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등뼈 채운 ‘든든한 인맥’
  • 이춘삼│편집위원 (sisa@sisapress.com)
  • 승인 2011.07.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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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 인맥 지도 |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 대게 잡이로 유명한 경북 영덕의 강구항. ⓒ연합뉴스

경상북도 동북부의 영양, 영덕, 봉화, 울진 4개 군은 뜻밖에도 상당 기간 오지로 남아 있었다. 산간(山間)에 둘러싸인 이 지역은 요즘에야 새로 길이 뚫리면서 소통이 원활해졌지만 우리 땅의 등뼈 모양을 한 동해안을 따라 뻗어내려간 7번 국도가 주요 교통로 구실을 했을 뿐 실상은 대구 등지와도 거리가 멀었다.

영양군의 경우는 도서 지역인 울릉군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기초자치단체이다. 영양의 옛 이름인 ‘고은(古隱)’은 ‘풍광이 수려해 선비가 숨어 살기 좋은 곳’이라는 뜻을 함축한다. 인구 현황을 보면 영양 1만8천6백66명(8천4백95가구), 영덕 4만9백79명(2만54가구), 봉화 3만4천3백76명(1만5천8백14가구), 울진 5만2천4백30명(2만3천91가구)이다. 지난해 제5회 지방선거 당시 선거인 수는 영양 1만6천66명, 영덕 3만5천5백48명, 봉화 2만9천7백21명, 울진 4만2천7백41명이었다. 대체적으로 유권자(만 19세 이상) 숫자를 전체 인구의 80% 선으로 보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시골로 갈수록 19세 미만의 비율은 더 낮아지는 추세이다.

영양 출신 인사
이름 출신  학교 직책
권영택 영양고-계명대 건축과 영양군수
금병호 중앙상고-건국대 경제학과 티센크루프동양엘리베이터 사장
김영수 경북고-한양대 원자력과 캐드콤 대표이사 회장
김우석 영양고-건국대 무역학과 예일회계법인 회장
김재수 경북고-경북대 경제학과 농림수산식품부 1차관
남상수 건국대 상학과 남영비비안 명예회장
남석우 서초고-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 남영비비안 회장
안종익 안동고-대구대 행정학과 서울지방경찰청 22경찰경호대장
이동옥 경북대 수학교육과 포항교육장
이문열 서울대 국어교육과 소설가
이원기 중동고-서울대 경영학과 PCA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 
이재오 영양고-중앙대 경제학과 특임장관
이종열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회장
장병윤 대륜고-영남대 행정학과 국제신문 논설실장
정수봉 인창고-서울대 공법학과 춘천지검 영월지청장
조준길 대구고-경북대 기계과 포스코강판 대표이사 부사장
조지훈(故) 혜화전문 불문과 시인
     
영덕 출신 인사
이름 출신  학교 직책
강석호 중동고-한국외대 서반아어과 국회의원(한나라당·영양 영덕 봉화 울진)
김기홍 계명대 화학과 경상북도의회 의원(무소속·영덕군)
김병목 영덕농림고-포항수산대 영덕군수
김영두   거창세무서장
문태준 대구공립중-서울대 의대 대한의사협회 명예회장
박광업 용산고 웅진케미칼 대표이사 사장
백순길   울산세무서장
이수호 계성고-영남대 국문과 민주노동당 혁신재창당위원회 위원장
이용태 영덕농고-서울대 물리학과 숙명학원 이사장
이은희 영덕여고-한양대 법학과 수원지법 부장판사
전의진 경기고-서울대 공업교육학과 범부처 로봇시범사업 총괄추진단장
함태홍 서울대 농학과 남해화학 대표이사 사장 
황영기 서울고-서울대 무역학과 차병원그룹 부회장



소설가 이문열씨·남상수 남영 회장 ‘눈길’

▲ 경북 울진의 망양정해수욕장. ⓒ연합뉴스

이 지역 출신으로 가장 유명한 인사를 꼽으라면 단연 소설가 이문열씨일 것이다. 그 많은 작품, 수상 기록을 가진 ‘영원한 이야기꾼’으로 우뚝 서 있다. 근자에 중앙일보에 연재하던 <리투아니아 여인>을 끝냈다. 그는 요즘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에서 ‘명사 초청 세계 명작 특강’을 맡은 석좌교수로 있다. 수많은 독자의 성원에 대한 보답으로 사재를 들여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세운 ‘부악문원’은 여전히 문인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아이를 업은 모습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부아악산(負兒岳山) 자락에 자리 잡은 부악문원은 사람을 돌본다는 의미를 아울러 가진 현대적인 ‘서원’이며 ‘후학 양성소’이다. 이를 두고 그는 후배들을 지도·양성한다기보다 후원·장려한다는 말이 맞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남상수 남영비비안 명예회장은 여성 속옷으로 기업을 일으킨 개척자이다. 광복 직후인 20세 때 만주에서 일본인 난민을 상대로 과자를 팔았고, 귀국 후에는 고향인 영양 부근에서 화차로 장작을 실어다 파는 장사를 했다. 유창한 중국어를 무기로 스물아홉 살에 남영산업을 설립해 무역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마흔 살이 되던 해에 브래지어 공장을 세웠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에는 제대로 된 여성용 속옷이 없었다.

남회장은 외국에서 직접 제품 스케치를 받아오고 가정학과를 갓 졸업한 여사원을 시켜 디자인을 모방한 신식 브래지어를 처음 시판했다.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40년 외길 란제리 사업에 몰두한 그는 6년 전 7녀1남의 막내인 아들 남석우 회장에게 사업을 물려주고 제주도로 가 골프장과 리조트 개발 사업을 하는 것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은퇴한 사람들이 모여 고급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고품격 실버단지를 그린 것이다.

