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있는 곳에 책 주는 국회도서관 ‘끼리끼리 기증’
  • 김지영·김회권 기자 (young@sisapress.com, khg@sisapress.com)
  • 승인 2011.07.2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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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도서관이 그동안 외부에서 기증받은 책들을 국회의장과 일부 실세 국회의원의 지역구에 기증한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시사저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국회도서관은 지난해 서울 동작구청 거리 자율 도서관 등 공공 기관에 1만7천4백여 권을 보냈다. 그런데 이 해 10월부터 기증 형태가 바뀌기 시작해 올 6월까지 8천5백여 권이 국회의장과 사무총장, 입법차장, 국회의원 등 12명의 지역구 등에 보내진 사실이 밝혀졌다.

ⓒ시사저널 유장훈

국회도서관이 외부에서 기증받은 책을 국회도서관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국회의장과 일부 실세 국회의원 등의 연고지에 기증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 전망이다. 정치인들이 국회도서관측에 도서 기증을 먼저 요청한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도서관측에서 제안한 적도 있다.

국회도서관은 ‘등록 도서’와 ‘등록 제외 도서’ 두 종류로 책을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등록 도서’는 도서관 전산 시스템에 공식으로 등록되어 있는 책이다. 반면 ‘등록 제외 도서’는 전산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비공식 도서이다. ‘국회 도서관 지침’에 따르면 △자료 성격상 국회도서관 자료로서 부적합하다고 판단된 자료 △필요 이상의 복본(複本) △기증 입수된 자료 중 국회도서관 자료 수집 기본 지침의 수집 제한 자료 등이 등록 제외 자료로 분류된다. 국회도서관 자료수집과의 한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형 출판사 등 외부 기관에서 도서관에 기증한 책 상당량이 등록 제외 도서로 분류된다”라고 말했다. 이미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책은 도서관 등록 목록에서 제외시킨다는 이야기이다.

현재까지 등록 제외 도서는 국회도서관 외부의 공공 기관이나 지역 도서관 등으로 기증되어왔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등록 제외 도서 보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10일 현재 국회도서관에는 대형 출판사인 ㅇ사가 기증한 아동 도서 76종 8백5권이 ‘등록 제외 도서’로 분류되어 있다. 국회도서관이 그동안 외부로 기증하고 남아 국회도서관 창고에 쌓여 있는 책이 8백5권이라는 것이다. 

국회도서관법 제9조(도서관 자료의 상호 교환·이관 및 폐기)에 따르면, 관장은 소장 자료 중 도서관 자료로서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판단되는 자료가 있는 경우, 이를 다른 도서관·국가 기관·공공 단체와 상호 교환하거나 이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도서관 지침 제3조에는 국회도서관에서 기증이나 이관할 수 있는 대상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다. △국회도서관과 자료 교환 관계에 있는 국내 도서관 및 학술 역술 연구 기관 △도서관 및 자료실의 신설로 자료의 요구가 있는 기관 △공익 목적의 학교 도서관 및 공공 도서관 △그 밖의 도서관장이 지정하는 기관 등이다.

대부분 도서관장 임면 등 ‘명줄’ 쥔 인사들

그렇다면 국회도서관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책을 외부에 기증했던 것일까. <시사저널>은 지난 6월 국회도서관에서 작성한 ‘등록 제외 도서 기증 현황’ 자료를 단독 입수했다. 이 자료에는 2010년 1월부터 2011년 6월 현재까지 1년6개월 동안 국회도서관에서 외부에 기증한 도서 목록 전체가 정리되어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국회도서관은 2010년 모두 26개 기관에 1만9천6백9권을 기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6월 현재까지 18개 기관에 모두 8천3백69권을 기증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모두 합쳐 2만7천9백78권이었다.

그런데 2010년 10월을 기점으로 국회도서관의 기증 형태가 달라졌다. 10월 이전까지만 해도 서울 동작구청 거리 자율 도서관과 강릉 원주대학교, 미국 LA 공공 도서관, 미국 스탠포드 대학 도서관, 독도경비대 등 주로 공공 기관으로 책이 기증되었다. 모두 1만7천4백9권이었다.

문제는 지난해 10월 이후부터 2011년 6월 현재까지다. 지난 3월29일 농협의 농업도서관에 기증한 정부 간행물, 연구 보고서 등 2천권을 제외한 나머지 8천5백69권 모두가 국회의장과 사무총장, 입법차장, 국회의원 등 12명의 지역구 등으로 보내졌다(<표> 참조). 국회도서관이 도서관장 임면권과 도서관의 운영·감독권을 쥐고 있는 특정 정치인들에게 책을 기증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회도서관의 한 관계자는 “(국회)도서관장이 외부로 기증할 대상자와 기관 등을 자의적으로 선정해서 자료수집과에 도서 기증을 지시한다. 그러면 자료수집과에서 기증 도서에 ‘국회도서관 기증’이라는 도장을 찍어 보낸다. 그 기증 대상자는 국회의장과 사무총장, 국회도서관 업무와 직접 관련된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의원들, 영향력 있는 의원들이 대부분이다”라고 귀띔했다.

