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끌고, ‘금호’가 밀고…
  • 이철현 기자 (lee@sisapress.com)
  • 승인 2011.05.29 12:3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남 대표 기업’ 1, 2위에 나란히 올라…‘제주 대표 기업’은 제주 삼다수
▲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전경(왼쪽). 제주 삼다수 생산 라인(오른쪽).

호남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기아자동차와 금호가 꼽혔다. <시사저널>이 지난 5월23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호남 지역에 사는 성인 4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24.5%가 ‘호남을 대표하는 지역 기업’으로 기아차를 꼽았다. 네 명 가운데 한 명꼴이다. 기아차는 광주광역시 서구 내방동에 자동차 조립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스포티지R과 쏘울, 봉고 1t 트럭을 비롯해 승용차와 상용차 50만대(연산 기준)를 생산한다. 종업원은 6천7백명(올해 상반기 기준)이다. 4인 가족 기준으로 하면 기아차 광주 공장은 광주 지역 주민 2만5천명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자동차 산업은 전후방 효과가 큰 업종이다. 조립 공장 주변에는 협력업체가 밀집되어 있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진다. 지금 협력업체 2백50여 곳이 기아차 광주 공장에 부품과 모듈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기아차 광주 공장이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안팎까지 치솟는다. 기아차는 또 호남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단 기아타이거즈를 운영하고 있다. 기아타이거즈의 인기는 호남 내에서 기아차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호남 대표 기업인’은 박삼구 금호 회장

금호그룹(13.1%)과 금호타이어(7.6%)는 나란히 2, 3위에 올랐다. 고 박인천 회장이 1948년 광주여객자동차를 창업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춧돌을 놓았다. 화학·타이어, 물류·항공 서비스, 건설 분야 16개 계열사를 거느린 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호남 태생인 기업 가운데 드물게 재계 10대 기업집단에 속한다. 호남을 상징하는 기업이다. 박삼구 그룹 회장이 ‘호남을 대표하는 기업인’ 1위(3.8%)에 오른 것도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다만 ‘호남 대표 기업인’을 묻는 질문에 조사 대상 87.9%가 무응답하거나 모른다고 답해 호남 대표 기업인으로서 인지도가 높은 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6.1%)가 4위, 포스코(4.9%)가 5위에 올랐다. 현대차가 4위에 오른 것은 기아차 관계 회사라는 후광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1.6%)이 ‘호남을 대표하는 기업인’ 2위에 오른 것도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포스코는 전라남도 광양시에 단일 제철소로는 세계 최대 제철소인 광양제철소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인들은 조사 대상 24.4%가 ‘제주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제주 삼다수를 꼽았다. 제주 삼다수는 제주도개발공사가 제조하고 농심이 판매하는 먹는 샘물 브랜드이다. 먹는 샘물 시장 점유율 1위이다. 제주 삼다수는 가장 인지도 높은 제주산 제품 브랜드가 되었다. 제주개발공사는 삼다수 사업 실적으로 지난해 매출 1천3백36억원, 순이익 2백5억원을 기록했다. 2위는 지역 소주업체인 한라산(5.2%)으로 나타났다. 포털업체 다음(4.4%)은 4위에 올랐다. 본사가 제주도에 있는 것이 제주도 기업이라는 이미지 제고에 기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주를 대표하는 기업인’을 묻는 질문에는 조사 대상 90.2%가 무응답하거나 모른다고 답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