26세의 젊은 나이에 무일푼으로 원양어선에 승선해 연매출 1조원에 달하는 기업 그룹으로 키운 권영호 인터불고그룹 회장의 스토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울진에서 태어난 권회장은 부산의 동아대 영문과를 나왔다. 아버지가 바다에서 불행을 당했으나 가진 것 없이 몸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그 역시 바다로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선원에서 기관장으로 신분이 바뀐 후 스페인에 정착해 폐선 한 척을 헐값에 사들였다. 주변의 조소를 아랑곳하지 않고 어선으로 수리해 첫 출항 50일 만에 30만 달러어치의 어획고를 올렸다. 원양어업이 순조롭게 풀려나가자 그는 내전으로 얼룩졌던 아프리카 남부의 앙골라로 향했다. 그 험한 곳에서 어업을 하며 현지인들에게 인심을 베풀었다. 연변의 조선족 동포들을 데려다 선단을 꾸몄다. 이 사람들과 동고동락한 세월이 20년. 이들을 선장과 기관장으로 키워내고 모두가 한 가족처럼 지냈다.

그의 인생 철학에는 몇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기회를 잡기 위해 도전한다는 것, 고생을 함께 나누며 신뢰를 쌓는다는 것 등이다. ‘CEO가 절약하면 절대 회사는 망하지 않는다’라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그는 1980년에 인터불고(Inter-Burgo)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스페인어로 ‘생각과 마음을 함께하는 화목하고 자그만 마을’이라는 뜻이다. 대구에 있는 인터불고호텔이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다. 그에게는 변변한 집무실이나 비서, 운전사가 없다. 자신이 프라이드 차를 몬다. 그러면서 학교를 세우고 장학 사업을 펴며 병원을 지어 가지지 못한 사람들을 돕는다.


 인터불고그룹은 최근 고양시 한류월드에 3백80실 규모의 특1급 관광호텔을 짓기 위해 경기도와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토지 매입비 1백31억원과 건축비 6백억원을 합쳐 총 7백31억원을 투자해 2014년까지 3천여 평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20층 규모로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용태 숙명학원 이사장은 우리나라 IT 산업의 선두 주자이다. 1980년대 초 컴퓨터 바람과 통신 혁명이 몰아쳤을 때 현업에서 전도사처럼 뛰었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타 대학에서 통계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한국데이타통신㈜ 사장을 지내고 삼보컴퓨터㈜를 설립해 초기 컴퓨터 보급에 크게 기여했다. 그 공로로 ‘정보통신 발전에 기여한 인물 2위’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 중 1인으로 선정되었다.

영덕은 이이사장 외에도 문태준 대한의사협회 명예회장, 이수호 민주노동당 혁신재창당위원회 위원장, 황영기 차병원그룹 부회장 등 유명 인사들의 고향이다. 문태준 명예회장은 4선의 국회의원, 대한의학협회 회장, 보건사회부장관 등을 역임한 의료계의 거목이다. 이수호 위원장은 교사 출신의 노동운동가로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4기 위원장을 지냈으며, 황영기 부회장은 젊은 나이에 우리은행장과 KB금융지주 회장을 지낸 금융 전문가이다.


봉화 출신 인사
이름 출신  학교 직책
강봉석 포항제철공고-한국방송통신대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
강형원 영주공고-육사 서울지방국세청 국제조사거래국장
김기덕 총회신학교신학원 영화감독
김두현 중동고-성균관대 경제학과 보선복지가족부 아동청소년육성정책관
김석원 한국방송통신대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
김성수 부평고-서울대 사법학과 대구지법 서부지원장
김성하 경산고-영남대 법학과 경북도의회 의원(한나라당)
김중순 중앙고-연세대 법학과 고려사이버대 총장
김중완 경신고-성균관대 행정학과 태평양개발 대표이사 사장
김중위 양정고-고려대 정외과 고려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
김충환 경복고-서울대 정치학과 국회의원(한나라당·서울 강동 갑)
박노욱 봉화고-동양대 경영학과 봉화군수
손석암 태백기계공고 강원도의회 의원(무소속·태백시)
신광렬 보성고-서울대 법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신동식 춘천고-서울대 조선공학과 한국해사기술 회장
안용모 철도고-경희대 토목과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장
오병욱 경북대사대부고-한양대 기계과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이동욱 능인고-고려대 신방과 보건복지가족부 보건의료정책관
이동화 경동고-서울대 외교학과 서울신문 사장
이동희 경동고-고려대 경영학과 대우인터내셔널 대표이사 부회장
이주석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세제국장
정해린 계성고-경희대 경제학과 부산외국어대 총장
     
울진 출신 인사
이름 출신  학교 직책
김광원 계성고-서울대 행정학과 마사회 회장 
김중권 후포고-고려대 법학과 법무법인 에이스 고문변호사
남봉우 울진종고-성균관대 중문과 내일신문 편집국장
박광무 울진농고-성균관대 행정학과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국장 
박부권 영덕고-한국방송통신대 KT문화재단 이사장
이명성 대구공고-영남대 경제학과 사조오양 대표이사
임광원 후포고-대구교대 울진군수
장달중 중앙고-서울대 정치학과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주상용 대구고-고려대 정외과 도로교통공단 이사장
주성영 경북고-고려대 법학과 국회의원(한나라당·대구 동구 갑)
주호영 능인고-영남대 법학과 국회의원(한나라당·대구 수성 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