‘등록 제외 도서 기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0년 10월부터 2011년 6월 현재까지 기증했던 대상자는 박희태 국회의장, 권오을 국회 사무총장 등이다. 특히 도서 기증일 당시 국회 운영위원회에 몸을 담고 있던 의원이 많았다. 운영위원장이었던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과 여야 간사를 맡았던 이군현 한나라당 의원, 박기춘 민주당 의원, 운영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었던 김성곤 입법차장(차관급) 등 여섯 명이었다. 이와 함께 상임위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인 전병헌 민주당 의원과 김창수 자유선진당 의원 등도 기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기간 동안 기증받은 12명 가운데 국회도서관 업무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정치인은 모두 10명이었다. 이들의 연고지로 모두 7천4백59권, 84%에 달하는 책이 기증되었다. 국회 의원회관 일각에서 “국회도서관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치인들에게 일종의 특혜를 주고 있다”라는 불만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회도서관에서 기증된 책 중에 일부는 지역의 ‘작은 도서관’으로, 일부는 지방의 공공 도서관이나 학교 도서관으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들 정치인은 도서관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일까. 국회도서관법 제4조에 따르면, 국회도서관장은 국회의장이 국회 운영위원회의 동의를 얻어 임면한다. 또한 관장은 의장의 감독을 받아 도서관 사무를 통할하고,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국회도서관장은 정무직으로 차관급 보수를 받는다. 사실상 국회의장과 국회 운영위원회가 국회도서관장과 도서관 운영의 ‘명줄’을 쥐고 있는 셈이다. 현재 국회도서관장은 지난해 7월1일 취임한 유재일 전 대전대 정치언론홍보학과 교수가 맡고 있다. 유관장은 한국정당학회 회장과 국회 운영위원회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현역 국회의원들의 지역구로 기증되었다는 점도 특징이다. 국회도서관은 박희태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경남 양산에 시립 도서관이 개관한 4월7일에 맞추어 1천권을 기증했다. 국회운영위원장이었던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용호동의 작은 도서관 ‘메트로 쌈지도서관’에도 지난해 11월2일, 국회도서관의 파란 상자에 담긴 책 1천2백권이 기증되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 자리 잡은 이 작은 도서관은 그동안 책이 부족했는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가 김의원측에 책 기증을 요청하면서 그 일부가 해결되었다. 당시 유재일 국회도서관장을 포함한 일곱 명이 부산으로 직접 내려가 기증식에 참석했다.

▲ (왼쪽부터) 박희태 국회의장, 권오을 국회 사무총장, 김무성 의원, 박기춘 의원 (왼쪽부터) ⓒ 시사저널 이종현, ⓒ 시사저널 유장훈, ⓒ 시사저널 유장훈, ⓒ 시사저널 유장훈


기증받고 싶어도 못 받는 의원 수두룩

경남 통영의 새마을문고도 올해 4월, 5백권의 책을 기증받았다. 통영은 당시 운영위 한나라당 간사를 맡고 있던 이군현 의원의 지역구이다. 민주당측 간사였던 박기춘 의원의 지역구인 남양주시의 도서관들은 통영보다 앞선 1월에 9백권을 받았다. 지난해 10월13일, 5백권을 기증받은 안성시립중앙도서관은 당시 운영위 소속이었던 김학용 한나라당 의원의 지역구에 있다.

국회사무처 소속 최고위 간부들도 기증받았다. 3선 의원 출신인 권오을 국회 사무총장의 전 지역구인 안동시에는 지난 5월2일 1천5백권이 기증되었다. 안동시립도서관에 1천권, 권총장이 다녔던 온혜초등학교에 5백7권이 각각 기증되었다. 국회 운영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었던 김성곤 입법차장은 유일한 관료 출신이다. 경북 상주 출신으로 충남고를 졸업한 그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동아마이스터고등학교에 기증해줄 것을 요청했고, 국회도서관은 3백권을 보냈다.

기증 당시 운영위 소속이 아니었던 한기호 한나라당 의원과 김창수 자유선진당 의원 등도 자신의 지역구에서 기증받았다. 한기호 의원의 지역구는 강원도 철원·화천·양구·인제이다. 국회도서관에서는 한의원의 요청에 따라 철원의 와수초등학교와 화천 27사단, 화천군청 등에 기증했다. 김창수 의원은 국회도서관에서 기증받은 5백52권의 책을 자신의 지역 사무실 내에 마련한 ‘여민 작은 도서관’에 비치했다.

