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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득 위원장, “청와대, 제3 노총 위원장 제의했었다”

대정부 투쟁 선언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인터뷰 / “현 정권은 방향성·철학 없는 최악 정권”

김회권 기자 ㅣ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11.05.02(Mon) 19: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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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방을 돌며 4월을 보냈다. 5월1일 노동절 집회를 조직하기 위해 각 지역의 조합원들을 만나고 다녔다. 이위원장은 한국노총 위원장으로 있을 때(2004~08년까지 한국노총 위원장을 지냈다) 치른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 때 정책 연대를 하며 한나라당을 지지했다. 한국노총을 떠나 우리은행에 복직해 억대 연봉을 받는 삶도 누렸다. 그가 다시 한국노총 위원장에 출마해 당선하며 노동판으로 돌아온 것은 지난 1월이다.

이위원장은 취임한 뒤 정책 연대 대상이었던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상대로 ‘투쟁’을 선포했다. 지난 4월28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노총 위원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이상득 의원과의 회동설’에 대해 묻자 그는 뜻밖에도 “만났다”라고 순순히 인정했다. 그러나 “립서비스에 불과했다”라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에게 첫 질문으로 재·보궐 선거 결과를 접한 느낌을 물었다. 이위원장은 쉰 목소리로 말했다. “기분 좋게 봤다.”

4·27 재·보궐 선거 지역 가운데 어디에 관심이 가던가?

분당이다. 한국노총은 분당에 전력을 기울여 결합했다. 현장에 간부를 보냈고 조합원들에게 선거 참여도 독려했다. 분당에는 한국노총 산하 공공 기관과 금융인이 많다.

위원장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것은 전임 지도부가 실책했다는 뜻이 아닌가. 그렇다면 무엇을 실책했다는 것인가?

전임 지도부의 입장에서 본다면 방향을 잘못 잡았다. 현장과 거리가 멀었다. 현장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고민하지 않고 한나라당·정부·청와대와 지도부 중심으로 교섭이 이루어졌다. 그것은 잘못되었다.

한나라당과 연대를 파기한 뒤 살림이 어려워졌다는 얘기가 있다.

어려워졌다. 더럽고 치사한 정권이다. 2년 동안 파견 전임자들에게 급여를 주겠다는 것도 끊었다. 한국노총이 했던 산업 안전 진단과 자문, 직업 훈련, 노동 연구, 법률상담소 운영 같은 다양한 활동에는 원래 국고 지원이 있었다. 그 지원액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 그러면서 노동부 직원에게 한국노총과 대화하지 말라고 막았다. 그래서 우리도 기관원을 출입 금지시켰다.

대정부 투쟁의 결과는 이번 보궐 선거 결과를 볼 때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인가?

그렇다. 과거 조합원들의 권익을 위한 보호막이 필요해 정책 연대를 했다. 2007년과 2012년 두 번의 정책 연대를 일회성으로 한 뒤 그 경험을 바탕으로 2017년에 영구적 정책 연대를 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런데 오히려 정책 연대가 독으로 돌아왔다.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는 우리가 민노총보다 훨씬 적극적이었다. 한노총은 어느 정치권에도 예속된 곳이 아니다.

한국노총 내 미래전략위원회 산하에 ‘정치 전략 TF’도 그래서 구성한 것인가?

앞으로 있을 선거와 2017년 영구 정책 연대까지 길게 보고 구성한 것이다. 지난번 정책 연대가 실패할 것도 사실 어느 정도 예상했다. 그러나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차기 정책 연대에서 정확한 선택을 할 수 없다. 실수가 아니라 실패이다. 하지만 소중한 경험이다.

손학규 대표와 민주당을 평가한다면?

손대표는 운동권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 같은 변절자가 아니다. 현 대통령은 악질적인 사업주 출신이었다. 그렇다고 한국노총이 손대표라는 정치인과 특별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항상 한국노총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는 정치 조직, 소통할 수 있는 정치인을 선택할 것이다. 이제는 신중해질 것이다. 말 한 두 마디에 현혹해서 쫓?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시사저널 박은숙

한나라당이 최근 ‘노동 분야 TF’를 구성했다.

구성하면 뭐하나. 한두 번 방문하고 끝이다. 이전 집행부가 한나라당과 열여섯 번 만나서 합의서까지 쓴 적이 있다. 그러나 단 하나의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한 가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다. 최근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과 만난 적이 있는가?

만났다. 나는 누가 만나자고 하면 다 만난다. 대화하는 것을 중시한다. 이상득 의원이 만나자고 해서 만났다.

만나서 무슨 얘기를 나누었나?

솔직히 별로 밝힐 것이 없다. (만나서 얘기하는 것이) 다 일회성이고 립서비스라는 것을 안다. 스스로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정치인들은 한나라당 초·재선 의원들 중 일부밖에 없다.

노조법 개정 국면이 현실적으로 열릴 것 같은가?

노조법이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대화의 창구가 없다. 박재완 노동부장관, 임태희 전임 노동부장관 모두 노동의 ‘노’자도 모르면서 노동법 만들고 나서 자화자찬하고 있다. 청와대 노동수석은 3년 동안 한국노총, 민주노총과 단 한 번도 대화한 적이 없다. 경총 위원장은 기업가가 아니라 관료 출신이다. 아예 대화할 곳이 없다.

이번 재·보선에서 패배했으니 한나라당의 태도가 좀 달라지지 않을까?

선거에서 지면 겸허한 척하지만 수십 번 속았다. 임태희 장관이 다시 분당에 나온다는 말이 있던데 분당이 아니라 어디를 가도 한국노총이 쫓?아갈 것이다. 정치할 생각을 말아야 한다.

민주노총과 달리 한국노총이 가진 장점은?

민주노총은 민주화로 이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 시대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 많다. 우리는 시대의 변화와 시대정신을 읽어서 국민들과 함께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국민 속에서 대중운동을 하며 자리매김하고 싶다.

민주노총과의 공조를 놓고 불안한 동거라는 지적이 있다.

언론이 다소 무책임하게 싸움을 붙이고 확대 해석하는 것 같다. 민주노총 위원장과 만나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큰 차이가 없다. 두 노총 모두 내부에는 문제가 있겠지만 집행부끼리는 큰 차이가 없고 맞는 부분이 많다.

최근 전주 버스 파업에서 노-노 갈등이 일어났다. 현장은 이런 갈등으로 많이 힘들 것 같다.

복수노조가 우리 사회를 얼마나 힘들게 만들지는 전주 사태만 봐도 알 수 있는데 정부는 일단 시행해보고 고쳐가겠다고 한다. 곪은 뒤에는 차기 정권에서 감당하라는 것 아닌가? 단기 성과주의이다. 방향성과 철학, 가치관이 없는 최악의 정권이다.

6월쯤 서울지하철노조를 중심으로 ‘제3 노총’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서울지하철노조는 4월29일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한마디로 ‘MB 노총’이다. 노동계를 분열시키기 위한 것이다. 노동계를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내가 현장으로 나가 있을 때 청와대에서 제3 노총을 띄우는데 위원장을 맡지 않겠냐고 두 번이나 제의했었다. 당시 현 정권이 ‘이렇게 노동계를 분열시키려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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