발을 준비하고 있다. 조상운 국민일보 노조위원장은 “(조목사의) 은퇴 선언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현재 3차 고발을 위한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이 또다시 첨예한 대립 구도를 보일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배제할 수 없다. 순복음교회가 그동안의 잡음을 씻고 순항할 것인지 교회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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