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한국, 누가 움직이는가 - 언론인] 손석희에 집중된 시선 7년째 요지부동
  • 조현주 기자 (cho@sisapress.com)
  • 승인 2011.08.0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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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상훈·김인규, 2·3위…여성 앵커 김주하·백지연, 10위권에 새롭게 진입

▲ 김주하 MBC 앵커 ⓒ시사저널 이종현

올해도 ‘역시’ 손석희 교수였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부문에서 손석희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지난 2005년 이후 7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손교수의 올해 지목률은 19.7%로 지난해(20.9%)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모든 직종의 전문가가 그를 1위로 꼽았다. 특히 정치인(37%), 언론인(26%), 사회단체인(24%)의 지목률이 두드러지게 높았다.

2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다. 지목률은 6.3%로 지난해(7.5%)보다 조금 떨어졌다. 1, 2위를 제외한 나머지 중·하위권 순위는 지난해와 비교해 차이가 큰 편이다. 3위는 김인규 KBS 사장(5.5%)으로 지난해보다 순위가 두 계단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3위였던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은 올해 4위로 내려갔다. 김고문에 대한 지목률 또한 4.3%로 지난해(7.1%)에 비해 다소 떨어진 편이었다. 5위는 김재철 MBC 사장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상 2.3%)이 공동으로 차지했다. 김사장과 최위원장은 지난해 각각 7위와 8위에서 두세 계단씩 상승했다. 그들에 이어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가 1.3%의 지목률로 7위를 차지했다. 순위는 지난해 9위에서 두 계단 상승했지만, 지목률은 지난해(1.8%)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최시중·김재철 순위 상승…엄기영은 10위권 밖으로

▲ 백지연 방송인 ⓒ시사저널 이종현

이번 조사에서 주목되는 인물은 김주하 MBC 앵커와 방송인 백지연씨이다. 두 사람은 모두 10위권에 새롭게 진입해 ‘여성 앵커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김주하 앵커는 8위(1.2%), 백지연씨는 10위(0.9%)를 각각 차지했다. 김주하 앵커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영향력을 넓힌 경우에 속한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각종 사회 이슈에 대한 ‘소신 발언’을 이어가 화제가 된 바 있다. 

MBC <뉴스데스크> 앵커 출신의 프리랜서 방송인인 백지연씨는 케이블채널 tvN의 두 간판 프로그램인 <끝장 토론>과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의 진행을 맡으며 꾸준히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백씨는 지난 2008년 tvN의 <끝장 토론>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이후, 2009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의 진행을 맡아왔다. 백씨는 지난 4월 자신의 ‘친정’인 MBC로부터 <100분 토론>과 라디오 프로그램인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후임 진행자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정착에 힘쓰겠다며 MBC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주요 언론사 대표인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공동 8위, 1.2%)과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공동 10위, 0.9%)도 순위 내에 이름을 올렸다. 김사장은 김학준 전 동아일보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동아일보를 대표하는 얼굴이 되었다. 이외에도 10위권 밖에는 민경욱 KBS 기자, 송필호 중앙일보 부회장, 엄기영 전 MBC 사장, 오연호 오마이뉴스 사장, 최일구 MBC 앵커, 장대환 매일경제 회장, 우원길 SBS 사장, 양상훈 조선일보 편집국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시골 의사’로 잘 알려진 경제평론가 박경철씨가 공동 17위(0.6%)에 오른 것도 눈길을 끈다.




▲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 ⓒ시사저널 이종현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는 <시사저널>의 ‘영향력 있는 언론인’ 조사에서 2005년부터 꾸준히 1위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손교수는 “부담이 안 될 수는 없다. 걸맞게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늘 고민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시사저널>의 ‘영향력 있는 언론인’ 조사에서 여전히 1위를 지켰다.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하던 대로 하려는 편이지만, 그래도 부담이 안 될 수는 없다. 걸맞게 일을 하고 있는가를 늘 고민한다. 내가 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MBC 라디오의 <시선집중> 하나이다. 매일 아침 청취자들과 만나기 때문에 아무래도 (청취자들이 나를) 친숙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라디오가 여전히 평가받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서 감사하기도 하고 책임감도 생긴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전문가 집단 가운데 특히 언론인과 정치인 쪽에서 손교수에 대한 지목률이 높았다.

언론인들은 필요에 의해 내 방송을 늘 듣는 분들일 것이고, 정치인 또한 역시 필요에 의해 <시선집중>과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듣기도 하는 분들이다. 다시 말해 내가 하는 방송과 접촉도가 가장 높은 분들이니 그런 결과가 나왔으리라고 본다. 많이 듣는 분들한테 지목을 받았다니 좋은 일이지만, 정치인들은 내가 늘 괴롭히는(?) 분들인데. 아마 미운 정이 드신 모양이다.

최근 시사평론가 김종배씨의 갑작스러운 <시선집중> 하차 문제를 두고 논란이 많다. 어떤 입장인가?

김종배씨와는 10년 넘게 같이 일했다. 그러면 둘이 무척 친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개인적으로 사실 둘 다 데면데면하다. 내 성격이 그렇다. 그러니 내 평가가 객관적일 수 있다는 전제하에 말씀드리자면, 김종배씨는 전방위로 비판적인 시사평론가이다. 그가 쓴 글들을 보면 비판의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그런데 아무래도 평론을 하려면 정권을 담당한 쪽에 비판의 빈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은 어느 평론가라도 비슷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선집중>의 뉴스 브리핑에서는 말 그대로 브리핑이었을 뿐, 평론을 할 여지가 거의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김종배씨도 잘 알고 있었다. 나로서는 무척 안타까운 상황이고, 나중에 나나 제작진의 이런 생각들이 공감을 얻는다면 (그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지난 7월 <시선집중>의 토론 패널로 나올 예정이었던 김여진씨의 출연이 무산된 것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른바 ‘소셜테이너 금지법’에 대해 사회 각계 인사들의 반발도 거세다. 이러한 파장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이것은 아마도 공영방송이 사회적 논쟁을 어떻게, 얼마만큼 담아내느냐에 대한 적극적 해석과 소극적 해석의 차이인 듯하다. 방송사는 후자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사 프로그램의 입장에서는 프로그램 성격상 자연히 적극적으로 접근하게 된다. 이런 해석의 차이는 어느 사회에서나 역사적으로 오랜 것이기도 하다. 이번에 김여진씨의 출연이 무산된 것은 아쉽게 여기고 있다. 하지만 대신 참여하게 된 서해성 작가가 기존의 전원책 변호사와 함께 굉장히 치열하게 토론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영향력 있는 언론인’이라는 표현에 부담을 느낀다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올해도 1위 자리를 고수하게 되면서 어쨌거나 여전히 부담을 지고 가야 할 입장이 되었다.

그때 그렇게 말한 것은 ‘영향력’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뭐랄까, 좀 권위주의적이라는 뜻에서였다. ‘과연 지금의 시대에 대중들이 저널리스트에게 영향이라는 것을 받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영향력)보다는 상호 작용에 의해 신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 점에서 사실 여전히 부담스럽다. 청취자들이 더욱 소중하고 무섭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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