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형 개발자는 건설업 ‘꿈의 모델’…삼성물산·대우건설, 해외 사업 성과
  • 이철현 기자 (lee@sisapress.com)
  • 승인 2011.06.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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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이 개발자로 참여한 미국 멕시코 만 해상 광구. ⓒ삼성물산
건설업체들이 궁극적으로 꿈꾸는 모델은 사업 제안형 개발자(디벨롭퍼)이다. 제안형 개발자는 수주에 목매거나 EP&C(엔지니어링, 자재 조달, 건설)를 수행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새 사업을 제안하고 지분 투자와 자금 조달까지 맡는다. 시공이 끝나더라도 해당 시설을 운영해 공사 대금과 수익을 회수하고 투자 지분을 청산하는 업무까지 수행하기도 한다. 대표 사례가 독립 발전 플랜트(IPP) 사업이다.

대형 건설사가 개발자로 사업을 주도하거나 개발자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참여한다. 건설사들은 특수 목적 법인(SPC)에 지분을 투자하고 자금을 조달하는가 하면 설계, 자재 조달, 시공 업무를 수행한다. 시공이 끝나면 해당 발전소를 운영해 공사 대금과 수입을 회수한다. 삼성물산이 추진하는 카자흐스탄 발하쉬 발전소와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발전소가 대표 사례이다.

자원 개발형 사업도 제안형 개발자 사업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부존 자원이 풍부하나 개발 기술이나 자본이 없는 국가에 진출해 자원을 개발하고 판매해서 수익을 거두는 사업 모델이다. 자원 개발 사업은 발전 IPP 사업과 달리 변수가 많아 위험도가 높다는 것이 흠이다. 발전 IPP 사업은 현지 국영 전력회사가 발전소 전력을 사고 발전소 가동 기간과 전력 생산량이 정해져 있어 안정적이다. 이와 달리 자원 개발형 사업에는 자원 매장량, 자원 품질, 가격 변동이라는 변수가 있다. 그러다 보니 자원 개발 사업은 위험 회피 전략까지 포함해 사업 구조를 치밀하게 세워야 한다. 

김열매 현대증권 연구원은 “제안형 개발자로서 유리한 조건을 갖춘 건설사는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상사와 건설 부문이 한 기업 안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구조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들은 전문 상사 기업과 컨소시엄 형태로 사업을 추진한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자원 개발형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올해 하반기 대규모 수주가 예상된다. 파이낸싱 부문에서 가장 유리한 건설사는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 대주주가 산업은행이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선 분야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미국 금융 실적 데이터 업체인 딜로직 사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 실적은 2002~10년 8년 연속 5위에 올랐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멕시코 ‘볼레오 구리 광산 개발 프로젝트파이낸싱 금융 약정’을 체결하는가 하면 올해 우즈베키스탄 가스전 개발 사업, 캐나다 희토류 광산 개발 사업, 러시아·호주 유연탄광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해외 발전 IPP이나 자원 개발 사업에 참여할 때 산업은행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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