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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비자금 수사, CJ로 튀나

CJ E&M 압수수색 이어, 방송부문 대표 구속 영장

이석 ㅣ ls@sisapress.com | 승인 2011.05.15(Sun) 21: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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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CJ E&M 사옥. 최근 검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시사저널 윤성호

오리온그룹 비자금 사건의 ‘불똥’이 CJ그룹으로 튀는 흐름이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3부(부장검사 이중희)는 지난 5월3일 CJ E&M 방송부문장인 김 아무개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5월9일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김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김대표는 온미디어 대표 시절이던 지난 2007~08년 ㄱ게임 개발업체 사장 이 아무개씨에게 6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오리온 그룹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가 시작되자 이씨는 미국 하와이로 떠났다. 이 과정에서 김씨가 이씨에게 당분간 들어오지 말 것을 종용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검찰은 그동안 오리온그룹 오너 일가의 수상한 자금 흐름에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지난 2000년 6월 온미디어가 발행한 BW(신주인수권부사채) 33만주의 신주인수권을 2억원에 사들였다. 주당 6백원에 불과했다. 담회장은 지난해 이 주식을 CJ그룹에 팔면서 80억원 이상 시세 차익을 거두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이런 와중에 김대표 개인의 비리가 튀어나온 것이다.

지난 4월12일에는 서울 상암동 CJ E&M 사옥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때문에 검찰 수사의 칼날이 CJ그룹으로 확대될지 주목되고 있다. 검찰 수사가 장기화될 경우 최근 새롭게 출발한 통합 법인의 행보에도 일정 부분 부담이 될 전망이다.

CJ E&M측은  “CJ가 온미디어를 인수하기 전인 2007년의 문제이 다. 혐의가 확정된 것도 아닌 만큼 지켜봐달라”라고 주문했다. 김대표도 현재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순신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장(부대변인)은 5월11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본류와 상관없는 개인 비리도 수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즉, 문제가 있다면 오리온이고 CJ이고를 가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검찰 “오리온이든, CJ든 걸리면 간다”

   
▲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 아무개 CJ E&M 방송부문 대표.
ⓒ뉴스뱅크이미지

검찰은 이미 오리온그룹 오너 일가와 관련된 인사들을 줄줄이 구속 기소한 상태이다. 조경민 그룹전략담당 사장이 최근 구속 기소 되었다. 조사장은 서울 청담동 고급 빌라인 마크힐스를 짓는 과정에서 4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리온 그룹 위장 계열사인 ㅇ사를 통해 수십억 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도 있다. 이어 미술품 거래 형식으로 비자금 은닉을 도운 혐의로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도 구속되었다. 때문에 검찰 수사가 어디로 튈지 주목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김대표는 오리온이나 CJ그룹 내에서도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그는 지난 1991년 오리온그룹에 입사한 이후 줄곧 케이블TV 사업에 주력해왔다. 지난 2000년 편성부장을 시작으로 40대 초반에 CEO(최고경영자)에 올랐다. CJ그룹에 인수되기 직전까지 온미디어의 시장 점유율은 30%를 오르내렸다. 매출도 해마다 90% 이상 성장했다. 케이블업계 최초로 유가 증권시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만큼 검찰 수사에 따른 회사 내부의 충격 또한 컸다.

지난 2007년 방송에 이어 게임 사업에도 진출한 것이 화근이었다. 당시 김대표는 ㄱ게임개발사에 100억원을 투자해 ‘케로로’ 시리즈를 공동 개발했다. 인기 케이블TV 만화를 소재로 한 이 게임의 인기는 대단했다. 출시 10일 만에 전체 온라인 게임 중 접속률 4위를 기록했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넥슨의 ‘카트라이더’를 위협할 정도였다.타이완 기업과도 2백8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로부터 계속 된 투자와 함께 채권 회수를 늦추어달라는 부탁을 받고 6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CJ그룹의 한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문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대표가 입을 다물자 개인 비리를 꺼내든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하다”라고 말했다. 김대표에 대한 검찰 조사 자체가 전략적이었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투자 과정에서 드러난 의혹은 여전하다. 게임 개발 당시인 지난 2007년 온미디어는 ㄱ사가 아닌 다른 회사에 게임 개발을 맡긴 것으로 확인되었다. 개발도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ㄱ개발사에 다시 작업을 맡긴 점은 석연치가 않다. 금액분도 마찬가지다. ‘케로로’와 같은 아동용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은 30억원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이런 사업에 100억원을 투자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문이 일고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 채널인 온게임넷을 운용하는 온미디어가 게임 사업에 나선 것 자체가 무리이다. 기존 게임업체들을 경쟁 사업자로 돌릴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ㄱ게임개발업체 사장 이씨는 현재 프로야구선수협회 간부를 상대로 선수 초상권을 독점으로 사용하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억 원 규모의 금품 로비를 한 혐의로 인천지검 부청지청으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게임 사업과 관련된 각종 이권에 여러 차례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문제가 되었던 ㄱ사의 사장직 역시 정식 직함은 아니다. 검찰은 최근 해외에 체류 중인 이씨를 불러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숨겨진 뇌관이 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CJ그룹의 한 관계자는 “김대표의 거취는 수사 상황을 보고 결정할 문제이다. 아직까지 특별한 지시는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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