전병헌 의원은 지역구(서울 동작갑)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은 도서관 짓기’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성대골 어린이도서관’과 국회도서관을 연결시켰다. 이 작은 도서관은 5백권의 책을 기증받았다. 박주선 의원의 요청으로 광주 동구의 작은 도서관 세 곳에도 각각 1백70권씩을 기증했다.

그런데 국회도서관으로부터 책을 기증받고 싶어도 받지 못한 의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서 기증 업무를 담당하는 국회도서관의 한 실무자는 “국회도서관에서 의원들 지역구에 책을 기증해준다는 소문이 나면서 자신의 지역구에도 책을 기증해달라는 요청이 온다. 그럴 경우, ‘국회도서관에 남아 있는 책이 없어서 보내줄 수 없으니 기다려달라’고 둘러대면서 무마시킨다. 그렇다고 해서 도서관에 기증할 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증을 요청해온 의원이 ‘힘깨나 쓰는’ 의원인지 아닌지에 따라, 기증을 받을 수도 있고, 받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국회도서관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정치인이 도서 기증 ‘0순위’에 오른다는 설명이다. 국회 의원회관 일각에서 “누구는 책을 기증받고, 누구는 받지 못하느냐.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라는 불만이 흘러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의원실에서는 국회도서관측에 “국회도서관에서 기증할 책이 없으면, 도서관 예산으로 책을 사서라도 보내달라”라는 억지를 부리는 경우도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국회도서관측도 난감한 표정이다. 도서관의 한 실무자는 “국회도서관이 ‘폭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라고 하소연했다. ‘폭탄’은 다름 아닌 국회의원 등이 도서관에 자신의 지역구 등에도 “책을 보내달라”라고 요청하는 것을 빗댄 표현이다.

국회의 한 고위직 인사는 “국회도서관이 외부에서 기증받은 책도 엄밀히 따지면 국민의 재산이다. 그런데 기증받은 책을 국회도서관은 별다른 기준도 없이 자신들과 관련된 정치인들에게 ‘선심’ 쓰듯 기증해주고, 해당 정치인들은 자신의 지역구 등에 도서를 기증하면서 개인적으로 ‘생색’을 내는 데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 관악구청정장을 맡고 있는 유종필 전 국회도서관장 시절에도 정치인들의 연고지로 도서가 기증된 전례가 있다. 이에 대해 유구청장은 “관장으로 재직할 당시 정치인보다는 공공 기관 등에 책을 더 많이 기증했다”라고 말했다.   


ⓒ시사저널 유장훈
이와 관련해 유재일 국회도서관장(사진)의 입장을 듣기 위해 7월21일 오후 도서관장실에서 유관장을 만났다. 사전에 약속된 자리였다. 유관장은 지난해 7월 취임한 이후 그동안 언론과의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았다. 유관장은 “도서관장이 인터뷰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도서관의 업무 성과가 나타나는 올해 말쯤에나 (인터뷰를) 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기자가 화제를 돌려 ‘도서관 현안 문제와 관련해 여쭤볼 것이 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자마자 유관장은 정색을 하며 “아니다” “안 한다”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에 기자가 ‘질문 내용이 무엇인지 들어보지도 않고 인터뷰를 안 한다고 하면 어쩌느냐’라고 채근했지만, 그는 “내가 정치언론홍보학과 교수 출신이다. (인터뷰는) 안 한다”라며 “(국회) 본청에 가야 한다”라면서 자신의 사무실을 서둘러 나가려 했다.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비서에게 “기자님들 밖으로 모시라”라고 했다. 이에 기자가 ‘도서관에서 의원들 지역구에 도서 기증한 것과 관련해 물어볼 것이 있다’라며 재차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유관장은 “(인터뷰) 안 한다. 기사를 쓰든 말든 마음대로 해라”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자신의 사무실을 일방적으로 나갔다. 인터뷰를 거절한 것이다.

