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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하느라 진땀 빼면 총장 될까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앞두고 각종 의혹 잇따라…위장 전입·군 면제·투기 등 제기돼

김영화│한국일보 기자·안성모 기자 ㅣ 승인 2011.07.26(Tue) 15: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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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7월18일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기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는 검찰 내 국제·기획통으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 2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취임하기 전만 해도 동기들에게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정권의 신임이 두텁다는 것이 강점이었다. 그는 서울 출신이지만, 고려대를 나왔고 장인이 대구·경북(TK) 지역의 대부로 통하는 박정기씨이다. 박씨는 이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과 육군사관학교 14기 동기로 1973년 예편한 뒤 한국중공업과 한국전력 사장을 지냈다. 현재도 국제육상경기연맹 집행위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출신과 이력이 현 정권에서 승승장구하는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인맥과 맞닿아 있는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를 검찰총장 후보자로 낙점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정권 후반기에 믿을 만한 인물’이라고 평가했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야당, 검찰 수장이기에 엄한 기준 적용할 듯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8월4일 열린다. 법을 집행하는 검찰의 수장이기에 더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야당이 벼르고 있다.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지난 7월15일 내정된 이후 언론과 야당은 연일 한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쏟아냈다. 병역 면제, 위장 전입, 다운 계약서 작성, 양도세 탈루 의혹 등등이다. 이 가운데 한후보자는 사안이 뚜렷한 위장 전입에 대해서는 발 빠르게 사과했다. “1998년 장녀의 중학교 진학과 2002년 차녀의 중학교 진학 때 배우자와 딸이 함께 주소를 이전해놓았던 사실이 있다”라며 두 차례 위장 전입을 시인했다.

위장 전입 말고 한후보자와 관련한 의혹 가운데 청문회에서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 것은 군 면제 의혹이다. 다른 의혹들은 금액도 크지 않은 데다가 한후보자측에서 각종 서류 등을 내세워 반론을 펴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지 않는 한 공방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후보자의 인사 청문 자료에 따르면 그는 1980년 5월 징병검사에서 현역 입영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사법시험에 합격한 직후인 1981년 8월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고 1982년 5월 사법연수원생 신분으로 재검을 받은 결과 병역 면제 처분을 받았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대학 시절 미식축구부에서 활동했고 현재는 테니스도 즐기는 한후보자가 왜 병역 면제를 받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후보자는 ‘퇴원 요약지’를 공개하며 “대학 시절 미식축구를 하면서 생긴 허리 디스크가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악화되어 수술을 받고 병역을 면제받은 것이다”라고 해명하고 있다. 검찰이 공개한 당시 서울대병원의 자료를 보면, 한후보자가 1981년 8월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대검 관계자는 “당시에는 허리 디스크 수술이 지금처럼 안전하지 않아 다들 기피했고, 수술 기록지만 있으면 병역을 면제받는 시절이었다”라고 말했다. 병역 면제 때문에 생명을 건 모험을 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한후보자는 수술 시점이 사법시험에 합격한 1981년 7월 이후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사법연수원을 수료하면 법무장교로 입영할 수 있는 상황에서 병역 의무를 기피할 목적으로 허리 디스크 수술까지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당시 미식축구부 동기 중 일부는 한후보자가 허리를 다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라고 보도해 논란이 아직 깔끔히 정리되지 않았다. 당시 한후보자의 상태가 수술을 받을 정도였는지에 대한 기록이 공개되지 않는 한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투기 의혹도 빠지지 않고 제기되었다. 제주시 연동에 있는 오피스텔을 매매한 것이 투기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한후보자는 1990년 7백만원에 이곳에 있는 33.60㎡(10평) 규모의 오피스텔을 부인 이름으로 샀다가 2007년 1천만원에 다시 팔았다. 문제는 당시 한후보자가 왜 특별한 연고도 없는 제주에 오피스텔을 샀느냐는 것이다. 한후보자측은 “휴양용으로 샀다”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이 오피스텔은 2000년 제주시에 의해 압류되어 2006년에야 압류 조치가 풀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후보자는 자신의 오피스텔이 압류되었는데도 이런 사실을 몰랐다고 밝혀 경위에 의문이 일고 있다. 게다가 권재진 법무장관 후보자도 같은 해에 인근에 있는 제주시 연동의 41.21㎡(13평) 오피스텔을 2천9백30만원에 샀다가 2006년 3천만원에 판 것으로 알려져, 당시 친분이 있는 검찰 인사들이 이곳의 오피스텔들을 특별한 목적으로 샀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고 있다.

오피스텔을 매매하는 과정과 관련해 이른바 ‘다운 계약 의혹’도 제기되었다. 세금을 줄이거나 투기 목적을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가격을 줄여 판 것으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혹이다. 한후보자가 오피스텔을 팔 당시 주변 시세가 실제로는 두세 배 높았다는 주장도 있으나 한편에서는 당시 불황기여서 빈 오피스텔이 많아 실제 가격이 높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금액이나 매매 차익이 크지 않아 문제가 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으나 사실 관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면 ‘거짓말’ 논란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대검은 “거래가 많지 않아 파는 데 애를 먹었다. 1천만원에 판 후 세액을 산정한 결과 0원이 나왔다. 다운 계약서를 작성한 것은 아니다”라는 해명서를 냈다.

증여받은 부동산에도 다운 계약 의혹

   
▲ 김준규 검찰총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7월13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당시 차기 총장 후보로 거론되던 박용석 대검찰청 차장검사, 차동민 서울 고검장,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오른쪽부터)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땅’도 거론되고 있다. 우선 지난 2005년 당시 미성년자였던 두 딸에게 경기도 가평의 임야 6백평을 증여한 것과 관련해서 논란이 일었다. 한후보자가 “변호사였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땅을 할아버지를 기억하라는 취지로 딸들에게 주었다”라고 해명한 것이 화제가 되었다. 이곳에는 현재 변전소가 들어와 있고 값도 7백90만원 정도여서 크지는 않지만 토지가 다섯 조각으로 나뉘어 있어 야당에서는 매매 과정에 기획부동산이 개입하지 않았나 의심하고 있다.

한후보자가 외할아버지로부터 증여받은 서울 행당동 대지와 관련해서도 다운 계약서 작성 의혹이 제기되었다. 한후보자 소유 지분에 대한 신고 매도액이 7백만원인데 2006년 대지를 팔 당시 이 일대가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되어 실제 지가가 훨씬 높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후보자측은 당시 매매계약서와 토지 측량 도면 등을 공개했다. “다른 사람의 땅에 둘러싸여 땅으로서 사용 가치가 없기 때문에 그 땅에서 공장을 운영하던 운영자에게 싸게 팔았다”라는 것이다.

한후보자에게 쏟아진 의혹은 이처럼 다양하다. 어느 것 하나라도 사실로 밝혀진다면 치명타를 입을 사안들이다. 이명박 정권의 집권 후반기 검찰을 책임지기 위해 한후보자가 넘어야 할 산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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