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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 교과 과정으로 짜라

2012년 대입 지원 전략 ④ / 학생부·자기소개서 기록 내용 증빙할 자료로 치밀하게 준비해야

최병기│영등포여고 교사·대교협 대표강사 ㅣ 승인 2011.07.05(Tue) 22: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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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의 한 고등학교 도서관에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포트폴리오 모음집’을 보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입학사정관전형을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자기소개서 작성과 포트폴리오 준비이다. 자기소개서 작성에 관해서는 지난 호에서 자세하게 살펴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포트폴리오 준비 요령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포트폴리오 준비를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 전형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교육 기관에서 아직도 이 전형과 관련해 ‘화려한 스펙과 잘 꾸며진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고 하고 있는데, 학생과 학부모는 이 주장을 상당히 신뢰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일부 업체에서 주도하고 있는 체험활동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학생이 여전히 많다.

하지만 이 전형에서는 ‘학교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의 활동’이 중요하다. 지난해 4월에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발표한 ‘입학사정관제 운영 공통 기준’에서도 분명하게 밝히고 있듯이 ‘학교 교육 과정을 충실히 이수하는 과정에서 학습·체험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이 이 전형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고등학교 학생들의 일상생활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이 전형을 왜 그렇게 구성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과거보다는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대다수 고등학교 학생들은 하루 중 가장 긴 시간을 학교에서 지내고 있다. 방학에도 대부분 학교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들이 학교 밖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 전형에서 학교 밖의 활동을 중요하게 평가한다는 것은 이런 현실에 놓여있는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일 것이다. 따라서 이 전형에서는 학교 교육 과정을 충실하게 이수하는 과정에서 학습·체험한 활동이 중요한 것이다. 포트폴리오 역시 그런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준비하면 된다.

또한, 이 전형에 대한 이해 부족 중 하나가 포트폴리오가 중요한 평가 자료라고 인식하고 있는 점이다. 그래서 이것을 준비하는 데 상당히 부담을 느끼고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가 올해 이 전형을 실시하는 1백32개 대학의 5백45개 전형 유형을 분석해보았더니 포트폴리오를 공식 전형 요소로 활동하는 대학은 한 곳도 없었다. 평가 대상이라고 하는 것은 그 전형의 전형 요소이다.

예를 들어, 모집 요강에 ‘학생부(교과) 30% + 학생부 비교과, 자기소개서 등 서류 20% + 면접 50%’로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이 있다면, 평가 자료는 학생부, 자기소개서, 면접인 것이다. 그 밖의 것은 전형 요소를 평가하기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포트폴리오도 평가 자료가 아니라 참고자료인 것이다. 이것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준비한다면 큰 부담이 없을 것이다.

그러면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딘가에 기록된 내용을 바탕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되어 있거나, 자기소개서에 서술되어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기록되지 않은 내용을 포트폴리오로 제출해보아야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모집 요강에 ‘고등학교에서 활동한 내용’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는데,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활동한 것들도 모두 준비해서 제출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 역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형을 준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모집 요강이다. 거기에 보면 그 전형은 누가 대상이고, 어떻게 선발할 것이고, 어떤 것들을 요구할 것인가가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따라서 그것을 준비하면 되는 것이다.

포트폴리오는 또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된 내용의 증빙 자료’로 준비해야 한다. 학교생활기록부에는 교육 과정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그 학생이 한 활동을 사실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그 활동에 대한 ‘동기-과정-평가’ 등이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하게 ‘어떤 활동을 했다’라는 식으로 기록되어 있다. 임원 활동을 했어도 ‘○○년 학생회장’이라는 사실만 기록되어 있다. 이 학생이 이 경력을 활용해 ‘리더십 전형’에 지원하고자 한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리더십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자기소개서에서 다양하게 서술하겠지만, 자수 제한으로 인해 모든 내용을 쓸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그런 내용을 포트폴리오로 입증하는 것이다. ‘왜 학생회장에 출마했는지, 선거 공약으로 무엇을 제시했는지, 그 공약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했는지, 그 활동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자신의 학생회장 활동에 대한 주변의 평가는 어떤지’ 등을 보여주어야 자신의 리더십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활동도 마찬가지다. 그 활동을 하게 된 동기와 구체적 활동 내용, 그것을 통해서 자신에게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등을 준비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한 활동이 모두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되지는 않는다. 학교생활기록부는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의 활동을 바탕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자신이 3년간 꾸준하게 한 활동이 있다면, 자기소개서에 그 내용을 서술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그런 활동을 소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필자의 제자 사례를 들어보겠다. 이 학생은 중국어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관련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서 꾸준하게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필자와도 상당히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중국 영화를 보면 필자에게 와서 자랑하듯이 그 내용을 이야기했었다. 그래서 그 내용을 글로 써오라고 시켰었다. 즉, 영화 감상문을 쓰라고 한 것이다. 또한, 중국 노래에도 관심이 많아서 필자에게 가사를 채록해달라는 요구도 했었다. 그리고 중국 관련 전시회가 열리면 빠짐없이 참가하려고 노력했다.

모집 전형의 특성에 부합하도록 대비

   
▲ 교육과학기술부가 과학 중점 학교로 지정한 서울 마포고등학교에서 포트폴리오 준비와 관련해 신기전 재현 수업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그런데 이런 활동들이 학교생활기록부에는 기록되지 않았다. 이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에 중국어 관련 기록 내용은 필자가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기록해준 것과 중국어 과목 성적이 전부였다. 이 학생이 입학사정관 전형 중 자기 추천 전형에 지원을 했는데, 자기소개서에 ‘왜 중국어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노력했는지’를 서술하도록 지도했다.

포트폴리오로는 영화감상문과 필자가 채록해준 노래 가사, 전시회 입장권, 사진, 감상문 등을 준비해 제출했다. 이 학생은 지금 대학생이 되어서 잘 다니고 있다. 이렇듯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진로를 위해서 열심히 한 활동이 있다면 자기소개서에 그 내용을 서술하고,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들을 포트폴리오로 준비하면 되는 것이다.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면서 또 하나 고려해야 할 것은 모집 전형의 특성에 부합하는 자료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십전형이라면 리더십에 관련된 자료를, 자기추천전형이라면 자신의 진로 개척을 위해 한 활동에 관련된 자료를 중심으로 준비해 제출하면 되는 것이다. 포트폴리오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고, 화려하고 잘 꾸미는 것이 중요한 것도 아니다. 필요한 것만 빠짐없이 준비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다면 지나치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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