국회도서관의 한 직원은 “유관장이 국회의원들에게 기증된 책에 대해서는 거의 일일 보고를 받으면서 직접 챙기고 있다. 그런데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최근에는 자료수집과 직원들에게 ‘국회의원들에게 기증한 책 문제와 관련해 외부 사람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마라’라는 함구령을 내렸다. 게다가 (도서 기증 업무를 담당하는) 자료수집과 과장도 교체했다. 무언가 심상치 않은 문제가 생긴 것이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유관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인터뷰를 거절했던 까닭을 어림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 도서관이 원해서” “국회도서관이 먼저 제안해서”
…해명도 갖가지

지난 4월7일, 경상남도 물금읍 가촌리에서는 새 건물의 개관식이 열리고 있었다. 1백44억원의 공사비로 완공된 양산시립도서관이 첫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지역 국회의원인 박희태 국회의장은 동영상으로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인사했다. 동영상으로 중계되는 박의장의 모습을 지켜보는 관객들 속에는 서울에서 직접 내려온 유재일 국회도서관장도 있었다. 이날 국회도서관은 양산시립도서관에 책 1천권을 기증했다. 

국회의원들은 기증을 요청하거나 주선하게 된 계기로 대부분 지역민의 수요를 꼽았다. 김학용 한나라당 의원실의 관계자는 “안성의 청소년들이 지역에 없는 책을 국회도서관에서 빌려달라고 하면서 도서관 책 기증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지역 도서관에서 요청이 와서 우리는 연결을 해드렸다”라고 말했다. 권선택 자유선진당 의원실 관계자도 “의원 사무실에 들어온 책들을 기증해도 난이도가 있어서 어린이도서관 등은 혜택을 받기 어렵다. 그래서 도서관에 책 기증이 가능하냐고 물어보았고, 그런 사업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이군현 한나라당 의원은 “새마을문고에서 책도 없고 예산도 없는 상황에서 책을 좀 얻을 수 있겠느냐 물어와서 도서관장한테 이야기를 했더니 여분의 책을 주겠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국회의장단과 국회운영위 소속 의원에게 책 기증이 쏠리는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실에서는 이를 국회 운영상의 원리로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지자체 교부금을 가져가는 데 유리하지 않겠나. 소관 상임위에 따라서 일정 정도 자기 지역구에 유리한 것은 국회가 돌아가는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운영위에 몸담았던 한 의원실 관계자는 ‘관심도’의 차이로 표현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국회도서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이 얼마 안 된다. 운영위원회에 20여 명의 의원이 소속되어 있지만, 이 중에서도 책을 기증받은 사람은 소수이다. 도서관에서도 관심을 좀 가져주는 사람들에게 책 공급이 우선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거꾸로 국회도서관에서 먼저 제의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김창수 자유선진당 의원은 “지역 사무실 내에 사랑방 역할을 할 작은 도서관을 만들려고 하자 그 소식을 알고서 도서관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라고 말했다. 김학용 의원측도 “과거의 일이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국회도서관에서 먼저 기증을 하겠다고 연락이 왔다”라고 말했다.

운영위와 무관했던 의원실에서는 기증의 ‘사업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박주선 민주당 의원실은 전직 도서관장 시절의 사업이 지속되고 있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박의원측은 “유종필 관장(현 서울 관악구청장)이 있을 때 국회에서 광주 동구 작은 도서관에 책이 필요해 요청을 했고 협의가 되어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원도 철원·화천·양구·인제가 지역구인 한기호 한나라당 의원측은 “우리 지역구가 워낙 열악한 시골이다. 도서관에서 책을 기증하는 원칙이 오지·벽지에 문화 혜택을 주는 것인데 그런 근본 취지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동아마이스터고등학교에 기증을 요청해 눈길을 끌었던 김성곤 입법차장은 ‘지인’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마이스터고에서 국어교사를 하면서 도서관을 담당하는 친구가 있다. 학교 도서관에 책이 너무 없어서 좀 구해줄 수 없느냐고 물어보기에 소개를 시켜주었다. 책이 귀한 곳에 책을 기증해 학생들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서 전 지역구이자 고향인 안동에서 출마할 것이 유력한 권오을 국회 사무총장은 “내가 온혜초등학교를 다녔다. 현재 전교생이 27명에 불과한 학교이다. 3월에 학부모 모임에 나갔는데 다 합해 21명이 모인 자리였다. 그 자리에서 도와줄 것을 찾다가 도서실이 보여서 그러면 애들을 위한 책을 조금 기증하겠다고 말했다. 선거만을 위해서라면 훨씬 큰 학교에 책을 보내는 것이 맞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정보도문

본지는 지난 제1136호의 특집란에 '입 다문 유재일 국회도서관장 "기사 쓸려면 맘대로 써라"'는 제목으로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면서, "도서 기증 업무를 담당하는 자료수집과 과장을 교체했다"라고 기재했으나, 자료수집과 과장의 인사 이동은 본지 기사가 보도되기 전인 2011년 7월1일의 같은 달 4일자 인사 명령에 따른 것으로서 국회도서관의 책 기증 문제를 다룬 위 제1136호 기사 내용과는 관련이 없음이 확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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