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희망버스도 준비 중이지만, 민주노총 제안 받아들일지는 더 고민해 봐야”
  • 부산·조현주 기자 (cho@sisapress.com)
  • 승인 2011.08.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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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기획자 송경동 시인 인터뷰

▲ 송경동 시인 ⓒ시사저널 전영기
3차 희망버스의 참가자 수가 1만5천명이나 되었다. 그동안의 성과를 짚어본다면.

1차는 개인적 참여가 7백45명이었다. 2차에서는 1만명, 3차에서는 1만5천명으로 늘어났다. 사실 3차 희망버스는 걱정이 많았다. 지난 1차 때 1백4명이 소환장을 받았고, 2차 때에는 현장에서 5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되었다. 3차 희망버스를 진행할 때에는 시기적으로 휴가철이기도 했는데, 오히려 참가자는 늘어났다. 1만5천명의 사람들이 연대해 ‘정리해고 철회’라는 흐름에 함께한 것은 놀라운 사건이다. 세계적으로도 주목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희망버스를 바라보는 부산 시민의 반응이 갈리고 있는 느낌이다. 영도 주민들이 호소하는 피로감도 상당한 듯한데.

3차 희망버스에 대한 반대는 부산시의회와 부산 지역의 경제인연합 및 보수 단체들이 총동원된 것이었다. 희망버스가 가기 전에는 1만여 명이 나서서 저지하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영도 주민이나 부산 시민들 중에 실제 그렇게 나선 분들은 거의 없다. 오히려 평화로운 문화제를 할 때 영도 주민 가운데 함께 즐기는 분들도 있었고, 곳곳에서 상점 혹은 음식점 주인들이 응원도 해주었다. 물론 영도 주민들 가운데 불편함을 호소하시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이번 희망버스는 거리 행진도 하지 않았고 소수 단위로 움직였다. 무리해서 영도조선소 크레인 앞으로 가지도 않았다. 희망버스 행사가 끝난 후에는 수해 복구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4차 희망버스의 향방이 궁금하다. 민주노총에서는 서울에서 4차 희망버스를 열자고 제안하지 않았나?

희망버스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가 잘 풀릴 때까지 계속 갈 것이다. 3차 희망버스에 오른 이 가운데 3분의 2 정도가 새로 참가한 사람들이었다. 그 수는 이제 더욱 늘어날 것이다. 앞으로 희망버스에는 해외 참가단도 모집해 부피를 더 늘릴 것이다. 민주노총에서 8월20일의 희망대회에 맞춰 4차 희망버스라는 사회적 힘을 모아주면 좋겠다는 제안이 들어온 것은 맞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아직 어떤 결정도 한 바 없고, 희망버스가 주체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4차 희망버스에 관한 의견들을 더 모으고 취합할 것이다. 사실 민주노총 제안대로 하게 되면 규모가 상당히 커진다. 민주노총에서만 약 3만명의 인원을 모을 것이고, 이때에는 정말 큰일이 날 것이다. 더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희망버스를 추진해오면서 체포영장까지 받게 되었는데.

사실 체포영장이 나온 날 오전에는 제26회 신동엽 창작상을 수상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오후에 체포영장이 나왔다는 기사가 쏟아졌는데, 나는 오히려 더 기분이 좋았다. 내가 제대로 살고 있다는 안도감도 들었다. 지은 죄가 없으니 영장 같은 것은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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